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진짜나를알고싶어님
남겨주신 고민의 글은 잘 읽어보았어요. 글에서도 현재 혼란스러운 심경이 느껴진는듯 합니다.
우선 글에 대한 제 짧은 의견을 드리자면

첫째, 세상엔 이성애자와 동성애자를 비롯하여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무성애자 그리고 님처럼 아직 자신의 성정체성을 결정하지 못한 사람들 까지 무수히 많은 성정체성들이 존재합니다. 또 그 다양한 성정체성들은 사회와 그 구성원들로부터 모두 존중과 축복을 받아 마땅합니다.

또한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가는 일련의 삶의 지난한 과정들이 지금은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울지도 모르지만, 다른 한편으로 바꾸어 생각을 해 본다면. 이것이 단지 그냥 힘든 상황이기 보다는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의 자신의 차이점을 깨닫고 님의 닉네임처럼 진짜 자신을 알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봅니다. 사실 어떤 이들은 태어나 단 한번도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 고민해보지 않고 그저 남들이 살아가는대로 그렇게 살아가기도 합니다. 달리 생각한다면 지금 고민하고 있는 이 시간들이 결코 님에게 헛되지 않을거라 믿습니다.

둘째, 한 개인의 성정체성을 판단하는데 있어서 정보나 지식들 혹은 타인의 경험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가는데 도움은 줄 수 있어도 그것으로 성정체성을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다수의 사람들이 이성애중심적인 사회에서 다양한 성정체성에 대한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환경속에서 교육받고 훈련되어지다보니 이성애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단지 남자와 여자로서 상대를 지켜주고 보호받는 욕구로서 나의 정체성을 판단하기 보다는, 내가 스스로를 무엇이라 느끼고 나의 감정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자신의 내면에 묻고 또 물어야 합니다. 지속적이고 꾸준한 자기성찰의 과정을 통해서만이 진정한 나를 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님께서 글에서도 언급해주셨던 정신적 사랑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상대로부터 온전한 나의 모습을 공유하고 이해받는 순간에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의 이 지난한 시간들이 단지 자신에게만 주어진 가혹한 숙명이라 여기고 슬퍼하기 보다는 진정한 자신을 알아가는 여정이라 생각하고 좀 더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슬기롭게 이 시간을 극복해 나갔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시간속에서 친구사이가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언제든 다른 고민이 있을 때 또 친구사이를 찾아주세요.

그럼 감기 조심하시고, 남은 하루도 즐겁게 보내세요 :)

안녕 하세요. 반갑습니다.
오래 동안 혼자서 고민이 컸을텐데 솔직하게 고백하신 용기에 박수와 위로를 전합니다.
우리 단체에 상담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질문의 요지는 생물학적 성별은 여성인데 성별정체성을 스스로 남성으로 인식하고 있고,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대상(성적지향)이 남성인데, 성정체성에 대한 걱정으로 이해를 했습니다.

몇 가지 지점을 함께 생각을 해 보았으면 좋겠어요

첫째, 가장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지점은 비록 그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았다할지라도, 그 때 그 사람을 향한 님의 마음은 순전히 사랑이라는 점입니다.
사랑은 쉽게 이루어지는 법이 없습니다.
항상 상대적이니까요
유행가 가사를 보면 정말 많은 사랑노래들이 존재합니다.
누군가의 상상일 수 있겠지만, 노래를 만드는 이들의 경험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도 사랑은 사랑입니다.
사랑은 이유나 조건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 그러니,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자신을 책망하고 위축되기보다, 스스로에게 위로를 했으면 좋겠어요”
“ 괜찮아 !! 이건 사랑이야,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그 사실이 변하지 않아. 세상의 조건을 넘어서 다른 사람을 사랑을 할 수 있는 정말 신기한 존재가 나 인걸 새롭게 발견했을 뿐이야” 라고 말입니다.
둘째, 사람들의 성정체성은 다양합니다.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 여성이지만 남성으로 인식하는 사람(FtoM), 남성이지만 여성으로 인식하는 사람(MtoF)), 결정하지 못한 사람, 무성애자, 이성애자 등 다양합니다.
또 성별을 어떻게 인식하느냐 (성별정체성)과 달리 어떤 성별을 가진 사람을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지에 따라 (성적지향) 동성애, 양성애, 범성애, 무성애, 이성애 등으로 다양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트랜스젠더라고 해서 모두가 이성애자가 아니고 그들의 성적지향에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무성애자, 결정하지 못하는 경우, 범성애자 등 다양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어야 합니다.

“ 사람들의 성정체성이 무엇이든 간에 이는 자연스러운 사람들의 정체성들 중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 말입니다.”
“ 사회가 이 사실을 무시하고 억압한다고 해도 나의 가치는 변할 수 없습니다.”
“ 우리는 모두 소중한 존재들입니다.”

셋째, 우선순위를 정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성별정체성, 성적지향 중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고 발견하기 위해서 노력할지는 님의 선택입니다.
같이 해결할 수도 있겠지만 우선순위를 먼저 잡고 고민을 해 나가는 게 더 효과적일 거 같습니다.
성별정체성이든, 성적지향이든 나만의 정답을 발견하기까지 과정은 비슷합니다.

“ 내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서, 그 만큼의 용기를 내야 합니다.”
“ 스스로를 타인의 기준으로 보지 마시고 내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서 스스로를 관찰하시기 바랍니다.”
“ 꾸준히 관찰하다보면 어느 순간 답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성별정체성이 무엇인지 발견하려는 노력이 먼저일 거 같습니다.

넷째, 객관적인 정보와 지식을 접하셨으면 합니다.
물론 인터넷 등을 통해서 많은 정보를 접하셨을 줄 압니다.

http://transroadmap.net/

성별정체성에 대해서 정확한 정보를 접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섯째, 성별정체성, 성적지향이 무엇이든 간에 가장 소중한 것은 “ 님이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살고자 하는가” 가 더 소중합니다.
성정체성은 우리 중의 한 부분일 뿐입니다.
타인에 대한 사랑보다 더 중요한 지점은 스스로를 더 많이 사랑하고 그 사랑이 넘쳐서 타인들에게 흘러 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지금의 고민에 강해지고 단단해 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살에 대한 생각을 진지하게 하고 있다면 홈페이지 하단에 사무국으로 전화를 주셔서
“마음 연결팀” 과 면담을 하셨으면 좋겠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