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행동의 토리님께서 무지개행동 메일링으로 보내주신 글입니다. ^^
관련 자료를 토리님 글 아래로, 첨부파일로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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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토리입니다. 한달 전 수동연세요양병원 감염인 환자 인권 침해 상황을 많은 분들이 매체를 통해 접하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에이즈 사업관련 질병관리본부의 반인권/위법/불통 업무관행에 대한 감사청구’
청구인단 참여를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지난해 8월, 정부 지원으로 운영되는 ‘남양주 소재 에이즈 요양병원’에서 의료진의 무성의하고 부적절한 조치를 받던 환자가 사망하였습니다. 물론 병원의 과실이 사망의 유일한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의료인의 주의설명의무와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무시되었다는 사실 만큼은 논란의 여지가 없기에 분명 억울한 죽음이었습니다.
이 병원의 문제점에 대하여 알고 있던 사람들의 다수는 올 것이 왔을 뿐이라는 자조 섞인 한탄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부에서 시설 및 운영 지원금을 받고 있던 이 요양병원은 환자 인권유린, 간병인 노동력 착취, 진료비 부당청구, 그리고 정부 지원금의 목적외 집행 등의 반인권적 불법행위를 서슴지 않는다는 문제제기가 2011년 7월경부터 지속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제기는 음해성 익명제보가 아니라 대부분 정부가 정해 놓은 공식적인 소통경로를 통한 것이라는 점에서 가볍게 여길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 중 환자 인권유린의 경우, 폭언과 폭행뿐만 아니라 병원직원(간병인)이 자신이 간병해야 할 환자들을 병실에서 상습 성폭행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장을 목격한 동료 간병인들이 해임 등을 각오하며 정부 관계자(질병관리본부 에이즈결핵관리과 연구원)와 국가 에이즈 사업 모니터단 교수 등에게 직접 제보한 사건입니다(2011년 10월 28일 제보). 그런데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들은 법과 상식에 반하는 이해할 수 없는 언행을 하며 사실상 이 병원을 비호하였습니다. 국가 에이즈 사업 현장에서의 성폭행 발생 사건이 신뢰할 만한 제보자로부터 접수되었는데도 현장조사는 질병관리본부 연구원 1인이 병실을 방문하여 피해환자가 안심하고 솔직히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조건에서 성폭행 피해사실이 있었는지를 환자에게 묻는 것으로 끝내는 식이었습니다. 그러고는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국가 에이즈 사업 모니터단 교수와 상담간호사 등을 회의소집하여 병원장과 비슷한 논리로 ‘환자 성폭행 문제 등을 거론할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다’는 겁박성 발언을 하였습니다(2011년 11월 22일). 이에 고무된 해당 병원의 병원장은 성폭행 피해환자의 심리상담 필요성을 보호자에게 제기한 상담간호사에게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형사처벌 통보’ 등 협박성 내용증명을 보내기도 하였습니다(2011년 12월 1일). 병원의 이런 범죄적 행위를 옹호하며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제 멋대로 남용하고, 정작 해야 할 일은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직무유기를 범한 것입니다. 이는 이후 벌어질 질병관리본부 난맥상의 서막에 불과합니다.
이에 질병관리본부장으로부터 국가 에이즈 사업 모니터단 팀장으로 위촉받았던 4인의 교수 등은 해당 병원에서의 성폭행 사건 등에 대한 충실한 조사와 적절한 조치를 질병관리본부장에게 직접 촉구하는 비공개 서면민원을 제출하였습니다(2011년 12월 5일). 에이즈 환자의 인권과 에이즈 예방이라는 가치의 구현, 질병관리본부가 지향하는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운 사회 건설이 말의 성찬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그래도 전문가들이 침묵해서는 안 된다는 충정에 입각한 것이었습니다. 사안의 중대성도 크지만, ‘민원처리사무에 관한 법률’에 의하더라도 통상 1주일 처리시한 내 문서상 회신이 이루어졌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어떠한 회신이나 양해를 구하지도 않고 이 민원을 묵살하였습니다.
이후 해당병원에서는 환자와 간병인에 대한 감시와 통제 등이 오히려 강화되었고, 정부 지원금으로 설치된 병상이 에이즈 환자 요양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정황도 외부에 알려졌습니다. 국가 에이즈 사업의 일환으로 전개되던 간병인 교육행사 중 해당 병원소속의 간병인이 ‘우리 병원에서는 간병인이 의료인이 해야 할 일들을 모두 한다’라며 공개적으로 울분을 토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병원에서의 억울한 환자 죽음은 예견된 결과이며, 지금 이 순간에는 어떤 환자가 위험에 직면해 있을지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인권 !! 존중의 이유를 거론할 필요도 없는 천부의 가치이며, 이를 위하여 국가와 공무원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에이즈와 같은 일부 감염성 질환의 경우, 환자 인권이라는 가치가 공익을 위한 효과적인 전략으로서의 의미가 강조되기도 합니다. 인권 존중을 통해 환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촉진하게 된다면 타인에 대한 질병 전파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2011년 유엔(UNAIDS)에서는 ‘Triple zero(신규 환자 발생 0, 에이즈 환자 사망 0, 환자 차별 0)’라는 슬로건을 내 건 것이고, 질병관리본부가 이 뜻을 아는지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이와 거의 동일한 에이즈 예방관리 3대 전략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에이즈 요양병원의 환자 인권유린과 이 병원에 대한 정부의 비호는 환자 당사자들만의 피해 문제가 아니라, 에이즈로부터 자유로워야 할 전 국민을 위협하는 문제입니다.
