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코뮤니즘의 마지막 상징, 전 프랑스 대통령 미테랑.
'연인'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 소설가 마그리트 뒤라스의 옛 애인은 레지스탕스였습니다. 독일군의 포로로 잡혀 있던 미테랑을 구출한 것도 뒤라스의 옛 연인이었습니다.
후에 미테랑과 뒤라스는 절친한 친구가 되었지요. 뒤라스의 연인들은 많았지만, 마지막 연인이 가장 눈에 띄는군요. 양 앙드레아Yann Andrea. 그는 게이였습니다. 뒤라스의 소설을 읽고 그녀에게 반한 나머지 바닷가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내던 그녀를 찾아가 마지막 생을 함께 했습니다.
뒤라스에겐 죽기 전까지 쓴 미완성 필본이 있었습니다. '이게 다예요.' 몇 년 전 고종석 번역으로 한국에 출간되었지요.
이따금 내가 더이상 뭔가를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을 때, 혼자 속으로 읊조리곤 합니다. '이게 다예요.' 너무 잔인하게 아름다운 표현입니다. 이게 다예요.
나는 그에게 해줄 수 있는 게, 그에게 말할 수 있는 게 가끔은 이것 뿐입니다.
그렇게 읊조리며 생의 마지막 호흡을 거두었던 뒤라스 아줌마는 역시 멋진 인간이었어요. '히로시마 내사랑'과 '모데라토 깡따빌레'를 어찌 잊을 수 있으며, 그렇게 생을 마감한 그녀를 어찌 잊겠어요. 닫혀버린 건지, 열어버린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그의 문 앞에 대고 말하고 싶어요. 최소한 내가 가질 수 있는 내 인격에 대한 예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게 다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