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들어가서 김진숙님도 보고 문화제도 즐기며 도란도란 모여앉아 야외캠핑을 꿈꾸었으나
현실은 경찰벽에 가로막혀 여름장마와 최루액을 맞고 아스팔트 위 뙤약볕에서 이틀을 보내고 왔네요
부산에 그렇게 훈남들이 많다더니 다른 액도 아니고 최루액을 맞을 줄이야-_- 그것도 무슨 CS인지 뭔지 화학무기에 가까운 성분이라고 하더군요 막 파란색 색소섞인 물도 뿌리고.. 색은 예뻤는데...
부산역에서부터 영도다리 건너 한진중공업 바로 앞까지 걸어가는데 한쪽 도로를 점령하고 가서 이래도 되는건가? 싶었지만 아니나 다를까 너네 때문에 차도 못탄다고 화내시는 주민 아주머니ㅠ
그래도 화이팅~ 하는 사람들도 있고 주민들 반응도 각각 달랐던 것 같아요.
가두행진 하면서 노래 불렀는데 지보이스가 노래하는게 어찌나 멋있어보이던지+ㅇ+
사람들도 다 막 감탄하고 그랬어요ㅋㅋ
비가 계속 내려서 신발은 다 젖고 양말은 질퍽질퍽.. 고이 비닐에 넣어놓고 집에 와서 꺼내보니.. 양말에서도 암모니아 냄새가 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아무튼 경찰벽에 가로막혀서 더 이상 가지는 못하고 조명은 왜그리 환히 밝혀놓았는지 가로등 조명만으로도 충분히 은은한데 전기세가 장난이 아닐듯.. 폭력경찰 물러가라고 계속 외치는데 살수차로 물 뿌리고.. 수도세도 장난 아닐듯.. 다 우리 세금인데-_- 아까워라.. 그냥 들여보내주면 안에서 알아서 놀텐데 왜 막아놓고 주위 아파트 주민들 시끄럽게 거기서 그러는건지.. 주민들도 많이들 나와서 구경하시더라구요.
급기야 최루액을 분사하는데 사람들 혼비백산해서 막 뛰어오는데(퀴어버스팀은 뒤쪽에 있었어요)
작은 물방울 알갱이들만 튀었는데도 눙물이ㅠㅠ 혼비백산할만 하더라구요
그 난리통에 사람들 수십명이 연행되고 경찰병력이 사람들 물러난 공간으로 들어와서 방송차가 점령당했어요.
뒤에서 또다른 방송차가 한 대 더 들어오고 시간은 흘러흘러 하늘이 밝아오고 있었죠.
계속해서 자유발언과 공연이 이어졌고 신나는 공연들은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힘을 주었어요.
무키무키 만만수는 기즈베님께서 소개해주셨고 그 중 또 하나가 약사회에서 패러디한 한진중 프리덤이었는데 제 친구도 거기서 춤추고 있더라구요ㅋㅋ 하지만 제 시선은 이미 다른 곳으로...
낮에는 해가 떠서 아스팔트 위를 달구었어요. 경찰들은 비킬 생각을 안했고 사람들은 지쳐가고 있었죠.
어쩔 수 없이 3차를 기약하며 김진숙 지도위원의 전화통화로 만족해야 했는데 말씀하실 때 가장 먼저 성적소수자를 언급하시더라구요ㅋ 근데 뒤에서 뭔가 웅성웅성 하는 것 같았는데 아무래도 한국에서 성소수자 노동운동이 그렇게 활발하지는 않다보니 사람들이 의아해할 수도 있을 것 같더라구요.
그래도 마지막 피날레를 지보이스가 멋지게 꾸며주어서 뿌듯했어요ㅋㅋ 모인 사람들도 좋아하는 분들은 좋아하시더라구요ㅋㅋ
나중에 철수할 때는 한대련 다음으로 우리가 거의 마지막으로 나갔는데 93개인가 97개 중대가 왔다고 하더니 경찰차가 정말 많이 나오더라구요;;
그렇게 많이도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완전 인력낭비..
경찰들 수고했다고 손 흔들어주시는 분들도 있었는데 경찰중에도 손 흔드는 애들이 있더라구요ㅋㅋ
걔네들중에도 하기 싫지만 명령이니 어쩔 수 없이 하는 애들도 있겠죠.
아무튼 경찰들도 참 수고하는것 같아요ㅠ 불쌍한 녀석들..
서울기동대 애들은 같은 경로로 가니까 버스 창문으로 마주치는데 막 쳐다보지도 못하고 시선 돌리는게 귀여웠어요.. 휴게소 화장실에서도 옆에서 같이 오줌싸고ㅋㅋ 기분이 오묘하더라구요
뭐 이렇게 한여름밤의 꿈같던 무박2일이었습니다.
다음에 갈 때는 비가 오든안오든 우비랑 돗자리는 꼭 챙겨가야할 것 같아요ㅋ
우비 깔고 앉았는데 엉덩이가 많이 아프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