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title_Free

나는 HIV감염으로 군대를 면제받았다. 부모에게는 평생 약을 먹고 관리해야 하는 병 때문이라고 둘러댔다. 부모님도 그냥 그러려니 하셨다. 그런데 최근 TV를 틀면 시끄러울 정도로 뉴스 보도가 이어진 탓이었을까? 부모님이 내게 전화를 하셨다. "혹시 너 에이즈니? 아니지?" 나는 섣불리 대답할 수 없었다. 애써 아니라고 웃으며 손사래 치면서도 그런 모습이 내 자신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 같아 자괴감이 들었다. 자괴감이 들다 못해 죄송하기까지 했다. 수화기 너머 부모님의 반쯤 울먹이는 목소리를 듣고 죄책감이 들 수밖에 없었다. 질병은 죄가 아닌데 죄책감이 드는 내 자신이 너무 싫었다. 가족들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나를 철저하게 격리한 시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울타리가 되어줄 부모님에게조차 힘들다고 토로할 수 없었다. 슬픔을 넘어 고립감을 느끼게 된 지도 오래다. 그러면서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내 모습도 이따금 발견한다. 누군가에게, 아니 가족에게조차 들키면 철저하게 배제당하고 격리당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점점 숨어드는 것은 아닐까? 과연 이 상황에서 질병을 가진 사람이 잘못된 것일까? 아니면 에이즈라는 질병을 공포와 범죄로 몰아가며 낙인화하는 언론과 사회가 잘못한 걸까? 답이 너무 명확한 질문이다. ▶ 기사보기:https://goo.gl/vEnU7E ▶ 여러분의 '좋아요'와 '공유하기'는 친구사이의 힘이 됩니다.

친구사이에 의해 게시 됨 2017-12-01T04:02:10+0000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수
13744 5.16 혁명동지회 2세 주요 정치인들 석지수 2018-06-23 85
13743 어딘가에서 본 듯한 친근한 이들의 모습이 담겨... 친구사이 2018-06-22 116
13742 에이즈혐오는 HIV/AIDS감염인들로 하여금 ... 친구사이 2018-06-22 121
13741 난민혐오조장 세력은 난민의 존엄과 인권을 부정... 친구사이 2018-06-22 50
13740 2018년 책읽당 열세 번째 모임의 책은 소노... 친구사이 2018-06-21 75
13739 6월 30일 책읽당 - 소노 아야코, <약간의 거리... 책읽당 2018-06-20 63
13738 동성애가 명실공히 정신병이던 20세기 중후반을... 친구사이 2018-06-20 85
13737 [논평]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비병리화한 세계보... +1 친구사이 2018-06-20 76
13736 이번 인권위 진정에는 전국 228개 단체, 8... 친구사이 2018-06-20 48
13735 오늘 오전 11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지방선... 친구사이 2018-06-19 78
13734 ‘2018 친구사이 사용설명서’는 친구사이 안... 친구사이 2018-06-19 98
13733 오늘 친구사이는 2018 퀴어여성게임즈에 '삔... 친구사이 2018-06-18 105
13732 지난 5월에 있었던 신(新)가족의 탄생 출판 ... 친구사이 2018-06-15 83
13731 2018년 친구사이 교육프로그램 ‘커뮤니티와 ... 친구사이 2018-06-13 95
13730 건강 두뇌 몸에 좋은 좋은글 한번씩 읽고들가세요 ^^ 송택정 2018-06-10 70
13729 [모임] 문학상상 #8 슈라모쿠 2018-06-08 132
13728 6월 16일 책읽당 - 장 자끄 상뻬, <얼굴 빨개... 책읽당 2018-06-06 113
13727 ‘이번에도’… 선거마다 반복되는 성소수자 혐오 발... 리커 2018-06-03 103
13726 성범죄 피의자에게도 경찰단계부터 국선변호인 지... 이계덕 2018-06-01 97
13725 유별난 성소수자 가족공동체이야기 신(新)가족... 친구사이 2018-06-01 112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