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 시장에 주목하다]
'핑크머니 경제학' 출간
2006년 영국 가디언지는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마케팅 컨설팅 업체인 '아웃 나우'의 조사결과를 인용한 기사에 따르면 영국 내 동성애자들의 구매력은 연간 700억파운드, 현재 환율로 우리돈 145조원에 달한다. 이뿐만 아니라 동성애자들은 이성애자들보다 연간 1만파운드(약 2천만원) 정도를 더 벌어들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핑크 파운드'(스펙트럼북스 펴냄)는 이처럼 영국 경제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영국의 동성애자 시장을 소개하는 책이다.
제목의 '핑크 파운드'(pink pound)는 영국의 동성애자를 위한 시장에서 유통되는 화폐를 의미하는 것으로 2005년 12월 기준 영국 인구의 6%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약 360만명이 쓰는 돈이다.
핑크 파운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옷과 장신구에 사용되는 돈이다. 동성애자들이 옷과 장신구를 사는 데 쓴 돈은 19억 파운드가 넘는데 이는 루이뷔통이나 샤넬, 에르메스를 포함한 일본의 가방 시장 규모와 거의 맞먹는 액수라고 한다.
책은 엄청난 동성애자 시장에 주목하는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과 핑크 파운드 시장이 지탱하는 문화 소프트 산업, 동성애자 코드에 맞춘 금융과 사회의 변화 등 점차 큰 영향력을 행사해가는 '동성애자 파워'의 다양한 면모를 소개한다.
일본 출신의 에세이스트인 저자 이리에 아쓰히코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떤 나라에든 이 거대한 시장이 잠재해있으며 어둡고 소리 없는 세상에서 그들을 해방시켜 준다면, 차별없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면 자연스럽게 그들은 황금알을 낳기 시작한다"며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에 주목하라고 강조한다.
김정환 옮김. 272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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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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