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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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라는 아쉬움도 크지만, 즐거운 판결입니다^^
민주노동당 성명서를 퍼올립니다^^



<성명>
성전환자 호적상 성별 정정 허가를 환영한다

대법원이 성전환자의 호적상 성별 정정을 허가하는 판결을 내렸다. 민주노동당은 창당정신과 당론으로 성소수자의 당연한 권리 신장에 노력해온 유일한 정당으로서, 대법원 판결을 적극 환영하는 바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있으며 이것이 공공복리나 질서에 반하지 않다면 전환된 성을 인정해 줌이 상당하다’라고 밝히고 있다.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에 박수를 보낸다.

이와 관련, 민주노동당은 지난 3월 최고위원회에서 ‘성전환자 인권실태 조사 사업 계획’을 공식 승인하고, 8월 결과 발표를 목표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 성소수자위원회, ‘성전환자인권운동모임’, ‘연분홍치마’ 회원들과 함께하고 있는 조사 사업은, 성전환자의 내적 고통에서부터 일상적 공간에서 자행돼온 차별과 억압에 대한 실제 인권침해 실태를 낱낱이 폭로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한국 사회 최초의 성전환자 인권문제 실태조사이며, 정당이 성전환자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선 첫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대법원 판결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민주노동당은 9월 ‘성전환자성별변경및개명에관한특례법’안을 마련, 성별을 바꾸지 못함에 따라 발생되는 차별을 최소화하겠다. 여야를 초월한 입법부의 적극적 동참을 요구한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편견과 무지로 고통받아온 성소수자들에게 축하와 위로의 말을 전한다. 민주노동당은 성소수자들의 더 많은 권리 신장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지금도 억압받고 있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편에서 끝까지 함께 하겠다.

2006년 6월 22일
민주노동당  

게이토끼 2006-06-23 오전 04:44

아직 입법 투쟁이 남아 있군요. ㅎㅎ

공동연대와 민주노동당이 연대해서 함께 추진하고 있는 '성전환자성별변경및개명에관한특례법'이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이는 몇 년 전 필리핀에서 진보정당과 성 소수자들이 연대해서 '차별금지법'을 입법화시킨 사건과 맞먹는 효과를 창출하게 될 겁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이에 아주 고무적인 영향을 미칠 게고요. ㅎㅎ


P.S
약간의 인식 문제인데, 성명서 하단에 보면 '민주노동당은 성소수자들의 더 많은 권리 신장을 위해'라는 표현이 삽입되어 있군요. 이것을 이렇게 대체하면 인식상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민주노동당은 노동자들의 더 많은 권리 신장을 위해'. 이처럼, 그닥 정제되지 않은 표현입니다.

동성애자 시민권의 단초들을 발명하고 또 그것을 신장시키는 것은 궁극적으로 노동-자본의 관계를 새롭게 재구성하듯, 동성애를 비롯한 타자화된 성과 이성애주의의 관계를 재구성하기 위함이겠죠.

그저 지나가는 딴지였습니다. ^^

그나저나 오늘 날짜는 역사에 기록되겠어요. 시샘님, 자주 놀러 오세요.

돌멩이 2006-06-23 오전 11:24

춤이라도 춰야 하지 않을까?


언젠가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동성애자들이 '제대로'숨 쉴 수 있는 사회가 된다면, 한국사회 속의 많은 소수자, 약자들의 권리가 확보된 진정한 민주사회, 혹은 상당히 민주화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사실, 동성애자들의 권리 운동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수많은 소수자 문제의 가장 마지막 '최첨단'에서 만나게 되는 "뜨거운 감자'가 아닌가 생각해 본 것이다. 물론 국가별, 문화권별 특수성이 있을 것이고, 기계적인 사회진보를 의미하는 바는 더더욱 아닐테다.

그런데 한국 사회에서 동성애자 운동은 다른 모든 민주화와 소수자 문제들과 나란히 병립되어 돌출하고 성장해 온 듯하다. 아마도, 국내외의 변화되는 환경들에 기인하는 바가 크겠지만, 이런 저런 일선들의 일들을 하다보면, 오히려 동성애자, 혹은 성소수자 권리/문화 운동이 다른 운동영역을 견인하고 추동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착각을 할 지경이기도 하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인상적이며, 역사적인 판결이다. 한국사회가 공적영역에서 성소수자들의 사회적 실존을 인정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마치, 97년의 동성애자들이 처음 노동자 집회에 무지개 깃발을 들고 쫓아 나간 그때, 그리고 처음으로 퀴어문화축제가 '문예진흥기금'을 받았을 때 처럼 기쁜일이다. 한국사회가 성소수자들의 실존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한걸음씩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춤이라도 춰야하지 않을까?

