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_보이스

title_Chorus
홍민우 2006-12-18 21:4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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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에 한번 들어올까 말까했던 이 게시판에 이렇게 자주 기웃거리는 것도 감기와 더불어 코러스의 후유증이겠지요.


제가 코러스모임에 들어온 이유는, 약간은 지루하고 단조로운 이반 생활에 대한 답답함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반들을 대상으로 하는 아이샵에서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반들과 사적인 인간관계는 별로 없는 편이었고, 모임이나 단체에 가입해서 활동하는 것도 번거롭고 별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고, 또 워낙 성격이 노력절약형에다, 낯가림 심하지, 술도 못마시지, 주말에 밤새워 노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 등등의 이유로 꽤 단조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지요. 어쩌면 제 흥미를 끌만한 모임을 발견하지 못한 탓일수도 있겠습니다만은.


바쁘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해서 자주 연습에 빠지기도 했지만 연습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노래를 하는 것도 즐거웠고, 연습 중간 중간에 몇 몇 분들이 던지는 농담도 유쾌했습니다. 공연을 앞둔 연습은 자칫 서로 스트레스를 팍팍 주기 쉽상인데도 연습 자체를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많이 참아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려요.  


모든 분들이 수고했고 모든 분들이 고맙지만, 몇 몇 분들이 특히 떠오릅니다. 제가 그나마 이렇게 연습에 참여하고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코러스보이님 덕택입니다. 열심히 문자보내주고, 가르쳐주고, 음치 몸치를 상대하면서도 짜증내지 않고 잘 이끌어 주었어요. 언젠가 혹시 누구라도 삐져서 나오지 않을까 하는 노심초사하는 모습을 잠깐 본적이 있는데, 그 때부터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저를 비롯해서 단원들이 열심히 했다면 그것은 코러스보이님이 열심히 하신 그림자일 것 같아요.


저와 같은 파트였던 디노님에게도 감사를 드려요. 만약에 디노님이 없었으면 바리톤은 망했을 거예요. 디노님 덕택에 제가 못해도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공연에 설수 있었죠. 저의 든든한 파트너였답니다. 포토캐논님에게도 감사를 드려요. ‘비 내리는 날 먹는 김치부침개’라는 공포를 그나마 이길 수 있도록 개인지도를 해주었는데, 덕택에 무사히 했습니다.(물론 제 기준으로 무사히 했다는 거죠 ㅋㅋ) 갈라님에게도 감사를 드리고 싶군요. 사실, 제가 코러스 모임에 나오면서 제일 걸렸던 것이 나이거든요. 갈라님 덕택에 용기를 내서, 나이에 굴하지 않고 나올 수 있었어요. 대모로서 역할도 잘하신 것 같아요. 공연 후에 주신 양말도 고맙구요. 나중에 60이 넘으면 호호파파 게이 합창단에서 활동하자구요 ㅋㅋ


그리고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지 못한 분들도 같은 비중으로 감사를 드려요. 낯설음을 잘 견디지 못하는 저를 편안하게 해주신 단원들 모두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게이적 생활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 같군요. 이 바닥 생활에서 언제부터인가 감동이라든가 훈훈함을 잃어버렸었는데, 그것을 다시 찾게 해준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이 모임이 단지 노래만 하는 모임이 아니라 게이적 우정도 경험하는 모임이 되기를 바라구요.


덧붙여서... 이번 주 수요일 저녁에 아이샵에 오면 우리 모두가 잘 아는, 그리고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분의 ‘이반들의 즐거운 성생활’과 관련된 강의를 들을 수 있답니다. 코러스 공연 후유증으로 몸이 근질근질하다면 오세요. 제 일터도 구경하시구^^

박재경 2006-12-18 오후 22:22

그날 택시가 안잡혀서 걸어가신다고 하더니 에구구 감기 빨리 나으시길 기원하겠어요

코러스보이 2006-12-18 오후 23:08

홍팀장님 김치부침개 멋있었어요^^ 화이팅!!

포톤케논 2006-12-18 오후 23:45

홍팀장님~!! 비내리는날 그거 정말 잘하셨어요 ㅋㅋ 감사합니다! 다음 공연에도 같이하면 좋겠어요!! 감기 얼른 나으시구요!! 다음에 뵈어요!!

단비 2006-12-19 오전 00:51

수고 많이 하셨구요~
수요일에 뵈요~ ^-^

디노 2006-12-19 오전 02:07

"막강 바리톤" 화이팅! 홍팀장님 수고하셨구요...열쇠는 아직 못찾으셨는지...ㅠㅠ

홍민우 2006-12-19 오전 02:21

재경/잘 들어갔나요? 저는 부지런히 걸어서 들어갔슴다. 코러스/감사, 비오는 날에 같이 김치부침개먹어요. 포토/감사. 다음공연에도 같이하죠. 단비/단비님도 수고 많았어요. 수요일에 봐요. 디노/감사^^ 잊어버린 열쇠는 포기하고 새로 복사하는 중~~

열심히살자 2006-12-19 오전 03:23

수고하셨습니당 ㅋㅋㅋ

Norma 2006-12-19 오전 08:46

아..미소가 인자하신 그분..^^

홍민우 2006-12-19 오후 18:57

열자/열자님도 수고하셨어요. 목소리가 환상적입니다. 특히 본드네포장마차에서 불러준 노래는 정말 멋있었어요. 녹아들던데요^^ 노르마/역시 제 나이가 많이 들었나 봐요. ㅋㅋ 공연을 위해 정말 수고 많았어요. 지금 하고 계시는 음악공부나 다이어트에서 좋은 성과가 있기를^^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