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비판 동성애자 피아니스트에 돌연 공연취소 통보 [조인스]
영국 피아니스트 스티븐 휴(46.Stephen Hough)가 베트남 하노이 공연을 며칠 앞두고 공연 취소 통보를 받았다. 그가 동성애를 반대하는 가톨릭교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다니는'문제아'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영국 데일리 텔리그라프의 보도에 따르면, 휴의 매니저는 이번 공연의 스폰서인 코냑 제조업자 헤네시 측으로부터 "휴의 신변 안전을 지키고 베트남 정부와의 어색한 상황을 방지하고 휴의 신변 보호를 위해서"피아니스트의 초청을 철회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것.
신문은 베트남의 문화부 관리가 분명히 피아니스트의 홈페이지(www.stephenhough.com)를 방문해 동성애에 대한 바티칸의 입장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 그의 글을 읽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거침없이 자기 의견을 말하던 가톨릭 사제 한 명이 최근 베트남에서 체포되었고, 문화부 관리가 휴의 글을 읽었을 때 이 사건을 떠올렸다는 것. 휴는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공개하면서 오랜동안 파트너와 동거해왔으며 19세때 가톨릭교로 개종했다.
휴는 "6개월전 공연 일정이 잡혔고 개런티와 항공료 협상이 오가면서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왔다"며 "문화부 관리가 어제 내 웹사이트를 방문한 다음 나의 신변을 보호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휴의 홈페이지에 있는 문제의 글은 '동등한 음악'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이 글에서 휴는 현대 교회는 노예제도나 남성에 대한 여성의 복종에 관한 그의 가르침과 마찬가지로 동성애 행위를 반대한 사도 바울의 입장에 더 이상 얽매여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가 쓴 이 글은 벤 섬머스킬이 엮은 The Way We Are Now라는 책에 실렸고 2006년 4월 영국의 가톨릭 주간 신문 The Tablet에도 게재됐다.
스티븐 휴는 1983년 뉴욕 나움버그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에 입상했으며 뉴욕 줄리아드 음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전곡 음반을 냈다. 작곡가로도 유명하다. 스티븐 이설리스에게 헌정한 '첼로 협주곡'(2007년)과 웨스트민스터 대성당 합창단을 위해 쓴'미사'등의 대표작을 발표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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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돌바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10-20 1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