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혐오 및 차별 저지를 위한 게이 대 번개’를 제안하며
최근 일간지 광고란에서 동성애를 혐오하고 차별을 유도하며 동성애에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광고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호모포비아적인 상황은 영화 ‘친구사이?’ 가 청소년관람불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하고, 평범한 동성애자가 가족 안에서 화합하고, 커플로서 잘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그린 SBS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가 대중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면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성소수자의 인권문제가 법원의 합리적인 판결과 지상파 방송에서 사실적인 묘사로 나타나고 있는 현 시점을 불안해하는 세력들이 생긴 것입니다. 참교육 어머니 전국 모임, 바른 성문화를 위한 전국 연합, 동성애차별금지법반대국민연합, 홀리라이프, 나라사랑학부모회 등의 단체들 중심으로 기존의 동성애는 변태라는 식의 논리가 아닌 동성애는 치유해야하는 질병이고, 확산될 우려가 있으니 동성애를 막아야 한다는 반인권적인 주장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 10월 27일 국가인권위원회가 현재 헌법재판소 위헌제청심판 중인 군형법 92조에 대해 동성애를 짐승으로 비유하는 반인권적이고,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평등권을 침해하는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제출하기로 보도하자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6.25남침피해유족회, 라이트코리아, 외국인범죄척결국민연대 등의 보수단체들이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인권위의 결정을 규탄하는 집회를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1월 10일 조선일보 전면광고란에서 실린 ‘동성애자들이 말해주지 않는 동성애에 대한 비밀 - 동성애자의 양심고백’이라는 광고는 동성애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내용으로 잘못된 허위 내용을 유포하여 많은 동성애자들에게 씻을 수없는 상처를 입혔습니다.
이들 세력은 단순히 동성애 반대만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지속적으로 활동하면서 국가기관의 결정이나 제도 수립 과정에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여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을 필두로 강력하게 뭉치고 있는 보수 기독교 세력들은 반동성애에 대한 움직임을 공개적으로 방송에서 외치고 있습니다. 현재 헌법재판소의 군형법 92조 위헌법률제청건이 연내에 선고하기로 예정되어 있고, 지난 4월부터 법무부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특별 분과위원회가 꾸리면서 차별금지법에 대한 움직임도 다시 일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보수 기독교, 보수 단체 등의 동성애 혐오 조장 세력들은 이러한 중요한 판결 및 입법 과정에 직접 개입하여 자신들의 의견들이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하는 의견이자 국민정서인 것처럼 전달해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더욱 악화시키고, 기독교 근본주의를 한국사회에 앞세워 반사적으로 보수 세력을 더욱 응집시키려는 전략을 꾀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이들은 대형 교회, 기독교 언론, 기독교 관련 학부모 단체 등의 대량의 인적, 물질적 자원을 이용하여 집중적으로 반동성애 움직임에 나설 것입니다.
따라서 이들의 반인권적, 반종교적인 움직임을 막기 위해서는 적극적이면서 다양한 대응 전략과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판세의 규모가 커지고 다양한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성소수자 인권단체의 활동뿐만 아니라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개개인의 자발적이면서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우선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는 지금의 상황들을 정리하여 성소수자 커뮤니티와 각국의 인권단체들에게 알리려고 합니다. 또한 동성애 혐오 세력들이 지금까지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간지 광고에 게재한 내용과 기자회견 및 집회 등을 통해 토해낸 동성애자에 대한 잘못된 사실 유포와 명예를 실추시킨 내용들에 법적인 대응을 강구할 것입니다. 또한 일반 대중들을 대상으로 성소수자 커뮤니티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대중캠페인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동성애 혐오 조장 움직임을 사회적으로 알리는 작업과 법적 대응 등을 함께 기획하고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려고 합니다. 2010년 11월 27일 저녁 8시 친구사이 사정전에서 ‘성소수자 혐오 및 차별 저지를 위한 게이 대 번개’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이 자리는 한국사회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동성애 혐오와 차별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의 계획이 무엇인지를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일련의 활동은 성소수자단체의 기존의 활동이나 개개인의 활동만으로는 많이 부족합니다. 많은 성소수자들의 참여가 절실히 필요하고, 여러 사람이 함께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습니다. 싸움은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가 혐오와 차별에 대항하여 성소수자의 인권을 주장할 때 입니다.
일시 : 2010년 11월 27일 토요일 저녁 8시
장소 : 친구사이 사정전
2010년 11월 22일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