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사로잡은 남성 백조들의 힘과 카리스마
더 이상 하얀 튀튀를 입은 가녀린 여성 백조는 없다"
"섹슈얼한 표현과 파격적인 동성애 코드로 공연계에 일대 파란을 일으킨 이 시대 최고의 화제작"
게이들을 유혹하는 기획사의 이런 광고 문구가 아니더라도 <빌리 엘리어트>의 마지막 장면에서 힘찬 도약을 준비하는 남자 백조의 넓은 어깨와 윤곽이 뚜렷한 허리선, 카리스마로 무장한 눈빛 등은 나를 비롯한 게이들의 가슴을 콩콩 뛰게 하기에 충분했었다. 사실 내가 아는 누구는 그 마지막 장면때문에 이 영화를 몇번이나 봤었다고 한다.
원작에서 차이코프스키의 음악만 남기고 모든것을 뒤집과 비틀어 만든 매튜본의 <백조의 호수>,
한 동안 내 꿈속에서 유혹의 몸짓으로 날아 오르던 그 힘찬 백조들을 어젯밤 한국에서 볼 수 있었다.
그들의 땀방울과 숨소리는 느낄수 없었지만(사실 우린 예매 시기를 놓쳐서 3층 A석에서 공연을 봤다) 나름대로 훌륭한 공연이었다.마님은 공연을 보며 눈물을 흘렸단다.
전세계를 감동시킨 오리지널 공연팀이 아니어서 일까,
발레를 하기엔 무리이다 싶을 정도의 몸매와 어설픈 도약, 표정연기 등이 눈에 그슬리는 백조도 여럿 있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빌리 엘리어트의 마지막 장면에서 게이들의 가슴을 울렸던 주인공 '에덤쿠퍼'의 완벽한 연기와 차이코프스키의 역동적이고 비장한 음악에 맞춰 춤추는 근육질의 오리지널 남성 백조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번 공연에 맞춰 기획사에서 오리지널 DVD를 함께 발매했기 때문이다.
어제 공연이 끝난후 살까 말까 망설이는 마님을 꼬드겨 2만 2천원이나 하는 DVD를 사게 한 것이다.
마님의 집은 스케일이 큰 영화나 공연을 보기에 완벽한 조건이 갖춰져 있다.
57인치 대형 TV에다가 DVD플레이어, 5.1채널 스피커까지 말이다.
관람료때문에 혹은 표가 매진되어서 안타까워했던 사람들은 토요일에 마님집에 모여서 같이 봅시다.
시간은 마님과 따로 정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저녁시간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