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예방 캠페인?
[일다 2005-09-13 00:15]
서울의 한 번화가에서 몇 달 전 에이즈 예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광경을 보았다. 그런데 포스터가 예사롭지 않다. 동성애자 남성 커플의 사진이 큼지막하게 박혀있는 포스터에 가운데에 금이 가 있고, “무분별한 성 관계가 당신의 인생을 죽음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라고 적혀있는 것이었다.
동성애자의 관계를 ‘무분별한 성 관계’로 낙인 찍는 이 끔찍한 포스터를 만들어 낸 곳이 과연 어딘가 하고 보니, ‘구세군 레드리본센터’라고 적혀 있다. 포스터 주위로 몇몇 사람들이 ‘타락한 동성애자들을 이성애의 길로 인도해야 한다’는 사명감의 불타 올라 “주님의 품으로” 돌아오라는 찬송가를 입맞춰 부르고 있었다.
이 사람들, 에이즈를 예방하고 싶은 걸까, 동성애자들을 비난하고 싶은 걸까. 설마 HIV 감염인 중 이성애자의 수치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고 있는 건 아니겠지.
그렇지 않아도 동성애와 에이즈에 대한 왜곡된 정보들이 난무하는데, 에이즈를 예방한답시고 이런 식의 포스터를 붙여놓고 “순결”과 “주님”을 외치는 사람들로 인해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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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저널 일다 원영 기자
그 센터는 아주 정나미가 떨어지는 곳이네요. 하나같이 대의명분 세워 사람죽이기에 열을 올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