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춘기 시절 성정체성을 고민할 때쯤 또래 친구나 멋진 연예인을 좋아했던게 아니라 나이지긋한 학교 선생님들을 좋아하면서 제가 남자를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때는 내가 섹스하고픈 대상이 남자란 것을 더군다나 그 당시 내 나이를 곱하기 3을 할 만큼 나이차가 많은 사람이란 것 중 어느 하나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대학교에 가게 되면서 여러 지식을 접하면서 동성애자란게 나 뿐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진실인 남남의 사랑이 남녀의 사랑과 다르지 않으며 단지 사회적인 차별을 받을 뿐이란 것을 알았죠. 하지만 제가 남자를 좋아한다는 것을 인정할 수는 있었지만 역시나 나보다 훨씬 나이 많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도저히 인정하기 어려웠습니다. 그 것은 남녀의 사랑에서도 쉽게 보기 힘든 것이니까요. 그래서 최근에 제가 동성애자인 것을 몇몇 친한 친구에게 커밍아웃하면서도 '그럼 너는 어떤 사람이 이상형이야.'라고 물어오면 쉽게 대답하기가 어렵더군요.
'그래 나도 그냥 잘생기고 몸 좋은 남자 사랑하자' 라고 스스로에게 이야기 해봐도 언제나 보고 싶고 만지고 싶은 사람은 그런 사람이 아니더군요.
저의 동성애를 인정하는 데에 무려 7.8년이 걸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제 성적취향에는 저조차도 인정하지 않는 것 같네요. 자꾸 평범한 합리적인 잣대로 제 마음을 누르는 것처럼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것 같습니다.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중년분을 좋아하시고 그것을 인정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계시는 군요.
중년분을 좋아하시는 것 자체보다도 중년분을 좋아하시는 백일섭 님의 모습이 남의 시선에 의해 재단당하는 것을 두려워하시는 건 아닌지요..
친구분들에게 난 남자를 좋아해 라고 말씀하시기가 어려우셨겠지만 말씀하고 난 후에 오는 당당함과 떳떳한 감정은 아마 말로 설명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중년분을 좋아하시는 것도 같은 마음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백일섭 님께서 진심으로 좋아하는 분이 나타나게 되면 자연스럽게 친구분들에게도 소개해주고 싶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좋아하는 이상형이 시간이 흐르면서 바뀌게 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중년분을 좋아하시는 백일섭님의 감정도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너무 자괴감이나 부끄러움은 느끼시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