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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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돌바우 2005-08-30 19:47:07
+3 895
그저께 였다.
꼬맹이가 늦게 들어왔는데,
밖에서 담배를 피다가 강아지 먹을것 좀 없냐고 소리를 쳤다.
뭔 소리인가 해서 내다 봤더니 조그만 강아지(종은 잘 모르겠지만 어미 같았음)가
쫄래 쫄래 따라다니고 있었다.
빨간 방울을 맨 강아지는 사람을 별로 가리지 않았고,
현관문을 열어 놓으니 부엌까지 들어오는 걸로 봐선 집안에서 키우던 강아지 같았다.
밤 12시가 넘은 시간에 돌아다니는걸 보니, 길 잃은 강아지 같았다.
집안을 뒤져보니 참치 한 캔이 있었다.
한캔을 따서 다 주기엔 많을듯 해서 절만만 덜어주었다.
허겁지겁 먹는 폼을 보니 많이 배가 고팠나 보다.
다 먹고 나선 나를 바라 보았다.
나머지 참치도 내어 주었다.
털 상태도 양호한걸 보니, 길 잃은지 얼마 안되는 듯 했다.
혹시나 싶어서 이리 저리 살펴봤지만, 연락처는 보이지 않았다.
강아지는 계속 우릴 따랐고 그저 주인이 찾길 바라면서 그냥 내 보냈다.

어제.
늦은 밤에 방울 소리가 들려왔다.
아직도 주인을 찾지 못했나 보다.
어제 준 참치 캔이 마지막이라 더이상 줄게 없었다.
어제보다 많이 경계하는 눈치였다.
문득, 길거리에 강아지를 찾는 다는 전단이 붙은게 기억이 나서 전단 붙은 곳을 찾았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더니 --;
동네를 둘러보아도 강아지 찿는다는 전단지가 보이지 않는다.
집에 와보니 강아지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집에 매어두고 유기견 신고라도 할걸 그랬다.
동네 강아지 인듯 하니, 사진이라도 찍어서 전단지라도 붙일걸 그랬다.
지금은 어디서 길을 헤매일지 모르겠다.

강아지 키우시는 분들 제발 연락처 좀 적어서 목걸이 해주세요.
키울때는 자기 자식처럼 대한다면서 잃어버릴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각지 않는지 ㅠ.ㅠ

강아지가 불쌍하다.

칫솔 2005-08-31 오전 00:44

다른 집에서는 스팸을 따주니... 그리 갔을지도... ^^
스팸을 사다 놓으세요...

김치문 2005-08-31 오전 03:36

현대인들이 잃어버리기 쉬운.. 동심이랄까요, 사람의 착한 심성을 느끼고서 훈훈한 미소를 머금고 갑니다~ ^^

류청규 2005-08-31 오전 08:58

울 강아쥐는 18살...다른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런지 모르지만 이제 갓 백일 지난
조카보다 더 사랑하는 나의 하나뿐인 동생.
보신탕은 식문화이니 별로 반감은 없지만, 애완견을 마치 유행처럼 사고는
유기하는 것들은 입도 막고, 귀도 막고, 눈도 가려서 주변과 소통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맹수 우리에 던져져 봐야 그 심정을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격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따위 인간들이 부모라면 그 자식을 마찮가지 상황에
던져놓아야 버려진 유기동물들의 심정을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건 동물이건 혹은 식물인건 살아있다는 자체만으로 살아갈 권리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그 단순한 즐거움을 목적으로 권리를 짓밟는 것이야 말로 가장 야만적인
행위가 아닐까?
살아있는 동물의 원죄는 다른 생물을 죽여서 섭취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생존 방법에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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