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접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마포구에 거주하는 성적소수자 모임인 '마포레인보우 주민연대(마레연)'에서 지난달 말 게시하려 했던 현수막이 마포구청 측의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놓여 있다고 합니다.
아래와 같은 디자인의 현수막이었는데요,
'여기 살고 있다.'는 내용이 문제가 되고,
(사는게 아니라 '지나가는'으로 바꿔달랬다나요.)
상반신탈의(?) 한 것 처럼 보이는 그림이 문제가 된다는 등
말도 안되는 트집을 잡고 있다고 합니다.
아래는 사건의 간략한 경과 입니다.
친구사이를 비롯한 각 성소수자단체에서도 단위별로,
또 무지개행동 등의 연대체에서도 대응 움직임을 논의중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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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포레인보우주민연대 에서 11월말 광고 시안을 마포구청 지정 현수막 업체에 전달.
2. 11월 28일 현수막 업체로부터 레즈비언 등의 문구가 불편하지 않겠냐 어른들이 불편할 것 같다는 등의 말을 들음. 이에 분명히 거절함.
3. 12월 3일 현수막 업체가 수정해야 게시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해 마포구청 도시경관과 담당자와 통화함. 담당자는 광고문구가 좀 '그러하니' 문구와 그림을 바꾸자고 함. 이에 마레연은 시안 수정을 거절함
저 현수막에서 '성소수자'랑 'LGBT'를 아래의 말 중 하나로 바꾼다면 구청 반응이 어땠을까요.
'여성', '흑인', '장애인', '이주 노동자', '단독 세대 노인', '다문화 가정', '무학자', '회교 신자', '생활 보호 대상자',
'한부모 가족', '무속인', '비혈연 동성 가족' 등등...
누구는 '국민'이고 누구는 '비국민'인가요?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 받고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사람들이 이러면 더더욱 안 되죠.
바로 이래서 차별 금지법, 학생 인권 조례, 아동 청소년 인권 조례를 포함하는
전반적인 법적 보호망과 인권 감수성 교육이 절실하게 필요한 겁니다.
'지나가는' 이라는 말이 참 씁쓸하네요.
더욱이 소수자들의 인권을 보호해야 할 공공기관에서부터 이러니
우리가 그저 지나가는 이가 아니라 당신들 곁에서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한번 알리고
저 어이없는 변명거리만 늘어놓는 공공기관의 입장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을 취해야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