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마음 짓밟은 동성연애女 사기단> [연합뉴스 2007-02-27 16:22]
(청주=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재벌가 아들인냥 남고생 행세를 하며 채팅으로 만난 여중생과 그 가족을 속여 거액을 챙긴 혐의로 27일 경찰에 구속된 여성 동성연애자 사기단은 천진난만한 사춘기 소녀의 마음을 철저히 농락하고 이용했다.
서울 모 여중 2학년이었던 A(18.당시 14세)양이 박모(33.여)씨 일행을 알게된 건 2003년 3월.
동성애자인 박씨는 A양과 인터넷 채팅을 하며 모 식품회사 사장을 아버지로 둔 재벌가(家) 남고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했고 A양에게 남자목소리로 전화를 걸어 달콤한 속삭임으로 A양의 호감을 얻기 시작했다.
이어 박씨는 A양이 다니던 학교에 수차례 선물을 보내는 것은 물론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고 외모가 예쁜 공범 홍모(23.여)씨를 자신인 양 '꽃미남'으로 둔갑시켜 A양이 다니는 학교에 고급승용차를 타고 가게 해 소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박씨 행세를 하는 홍씨에게 반한 A양은 부모와 친구들에게 홍씨를 남자친구로 소개했고 줄곧 상위권이던 성적도 내팽겨친 채 홍씨와 박씨 일행을 따라나섰다.
하지만 애초에 돈이 목적이었던 박씨.
이 때부터 A양과 가족을 상대로 한 본격적인 사기행각을 벌이기 시작했다.
박씨는 부산 숙소에 따라온 A양에게 '빙의현상'으로 홍씨가 공범 박모(24.여)씨와 뒤바꼈다며 초현실적인 거짓말을 둘러댄 데 이어 "누군가 네 부모를 죽이려 하니 주술로 물리치자"며 A양을 속여 사찰로 데려가 A양에게 주문을 외게 했다.
A양은 박씨 말대로 부모를 해치려는 사람을 주술로 물리쳤지만 이내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에 시달렸고 있지도 않은 "시체를 처리해야 한다"는 박씨 일행 말대로 부모에게 "사람을 죽여 돈이 필요하다"며 고백한 뒤 5천만원을 송금받았다.
박씨 일행은 이후에도 딸의 말만 믿고 있는 A양 부모에게 '사건무마비' 명목 등으로 돈이 필요하다며 A양을 통해 계속 돈을 받아냈고 신변보호를 위해 A양을 호주 한 대학으로 유학을 보낸다며 A양 부모를 감쪽같이 속였다.
박씨 일행은 딸을 걱정하는 A양 부모를 안심시키려 매일같이 전화를 걸어 딸의 외국 캠퍼스 생활을 얘기해주는 한편 "딸이 사람을 죽인 사실이 알려지면 끝이다"며 수사기관에 절대 신고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3여년간 계속된 이들의 사기행각은 지난해 10월 막을 내렸다.
부산 한 아파트에서 함께 살던 박씨 일행의 동성애 행각에 의심을 품은 A양은 도망칠 순간을 노렸고 이들의 감금과 폭행, 일본에서의 성매매강요를 피해 탈출한 A양은 부모를 찾아 그간의 일을 모두 털어놓고 올해 1월 경찰을 찾았다.
박씨 일행은 도망친 A양을 찾기 위해 24일 국내에 입국했지만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기다리던 출입국관리소직원과 경찰에 체포됐다.
뒤늦게나마 박씨 일행의 사기행각이 드러나긴 했지만 A양 집은 박씨 일행에게 수십차례 돈을 뜯겨 현재는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경찰관계자는 "믿기도, 있을 거라 생각하기도 힘든 보기 드문 사기사건"이라며 "비록 박씨 일행을 전원 검거하긴 했지만 피해자 가족들의 상처와 고통은 앞으로도 씻기 힘들 것 같다"고 전했다.
eddie@yna.co.kr
(끝)
<모바일로 보는 연합뉴스 7070+NATE/ⓝ/ez-i>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너무나 구태의연함, 이젠 워낙 많이 접해서 면역이 생길 법도 하지만, 그럼에도 면역성은 생기질 않는 것들이 있다. 언론들은 동성애를 얼마나 능수능란하게 다루는지. '범죄와 비정상'이라는 이데올로기를 덧씌워 과장하고 '위험의 경고'를 확산시키는지.
이 세상의 대부분의 사건 사고는 이성애자가 저지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흉악한 이성애자 살인마'라고 명찰 붙이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것을 '현란한' 타이틀로 만들어 대중을 현혹시키며 이성애 혐오증을 유포하지도 않는다.
동성애가 범죄와 관계되면 그들은 벌떼처럼 달려든다.
사람들을 환기시키는데 동성애나 범죄만큼 유용한 것이 없기 때문일테다. 더군다나,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동성애자라면? 더 말하지 않아도 알만 하다.
살인을 해도 동성애자가 하면 더 파렴치하다.
도둑질을해도 동성애자가 하면 더 흉악하다.
폭력을 휘둘러도 동성애자가 하면 더 무식해보인다.
그래서 동성애자가 범죄자인 사건 뉴스에는 대단한 수의 댓글이 달린다. 정말이지 '히트'다.
언론들의 지속적이고도 끈기있는, 그래서 때로는 구태의연하기까지 느껴지는 노력들 덕분에 우리의 세계에서 이제 '범죄'와 '동성애'는 마치 쌍둥이 형제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다. 거기에 더해, '동성애'는 '범죄'라는 이미지를 창조해내기에 이르렀다.
아무튼 이 시대의 대중매체/언론들은 대단하다. 이 얼마나 효과적인가. 동성애도 막고, 범죄도 막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