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어제 상담글을 올렸었는데 그것에 대한 좋은 답변해주신 낙타님 감사합니다.
낙타님이 말씀하신대로 먼저 다가갔거든요^^.
하지만 아직 제가 무성애자라는 사실만을 알 뿐이지 남자?여자?를 좋아하는 지는 모르거든요.ㅠㅠ
그래서 저랑 성격이 비슷한 친구한태 고민을 털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그친구또한 저랑 마찬가지 더라구요.
여자는 싫다. 하지만 남자도 그렇게 끌리지 않는다. 라고말이죠.
어쩌다보니 저는 저의 정체성이 궁금하고 그친구도 궁금해져서 얼마후에 있을 재생일에 소원하나를 들어 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하루만 남친해달라고했죠.~~^^(좋은 조언 해주신 낙타님 감사합니다.^^)
그랳더니 그러라는 눈치인데요~~.
어떻게 하루를 보네죠?
그리고 저희는 성적감적을 잘 느끼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사람이 좋은 건지 싫은 건지를 알 수 있을 까요?
(사실 저는 사랑이란 감정을 아직 모르거든요.ㅠㅠ )
이번 기회에 저를 완전히 알고 싶습니다.
어떻게해야 저를 알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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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고 고민하는 일은 개인의 삶에 있어서 의미 있는 경험입니다.
자신의 고민을 솔직하게 고백하신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질문의 요지는 “ 현재까지 자신의 성정체성을 무성애자라고 이해하고 있는데 이럴 경우 다른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참여하지 못 할까봐에 대한 두려움과 실제로 자신의 성정체성이 무엇인지에 대한 걱정들로 이해를 했습니다.
님의 개인정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적절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첫째, 사람들의 성정체성은 레즈비언,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결정하지 못한 사람, 이성애자, 무성애자 등 다양하며 이 모든 것은 타인들로부터 존중받고 축하를 받아야 합니다.
둘째,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서 편안하게 받아들이기까지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알아가는 일련의 삶의 과정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주변의 다른 사람들과 다른 감정을 느끼고 있을 때 솔직하게 인정하기보다 우리는 타인들의 시선과 판단에 맞추어 우리 스스로를 재단하려고 합니다.
또한 자신을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스스로의 판단보다는 타인들의 경험과 이야기에 자신을 맞추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고 부정하고 외면하고 합리화 하려고 합니다.
“ 어떻게 해야 저를 알 수 있을까요?” “ 저는 사랑이란 감정을 아직 모르거든요” 하는 말은 성인들에게도 어려운 물음입니다.
자신의 존재를 이해해가고, 사랑에 대해서 이해를 해 나가는 과정 앞에 스스로를 성숙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우리는 흔히 다른 것에 대해서 부정, 외면, 합리화 하면서 회피하고 싶어 합니다.
때로는 성적인 행동을 하면서 자신의 성정체성을 시험하고 싶어 합니다.
“ 누군가의 경험을 자신의 사례와 맞추면서 타인의 결론을 자신의 결론으로 믿는 행동”
이런 방식은 적절하게 성정체성을 발견해내는 과정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셋째, 성정체성을 발견하기 위해서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자신의 내면의 흐름을 시간이 걸리더라도 관찰하고 성찰해야 합니다.
누군가와 감정을 나누고 교류할 수 없어서 외롭더라도 몇 가지 사례만으로 결론을 내려서
“ 그들에게는 다른 삶이 존재하고 나도 따라 갈 거야” 라는 태도는 적절하지 못합니다.
님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미래에 대해서 두려워말고 “ 내면의 진실한 목소리를 찾아낼 수 있도록 시간과 용기를” 투자해야 합니다.
커뮤니티 사례를 통해서 성정체성을 발견하기까지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며 평생 동안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성정체성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과 결국은 스스로 성찰을 통해서 이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넷째,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내면화된 동성애혐오를 경계해야합니다.
동성애혐오는 직접적인 혐오부터 은근하고 애매모호한 경우까지 다양합니다.
사랑의 과정에 성적인 감정이 있을 수 있지만 성적인 감정 자체가 곧 사랑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성적인 감정만으로 성정체성을 단순하게 판단하면 오류에 빠질 수 있습니다.
동성애는 성적인 감정과 정신적인 감정까지도 포함하며 때로는 성적인 감정이 배제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또한 어떤 대상을 사랑할 것인가(성적지향) 과 생물학적 성별과 달리 나의 성별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성별 정체성)은 별개의 문제들입니다.
다섯째, 인터넷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만 안전한 장소에서 안전한 사람들과 경험을 교류하는 것이 님에게 도움이 더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단체와 같이 공식적인 모임에서 님의 고민을 나누어 보시기 바랍니다.
타인과의 관계가 서툴다고 타인이나 혹은 자신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것은 합리적인 사회적 기술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님의 성별표현방식이 다른 것이 낯설기는 하겠지만 외적인 표현보다 중요한 것은 “ 님이 어떤 사람인가” 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성정체성은 개인의 일부분이지 전체가 아닙니다.
성정체성보다 중요한 것은 미래에 대한 각자의 꿈과 의지입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고민은 매우 철학적이면서 근본적인 물음입니다.
또한 이 질문은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되는가에 대한 고민의 시발점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님의 이런 고민들은 “ 어떻게 살아가야 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지점이고 그런 점에서 축복을 해주고 싶습니다.
타인들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받더라도 주저앉아서 울기보다 “ 강해지고 단단해 집시다.”
행운을 빌어요
추가 > 상근자 분들이 업무 중에 답글을 달고 있답니다.
인터넷으로 질문하는 것이 님에게 편하고 또 중요하겠구나 하는 님의 마음을
일정부분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님 스스로 찾아내고 발견해야 할 부분마저도 타인들의 말에 의존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지 않습니다.
또 님이 고민 글을 쓸 때 신중하게 시간이 필요했듯 답글을 다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님보다 몇 배는 시간과 공을 들이기에 조금만 더 이해를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