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친구사이?>에 대한 동성애 혐오적 등급판정을 철회하라!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는 <친구사이?>(김조광수 감독,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청년필름 제작)가 유해하다며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내렸다. 영등위는 청소년관람불가의 사유를 “영상의 표현에 있어 선정적인 부분은 성적 행위 등의 묘사가 노골적이며 자극적인 표현이 있기에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영화(청소년이 관람하지 못하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영화)”로 밝히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영등위가 등급판정을 할 때 표현정도에 대해 △주제, △선정성, △폭력성, △공포, △대사(지속성 등), △약물, △모방위험 등을 판단하는데 <친구사이?>는 주제에 있어서 다소 높음을, 선정성과 모방위험에서 높음을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기준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 <친구사이?>가 동성애를 표현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러브신의 수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선정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것은 동성애를 이성애와 다른 기준으로 보고 있고, 동성애 주제 자체를 선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증거이다.

 또한 모방위험이 높다고 판단한 것은 동성애에 대한 심각한 차별적 관점과 혐오에서 비롯된 것이다. 청소년들이 동성애를 모방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내리는 것은 이미 동성애가 나쁘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이것은 청소년에 대한 차별로 이어진다. 청소년들도 성정체성에 대해서 고민하고 실천할 권리가 있다.

 영등위는 사회적으로 합의된 기준에 따라 편견과 차별 없이 영상물의 등급을 심사해야 한다. 폭력, 공포, 대사 등에 대한 기준은 유연한 반면 유독 ‘동성애’를 다룬 영상물은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그 어떤 합리적인 근거와 기준도 없는 것이며, 오히려 편견과 차별을 조장하는 것이다. 이미 2003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청소년 보호법에 동성애를 변태성행위의 항목에서 삭제하라고 권고했고 2004년에 이 항목에서 삭제된 바 있다.

 영등위는 자문해보길 바란다. 동성애 자체가 유해하다면 동성애자가 유해하다는 말인가? 동성애가 모방위험이 있다면 이성애는 그렇지 않은가? 청소년의 건강과 차별 폭력 없는 성의식을 방해하는 것은 폭력성이 아닌가?

 영등위는 하루빨리 이번 등급판정의 잘못을 인정하고 철회하길 바란다. 진보신당은 영등위가 초법적, 차별적 칼날을 휘두르는 것을 절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2009년 11월 12일

진보신당 대변인 김 종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