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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 2008-01-23 07: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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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의정부 근처에 사는 20살 학생임니다..

제가 정말 힘들어하는문제는 제가 좋아하는 친구에게 고백을 해야할까 말까하는 고민이에요..
그 친구는 저와 고등학교 1학년에 처음만나서 1년동안 같은반을 햇엇답니다..

처음 만낫을때부터 느껴지는 푸근하고 귀여운 느낌에 그때 동성에애 관해 무지햇던 제가 호감을 느꼇던 것이지요.. 어색햇던 저희 사이가 야영을 다녀온후부터 정말 친해 졋답니다..

야영이후 반 자리 바꾸기를 할때마다 같이 앉기를 원하게 됫고.. 수업시간 옆자리에 앉아 장난도 많이 치고, 쉬는시간 점심시간 거의 떨어지는 시간이 없이 같이 다녓어요.. 야자시간에도 둘이서 같이 앉아 노래도 같이 들엇어요.. 또 같이 다니면서 그 친구의 마음은 잘 몰랏지만 저와 가벼운 스킨쉽 정도는 자연스러워졋고.. 수업시간에 몰래 뒷자리에서 손을 잡고 잇엇던 적도 잇엇답니다.. 한번은 의도하지 않게 둘이 창가에서 밖을 보고 잇다가 볼에 키스를 한적이 잇는데 그친구가 그냥 웃고 장난을 치며 넘어가더군요..
그 친구를 알게된후로 매일밤 잠을 지새지 못하고 그 친구가 무엇을 하고잇을까.. 가끔 전화도 걸어 오랫동안 밤에 통화도 해보고.. 저는 정말 행복햇어요..

그런데 1학년 겨울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저희 부모님께서 저보로 유학을 다녀오라고 하시는거에요.. 처음엔 고민을 많이 햇엇지만 제가 원래 공부하고싶던 언어를 배울수 잇겟다 하는 생각에 유학을 결정햇답니다.. 유학 결정후 그 친구와 헤어지기 싫어서 유학을 안가고 계속 그친구를 만나게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많이 해봣구요..

이번 겨울 방학은 제가 2년만에 외국에서 돌아온날이에요.. 외국에서도 계속 연락을 하긴 햇지만 제가 돌아온후 그친구는 재수를 한다며 기숙사 학원에 들어갓고 만나기가 힘들어졋어요..

며칠전 그친구와 저가 만낫답니다.. 단둘이서.. 만나자마자 둘이 좋아서 인사하고.. 저는 떨리는 마음으로 악수도하고 어깨동무도 햇어요.. 2년만에 만나 어른이 되서 호프집에가서 맥주를 마시면서 수다도 떨엇구요.. 속마음으로  저는 그 친구에게 ''내가 좋아햇엇고.. 지금도 좋아해..'' 라는 말이 수백번 뒤뇌엇자만.. 그 친구가 어떤 대답을 할까.. 이 이후로 다시 못만나면 어떠나.. 그말이 입에서 나오지 안더군요..

그날헤어지면 거의 3주후에나 만날수 잇다고 하는 그 친구가 버스를 타는것을 보며 정말 허탈한 감정이 들고.. 왜 말 안햇을까.. 후회도 많이 햇어요..
하지만 집으로 가는 그 친구에게 문자를 보냇어요.. '내가 외국에서 제일 보고싶엇던 애가 너야, 너와 이렇게 헤어지는게 너무나 아쉽다..' 더이상 말이 안나오더군요.. 좋아햇다 는 말 한마디가...

이제 제가 다시 외국으로 나가는게 한달밖에 안남앗어요.. 그친구를 만나는것도 이제 많아야 두번정도 일거 같구요.. 그리고 단둘이서 만나는건 더더욱 힘들거 같고요..



아.. 이렇게 글을쓰니 정말 속이 시원하네요.. 아무에게도 상담할수 없어서 정말 답답하고 내 자신이 싫어졋엇는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요.. 정말로 읽어주신것만으로도 답답해진 마음이 풀어진것 같네요..

라이카 2008-01-24 오전 04:14

결국 선택은 여행자님께서 하셔야 할 문제입니다.
이제 성인도 되었고 자신들이 한 행동에 책임도 질 수 있는 나이이기 때문에 떳떳하게 자신의 감정을 말하고 그 친구분의 반응을 살필 수도 있겠죠.
다만 여향자님께서는 다시 외국으로 돌아가셔야 되는 상황이고 그 친구분께서 여행자님의 감정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그냥 학창시절의 추억으로 생각하고 간직하는 방법도 있겠죠. 어차피 지금 고백해보았자 여행자님께서 외국으로 가셔야 되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건 이메일이나 메신저밖에 없을 테니까요. 그건 고백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이잖아요.
그리고 여행자님의 감정이 몇 년 후 한국으로 돌아올 때까지 변함이 없고 그 때 상황이 허락된다면 다시한번 고백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기기라 봅니다.
어떤 결정을 하던 여행자님께서 심사숙고하셔서 결정하리라 믿고 외국에 돌아가셔서도 즐겁게 생활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여행자.. 2008-01-24 오전 08:52

답변 감사드려요.. 지금 생각으론 한번 제 마음을 털어놓고 싶어요.. 다시 외국으로 나가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참아왓던 제 마음을 말하고 그 친구가 싫다고 할지도 모르지만요..

터치 2008-01-27 오후 19:53

여행자님의 솔직하고 진지한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이성애자들도 그런 고백의 순간이 두렵거나 부담스러울수있습니다.
게다가 동성애라서 거절 당할 위험이 더 많으니, 더 두려우실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 고백을 할때는 더 확고하고 더 담담하게 마음을 준비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고백 후 결과가 어떠하더라도, 여행자님의 진실성이 전달되는 것으로 고백은 의미가 있을것 같습니다.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