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원이란 배우가 있었다. (아니 있다.)
중학교 때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 배우를 무척이나 좋아했었다.
그 때는 내가 게이인지 아닌지도 모를 때였는데
그냥 그 배우를 TV에서 보는 것이 그렇게 좋았드랬다.
'토지'라는 드라마에서 어른이 된 길상이 역할을 맡았었는데
그 드라마보려고 주말 저녁에는 꼭 TV앞에 붙어있었고
혹여나 부모님께서 다른 채널을 보실까봐 전전긍긍, 노심초사해야만 했었다.
(나중에 대학들어가서 책으로 토지 읽는데,
길상이 나오는 부분에서 괜히 혼자 얼굴 빨개졌던 기억이^^)
그런데 내가 그 배우에게 관심이 없어져서인지 그 배우가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그 후로 좀처럼 그 배우를 TV에서 볼 기회는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드라마만 해주는 한 케이블 채널에서
'현재의' 그가 나오는 드라마를 볼 수가 있었다.
베스트극장이었는데 진희경과 함께 주연이었고
서로 상처를 간직한 사람들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였다.
그런데 십 수년만에 다시 본 그의 얼굴은 정말이지..
축 쳐진 볼살이며, 드럼통이 되어 버린 몸, 하얗게 바란 머리결 등
그래서 잽싸게 인터넷을 뒤져봤더니 올해로 46이란다. (정말이지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래도 한가지 위안이 되었던 건 나즈막히 깔리는 그의 음성은 더욱 깊이가 있어졌다는 것..
목소리만으로 감동을 주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
모처럼 방바닥에 들러붙어 시체놀이를 하고 있는 주말 밤.
모두들 좋은 '건수'들 있는 밤이었음 좋겠다^^
지금은 세월이 흘러서 모습은 많이 변했지만 이미지 좋은 모습은 여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