지난해 ‘12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앞두고 해당 에이즈 요양병원은 조선일보 기사인터뷰(2013년 11월 30일자. 다 꺼리는 에이즈환자… 병원 문 닫을 각오로 돌봐)를 통해 자신들의 병원에서 있었던 일들을 완전히 왜곡하고, 자신들이 목숨을 걸고 에이즈 환자를 돌보고 있으며, 병실에서 의료인의 눈을 피해 성관계를 하는 것이 에이즈 환자들의 보편적인 모습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합니다. 이는 질병관리본부가 발간한 ‘언론과 미디어를 위한 HIV/AIDS 길라잡이(2006년 첫 발간, 2010년, 2012년 개정판 발간)’에서 안내하는 보도행태와 상반된 것이지만 질병관리본부는 조선일보 기사의 왜곡된 내용을 시정하는 데에는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에이즈 환자의 피켓시위로 인하여 일반시민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매년 시행하던 에이즈 날 기념행사를 전격 취소하였습니다. 질병관리본부 난맥상이 점입가경인 것입니다.
이러한 반인권/위법적/불통의 질병관리본부 태도에 대하여 한 교수가 보건복지부 자유게시판을 통해 공개 비판을 한 후에야 마지못해 해당병원에 대한 현장실태조사에 나섰습니다. 현장실태조사가 진행되자 해당병원의 원장은 인권단체에 반성의 내용이 없는 형식적인 사과문을 보내왔습니다(2013년 12월 6일).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한 해당병원 실태조사를 통해 적어도 그간 이 병원에서 발생되었다고 제기된 환자 성폭행 등의 인권유린이 대부분 사실로 확인되었고, 병원장과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들의 위법행위 또한 인지상정으로 덮고 넘어갈 수준이 아님을 정부에서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현재까지 확인된 정부의 후속조치는 해당병원에 대한 지원 중단 방침뿐입니다. 다른 후속조치는 생각지 않는 듯합니다.
에이즈 요양병원의 잘못도 단죄되어야 하지만, 정작 많은 환자들과 국민들에게 더 깊은 상처를 주고 분노케 한 것은 질병관리본부의 에이즈에 대한 무개념과 공직자로서의 무책임, 그리고 국민과의 불통입니다. 이렇게 문제를 키운 것도 바로 질병관리본부 자신입니다.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2014년 현재 더욱 심화되고 있는 오늘의 문제입니다. 국가공무원이라고 해서 과오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은 오만과 착각입니다.
국민 여러분, 그간 저희는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질병관리본부에 문제제기를 하고 대책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과오에 대한 반성과 사죄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으며, 문제해결의 의지도 없다는 잠정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이에, 우선 질병관리본부에 대한 공익감사를 국민의 이름으로 청구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저희 취지에 공감하시는 300인 이상의 청원 서명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를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4. 1. 13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인단 모집 공동발의자
김종훈 활동가(질병관리본부 에이즈 요양병원 인권유린 실태조사단)
한종숙 교수(질병관리본부 에이즈 요양병원 인권유린 실태조사단)
유양숙 교수(질병관리본부 에이즈 요양병원 인권유린 실태조사단)
이훈재 교수(전 에이즈교육홍보분과위원장/국가 에이즈 사업모니터 팀장)
김상철(가명, 2011년 에이즈 요양병원 성폭행 피해환자 가족 대표)
손문수(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KNP+ 상임대표)
윤가브리엘(HIV/AIDS 인권연대 나누리 + 대표)
누군가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자기네들이 잘 못 해서 에이즈에 걸린 주제에 뭐가 그렇게 당당하다고 인권을 내세우면서 시끄럽게 구느냐고'
네, 맞습니다. 저 역시 제 부주의로 불안전한 성관계로 인해서 HIV 에이즈에 감염이 되었습니다.
감염인이 된 동시에 그 죗값도 온전히 치르고 있습니다. 바로 몸안에 바이러스를 안고 독한 약을 매일 같이 먹어 가며 어느정도 부작용을 감수하면서 말입니다.
대부분 감염인들은 한 때 부주의(불안전한 성관계) 했던 일들을 철처히 반성하며 다른 이들에게 무책임하게 전염행위를 하지 않으려 조심 또 조심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 번의 실수로 또는 설마 내가 하는 안전불감증으로 HIV 에이즈라는 오래되고 단단하게 굳어진 악질적인 편견이 가득한 이 병으로 인해 많은 감염인들은 지금 이순간에도 가슴앓이 하며 피눈물을 흘리고 심지어는 가족들에게 조차 외면과 버림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다 아픈 몸도 쉴 곳 없이 사람들에 편견에 서서히 마음이 죽어가다 치료를 놓치고 에이즈라는 말기 상태까지 가서 합병증으로 인해 고생을 하거나 쓸쓸히 죽음을 맞이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HIV 에이즈 감염인들도 누군가에 소중한 부모요 형제요 연인이요 친구들입니다. 소중한 인권을 보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질병관리본부에 성의없는 태도와 한 감염인의 생명을 처절하게 외면했던 이번 사건 발단이 된 SD 병원같은 곳이 다시는 무책임한 일을 반복하지 않도록 악질적인 편견이 아닌 아프면 병원가서 약을 먹는 평범한 한 사람으로서 감염인들을 대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번 감사 청구인단 서명에도 많은 참여 간절히 부탁드리겠습니다.
아이고, 저런...
실제로 근무해보신 분 말씀 들으니
그 병원도, 요양 병원 지정 제도도
문제가 참 많더군요.
암튼 정모 때 서명할게요~
하지만 질병관리본부가 이후 요양병원 지정에 대한 작업을 진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런 의지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질병관리본부의 문제점을 알리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감사원에 공개 청구을 요구하고자 합니다.
친구사이는 이에 정기모임 때 회원들에게 이 내용을 알리고 서명을 받으려고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