군대내 동성애자 색출, 대선후보들의 망언, 그리고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내부, 외부의 다양한 비판과 언쟁들로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많았을 거다.
나 역시 마친가지였고, 하루 종일 일하다 SNS나 뉴스보고 질질 짜다거나 열받다가, 다시 일하다, 주변에 염려되는 사람은 없나 챙기다가... 그렇게 정신없이 며칠을 보냈다.
스스로를 위로할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집회현장에도 나가보고, 영화도보고, 술도 마시고, 책도 읽었다.
그래도 가장 위로가 되고 힘이 나는 건 곁을 기꺼이 내주고 손을 잡아주는 지인들 친구들, 그리고 그들이 보여준 당당한 자긍심이었다.
최근에 읽은 소설을 맘대로 재구성해서 인용해보면...
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가혹한 운명에 휘둘려서 오랜 절망을 안고 살아낸 사람이 던지는 질문.
"영원히 평범해질수 없는 그런 슬픔 아시죠?"
오랜 시간 고민하던 화자는 스스로에게 대답한다.
"왜 착한 사람들에게만 (가혹한) 일들이 일어나는가? 선한 의지를 가진 자들만이 진정한 긍지로 자신의 운명을 해석할수 있기 때문이다." 라고.
뭐, 내가, 우리가 착하다는 건 아니고... ㅎㅎ 자긍심으로 내 운명을 해석할수 있어야 절망 속에서도 담담하게 살아낼수 있다는 거다.
전쟁을 겪은 병사들이나 폭력의 피해자 특히 성범죄나 혐오범죄의 피해자들은 트라우마와 외상후스트레스 장애를 안고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같은 전쟁을 겪었더라도 의무병들은 정신적 후유증을 겪지 않거나 마음의 평정심을 잘 유지했다고 한다. 아마도 공동체 안에서 타인에게 도움을 주고 또 그것으로 스스로 도움을 받으며 자긍심을 느꼈기 때문일 거다.
시련을 극복할 힘은 공통체 안에 있다. 곁을 내주는 사람들에게 있다.
혹시라도 곁에 자긍심이 훼손당한 이들이 있다면 얼른 손을 잡아주고 그들의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축복해주면 좋겠다.
그동안 명안이로 보여준 22년 그게 바로 인권 활동이지.
명안이 같이 심한 [문디 가시나]같은 애가.
숨쉬는 것 자체가.
혼자 술잔 홀짝거리며 찌질대는 것도.
짱돌도 못 던지면서
22년간 집회에 참여 해 오는 것도.
그런게 인 권 활 동
진짜 치열하게 삶과 사회와 싸워 온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이쁜 척 하지 않고
지 보다 더 못난 애들을 말 없이 조용히 손을 잡아주고 지금까지
버티며 삶을 살아오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가장 마이너 한 이들의 진정한 배려와 사랑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지금 니 옆에 인권 활동가들은 너의 [못난]가치를 몰라.
죽을 때 까지 모를거야.
치열하게 싸우기 위해 화장떡칠 부터 하고
이쁜척하는 애들이 뭔 치열함을
알기나 할까
그들도 시간이 지나고서.
수십년 후 이쁜이 인권활동가 짓거리를 더 이상은 못하는 그날이 되면
심지어 그날에도 여전히 인권활동가들의
자리에 섞여 있는 너를 보면서
그제서야 진정한 존경의 시선과 이해를 할 애들이지.
인권 활동 이전에
배려와 사랑 그리고 사과와 용서를 위해선.
음...
너처럼 참으로 못 나는 특출난 매력이 필요한 가봐.
[치열한 전쟁] 에서 [배려]
를 말하다니..
넌 어쩜 그리 못났니?
같이 소주 한잔 하면서
혼자 말고 둘이 같이 질질짜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