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성전환자 발언 '구설수'
트렌스젠더 인권단체 "성전환자 희화화"…노대표, 조만간 입장 표명
2009년 05월 19일 (화) 11:33:41 정상근 기자
지난 15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한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의 당시 발언이 뒤늦게 “성전환자 비하 발언”으로 지적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이날 문제의 발언은 한 시민논객이 소설가 황석영의 전향 논란과 관련된 질문에서 나타났다.
이날 노 대표의 발언에 대해 트렌스젠더 인권활동단체인 '지렁이'는 성명서를 발표해 노 대표를 비판했으며, 이에 노 대표는 18일 오후 트렌스젠더 인권활동단체 ‘지렁이’의 활동가들과 만나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노 대표는 수일 내로 이 발언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적절치 못한 비유"
문제의 발언은, 한 시민논객이 노 대표에게 황석영 씨 전향 논란에 대해 “황석영씨 같은 분들이 진보에서 보수로 넘어가고, 보수였던 분들이 진보로 넘어가면, 이런 모습들 속에서 보수와 진보가 서로 균형을 이루는 작업들을 하게 된다면 보수와 진보가 갈등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생의 길로 가는 것이 아닐까”라는 질문을 하면서 발생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해 노회찬 대표가 “내가 국회 법사위 있을 때 성전환 하는 분들, 소수자들의 권리를 옹호해온 사람인데, 국민 다수가 그렇게 성전환 하는 것은 곤란하지 않는가”라는 정치적 전향과 성전환을 비유했던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노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지렁이’는 17일, 성명서를 통해 노 대표의 이 같은 비유를 “적절치 못한 비유와 성전환에 대한 대중적 이해를 곡해할 수 있는 답변”이라고 지적했다.
지렁이는 “(노 대표가)17대 국회 의정활동 당시 활발한 친성소수자 입장을 수차례 표명해왔지만, 이날 토론에서 노회찬 대표의 발언은 성소수자, 특히 성전환자에 대해 그 동안 그가 정당의 정치적 입장 표명으로서가 아니라, 한국사회 현실적 상황에서 성전환자들의 삶에 대해 얼마만큼의 감수성을 가지고 고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재고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진보와 보수에 대한 개인의 입장, 혹은 진보신당의 입장과는 별개로, 이러한 ‘국민 다수가 성전환 하는 것은 곤란’이라는 것은, 성전환자를 희화화의 대상으로 사용한 것이며,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사용하였음이 너무도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다수주의를 경계한다"
이들은 노 대표에게 “왜 국민 다수가 성전환을 하면 ‘곤란’하다고 말했는지, 그 이유를 묻고 싶다”며 “성전환의 수가 다수인지 소수인지에 따라 옳고 그름의 평가 기준을 달리하는 다수주의를 경계하며, 사회의 경직된 사고가 사회적 다수 집단에서 배제된 소수를 비정상 혹은 문제적인 존재들로 낙인찍는 데에 일조하고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보/보수의 논쟁과 성전환자의 전환과정은 서로 비유가 될 수 없는 매우 다른 문제”라며 “성전환 과정은 정치적 이념과는 다른, 개인의 젠더 정체성과 관련 있는 문제이며, 또한 개인의 몸의 변화, 사회적 인정, 차별, 배제 등의 모든 것을 포함함에도, 이를 정치적 이념과 비유하여 사용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에 대해 진보신당 최현숙 성정치위원장은 “노 대표가 성전환자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말한 것은 아니겠지만 발언 자체도 부적절했고, 발언 이후 여기저기서 터진 웃음들은 성전환자들로서는 모멸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어 “이에 대해 18일 오후 5시 30분 경, 종로 인근에서 노 대표와 지렁이 활동가 3인이 만났으며, 노 대표는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성전환자들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사과하고 조만간 자신의 입장을 담은 글을 ‘지렁이’에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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