물론 샴페인을 먼저 터트릴 일은 아니다. 아직도 이 판결이 한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고_또 그들의 편의와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의 사회적 장치를 마련해야하는 어려운 과정이 남아 있는 때문이다. 아마도 '특별법'이라는 형태로 나타날 듯 하지만, 그것의 국회통과가 얼마나 많은 충돌을 야기할지, 또 얼마나 합리적인 장치를 마련할 것인가 하는 중요한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제 시작이 아닐까! 아마도 이제부터 보수진영들의 케케묶은 논리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고 그것들을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깨부수어야 하기 때문이다.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 아울러, 성소수자 뿐만 아니라, 이러한 성소수자들의 움직임들이 다른 수 많은 차별과 억압 속에 놓여있는 소수자/약자들의 운동을 자극하고, 견인하고 추동하여 행동으로 이끌어 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런데, 좋은 일을 두고 걱정이 앞서는 것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생기는 소위 '노파심'이라는 건가? 한편으로는 어딘가 께름칙한 탓이다.
이 유쾌하지 않은 기분은 한국 성소수자 커뮤니티와 단체들이,우리들이, 이 견고한 이성애주의 사회에서 '이 것들'을 뺏어낼 만큼 과연 모질게 투쟁했는가 하는 '되돌아 봄'에 연유한다. 어째 그저 얻어지고 있지는 않은가, 쉽게 얻어가고 있는 건 아닌가. 투쟁과 저항의 경험없이 거대한 사회적 흐름과 경향에 편입하여 무임승차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두려움이다. 물론 지금도 열심히 어디에선가 자신의 목소리를 갈고 닦고 있을, 어쩌면 지금도 밤을 새워 성명서를 쓰며 문장을 다듬고 있을 활동가들의 노고와 노력에는 미안한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들이 커뮤니티의 순수한 역량이 아닌 몇몇 활동가들의 노력이 민주화라는 바람, 혹은 문화적 시류를 타고 맥없이 끌려 가고_혹은 흘러가고_혹은 밀려가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인상적 표피에서 느끼는 두려움 탓이다. 경험이 없는 운동은 나약하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빼앗기고, 빼앗기고도 억울한 줄 모른다. 되돌아 온 차별은 더욱 폭압적일테고, 치밀하고 공격적일테다. 부당하게 누렸던 '좋은 한 때'의 기억은 공격적 현실 앞에 추억으로나 남을 테다.


다만, 이런 저런 일들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_각자의 영역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 활동가들과 성소수자들을 만날 때면 가슴이 뿌듯하다. 그리고 허약해 보이는 현재 커뮤니티의 다가올 내일의 긍정적 '가능성'에 희미하게 희망을 가져보자 생각한다. 최초의 동성애자 그룹인 '초동회'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근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이제 좋은 일도 생길만한 시간이 흘렀다고 믿어 보자. 그 시간 동안 각자각자 이러저런 시행착오를 거치며 투쟁하고 싸워온 단체와 개인, 커뮤니티의 역량과 힘이 빚어낸 결과물이라고 믿어보자. 앞으로도 더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길 것이라고 믿어보자. 성별정정 특별법도 만들고, 차별금지법도 만들고, 사회적 시민권을 획득하여 동성애자 부부도 탄생하는 날들, 그런 날들이 우리 생애 중에서 모두 반짝반짝 빛을 발 할 수 있으리라 믿어보자!

damaged..? 2006-06-23 오전 11:50

돌멩이형, 멋지구리~! ^ㅇ^

워낙 모든 게 계속, 빨리, 그리고 예측할 수 없이 변하는 한국 사회라서 덕을 보는 면도 있겠지만, 가급적 변화를 우리--그리고 다른 모든 소수자--한테 맞게 능동적으로 일으키는 게 관건이겠죠? ^^

돌멩이의 남자 2006-06-23 오후 12:20

노댄스 돌멩이, "나도 춤 출 수 있다!" 폭탄 선언에, 친구사이 춤샘 혀 깨물고 혼절, 파문!

돌멩이의 언니의 주장에 십분 공감. '무임승차' 운동의 한계는 언제나 명확. 함께 춤 출 수 있는 판을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적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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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