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5시 프렌즈에서는 특별한 일이 있었어요.
바로 게이커플의 결혼식.
무지개 깃발이 달린 프렌즈가 일반사람들로 넘치니 처음에는 약간 어색하기도 했어요.
초대받지 못한 손님인 저는 게이커플의 결혼소식을 접하자마자
초대받은 손님 종순언니에게 파트너로 데려가 달라고 졸랐습니다.
우리가 평소 즐겨가던 프렌즈에서의 결혼식. 잘 상상이 되지 않죠?
테이블이 하객들이 앉는 객석이 되었고
bar 옆에 테이블을 치워서 만든 빈공간은 무대로 활용했어요.
주례사 대신에 두 사람의 이야기가 있었고
축가도 두 사람이 서로에게 불러줬어요.
결혼식의 끝무렵.
친구의 건배사가 생각납니다.
“오늘 결혼식의 주인공인 00가 제게 이런 말을 했어요.
‘행복해 지려면 용기가 필요하다’고. 그래서 저는 이 말을 건배사로 하고 싶습니다.”
마음이 짠해지더라구요.
행복해지려면 용기가 필요해요.
옛날에는 이런 말을 들으면 좀 억울했어요.
세상이 우리에게만 용기를 강요하는 것 같아서요.
사실 그래서 이 말이 맘에 들지 않았던 시절이 있어요.
그런데요. 작은누나가 2년 전에 지보이스 공연을 보고 이런 말을 하더군요.
“나는 내 삶의 어느 면에서 용기를 내야 할 지 모르겠는데.
여기 사람들을 보면 그 지점은 분명한 거 같아 부럽더라. 너무 행복해 보였어.”
내가 용기를 내야 할 지점. 그리고 이곳에 함께 모인 사람들.
세상이 자꾸 나에게만 많은 용기를 요구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냥 이렇게 모여있을 용기만 내도 행복해지는 거 같아요.
행복해지려면 용기가 필요해요.
그 용기는 외롭고 홀로됨의 기나긴 싸움이 아니라 함께 할 수 있는 용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우리 서로 더 용기 내어 함께 가보아요.
우연히 뒤늦게 얘기 들었는데,
정말 근사하고 감동적인 결혼식이네요 ㅠㅇㅠ
눈도장 찍고 돈봉투 내기 바쁜,
물물 거래같은 한국의 결혼 문화에 비하면 =ㅁ=;;
이렇게 마음이 오가고
진심으로 축하하는 사람만 모인
결혼식이야말로 진짜배기네요.
커플의 가족도 계셨다고 들었는데,
비록 일면식도 없는 분들이지만
오래도록 행복하게 사시길 빕니다 ^_^ ✿-≫- ♥
누구나 바라지만 사람마다 다른 그 '행복'이라는 것.
제대로 행복하려면 용기, 노력, 상상력, 믿음, 희망
모두 필요한 것같아요.
우리 모두 개인으로서든 사회로서든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손 맞잡고 힘차게 나아가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