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윤님께서 오티 상황은 잘 정리해주셨으니 간단히 느낀 점만 적습니다
우선 40년 넘게 살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현실 속의 게이들을 봤는데 너무 한꺼번에 만나 정신이 없었네요.
첫인상은 다들 착해보였어요. 물론 머리에 뿔도 없었고 정신 이상자처럼 보이지도 않았고 ㅋㅋ. 처음 친구사이를 접할 때 커밍아웃 인터뷰를 읽고 가입까지 했는데 그 땐 약간 감동받아서 다들 대단(훌륭?))해보였거든요. 근데 어제는 착한 형,친구,동생들 같은느낌이랄까?!
오티 때는 다들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어서 편안하게 해준 기즈베님,현우님 감사드려요.
만월님 얘기 들으면서 큰 혼란없이 게이임을 받아들일 수 있음에 세대차이를 너머 부러웠어요.그리고 책 열심히 읽는 모습이 좋아보여요. 나도 책은 조금 읽는 편이라 책 좋아하는 사람에게 정이 가거든.
영윤님, 웃는 얼굴로 저를 반겨줘서 고마워요. 자칫 경직될 수도 있었는데 덕분에 편안하게 시작할 수 있었네요.
류근님, 착한 공군 아저씨( 가 아니고 동생) 너무 착해보여 헌병같지 않아! 7 개월 남은 군생활 잘하세요. 제대하고나서 복학생되면 어떨지 궁금하네.
낮잠님, 처음 만나는데도 친근하고 솔직하게 게이사회에 대해 얘기해줘서 너무 고마워. 염려해준 것도 고맙고. 빨리 좋은 사람 다시 만나길. 어제 친구사이 나가지 말라는 애인이랑 헤어졌다고 했을 때 나도 모르게 잘했다 했는데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건 미안. 친구사이보다야 둘 사이가 더 중요한건데....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2 원찬아. 그 날 본 앱은 다 잊어버리고 공부 열심히해라. 그 날도 다시 독서실 갔다니 다행이다. 챙겨주는 이모가 있어 안심이구나.
정기모임에 사람들로 사무실이 꽉 차고 분위기가 밝아서 쬐~끔 지루했지만 괜찮았어요. 옛날 농활이나 학생회 엠티에서나 나올법한 무거운 주제들인데 다들 내 일이라는 주인의식이 있어선지 하품하는 사람도 없고 심지어 활기마저 보여서 놀랐네요. 오티 때 친구사이 연혁을 들을 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선배님들의 노고가 엿보이더군요. 오래될수록 더 젊어지는 단체는 흔치 않은데....
끝나고 뒷풀이 때는 자유스럽게 담화를 나누는데 왁자지껄 ....처음 만난 사람들인데도 스스럼없이 묻고 답하는 모습에 약간 컬쳐쇽! 내성적이라 그런가? 노땅이라 그런가? 촌놈이라 그런가? 그래도 뭐 내내 혼자 뻘줌한 건 아니었고 간헐적으로 어색한 순간엔 몇시간 전 인연이지만 동기에게 다가가 말 걸었다는.... 저를 챙겨주기로한 지보이스님 살짝 섭섭했어요. 나중에 친해지면 술 사주세요.
2차 뒷풀이는 갈라님 덕분에 무척 즐거웠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 아부)
고향 후배(닉네임 깜빡) 도 고맙고.
현님도 동안이면서 너무 착해보이고 밝아서 힘든 고민을 하는 사람처럼 안보여서 부러웠어요. 난 20대가 최악이었는데....
청자(청년)야. 그 날 공부 그만하라고 한 것 취소할께. 내가 하지말라고 안할건 아니겠지만 잘 알지도 못하면서 너무 쉽게 말한 것 같아. 너에겐 큰 의미가 있을수도 있고 그래서 그 공부마저도 의미가 있을수 있는데.....단지 대입공부 내용이 쓸모없다고 어느 대학이냐가 다 는 아니라고 너무 단칼에 No라 한것 같네. 다만 반수를 해본 내 경험에서 니가 너무 힘들까 걱정이네.
헤어지고 가는 길에 중년 두분이 손잡고 가는 모습이 낯설었지만 이런 해방구가 있음에 감사하네요.
어제는 제 인생에 뜻깊은 하루였네요.
옛날 단 한번의 기회만 주어지던 입시제도하에 첫해 2지망으로 삐끗하더니 반수해서 다른 대학을 넣었건만 다시 2지망 !! 그때부터 시작된 2 지망 인생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질질끌며 살아온 20 여년. 그러느라 진로도 사랑도 모든 것이 이 사회가 가라는대로 좋다는대로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어제 정기모임 가길 잘했어요.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났으니까.
얘기는 못나눈 분이지만 어느분인지 알것같아요..
오래 함께해요 'ㅡ' 푸른님
그럼 항상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