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title_Free
라이카 2010-06-10 23:31:23
+2 590

그러니까 지금 코러스보이님이 대표님하던 2003년에 첨으로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라는 걸 참여했어요.

그전에는 수영모임에만 나가고 종로에서 술먹는 정도였거든요.

근데 수영모임에서 단체로 퍼레이드 때 옷 맞춰 입고 라인댄스를 하니 저보고 같이 참여하자고 하더군요.

못한다고 말하기가 그랬어요. 제가 데뷔해서 이것저것 많이 신세진 언니들이 하자는 것이기 때문이었죠.

한달 정도 연습실을 빌리고 본격적으로 연습을 할 때도 과연 내가 길바닥에 나서서 나 게입네 하며 이 춤을 출 수가 있을까, 도리질이 쳐졌죠.

솔직히 마지막에 적절한 핑계로 빠져나갈 생각도 무진 했었구요.

어찌어찌 퍼레이드 날이 되었고 나시와 핫팬츠의 복장(?)을 갖춰입고 준비를 하는 동안 앞이 캄캄했어요.

아 드디어 내가 일을 저지르는 구나.

출발하고 몇 발 뛰면서 동작을 취할 때까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온갖 걱정과 기우는 점점 벅차오르는 울컥함으로 바뀌었답니다.^^

종로 길바닥에서 내 존재를 첨으로 드러내고 과감한 동작을 취하면서 드디어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를 느꼈다고나 할까? 왜 영화제목 있잖아요. ‘처음 만나는 자유’

그 날의 감격이 어두운 터널을 지나 나름 즐겁게 살아가게 된 원동력이 아니었나 싶네요.

참여하고 싶은데 망설이시는 분 많을 거예요. 하지만 조금만 용기를 내 보시길..

막상 저지르고 보면 별 것도 아니지만 큰 울림으로 남는 것들이 꽤 된답니다.

인생의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길남이 2010-06-10 오후 23:39

저랑 같이 나가면 제 빛나는 미모 때문에 사람들이 대개 저만 쳐다보더라구요. 오호호홋!!
살다보면 하늘이 무너져도 못 할 것 같은 일들, 죽어도 못할 것 같아 미루게 되는 일들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저는 그 중 백가지 정도를 저질러 봤는데... 하늘도 안 무너지고 죽지도 않았어요.^^ 혹시 아직도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좀만 더 용기를 내세요. 그냥 묻어가면 된다능~~~^6

goottime 2010-06-11 오후 19:04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수
7804 비가 와도 천둥이 쳐도 퍼레이드는 고고싱^^ +2 코러스보이 2010-06-11 724
7803 +2 칫솔 2010-06-11 645
7802 개이카야 너도 연주할 수 있어 +7 안티라이카 2010-06-11 736
» 길녀의 추억 +2 라이카 2010-06-10 590
7800 오늘은 ........ +5 박재경 2010-06-10 624
7799 동성애 없는 선진국 되길 +3 안티개말라 2010-06-10 688
7798 12일 친구사이 퀴어문화축제 시간 별 일정표 +12 기즈베 2010-06-10 1101
7797 12일날 친구사이는 이렇게 행동하기로 해요 +2 박재경 2010-06-10 879
7796 즈베가 좋아하는 단단한 형광등 +5 안티기즈베 2010-06-10 763
7795 어제 찬란한 유언장 행사^^ +3 기즈베 2010-06-09 742
7794 출근하기 싫어요... +3 Sander 2010-06-09 995
7793 여기가 자게이군요.. 왜 여길 못찾았지 ? +5 거북이 2010-06-09 531
7792 개말라, 개가람, 개즈베, 개븐이만 보세요 +4 안티개씨가족 2010-06-09 611
7791 며느리가 남자면, 사위가 여자면 안되는 걸까 +1 기즈베 2010-06-09 849
7790 軍내 동성애 처벌은 위헌?..10일 헌재 공개변론 기즈베 2010-06-09 615
7789 이러고 논 적도 있었어요. +2 안티가람 2010-06-09 677
7788 소소하게 글 한개 쓰고 갑니다. +4 평인 2010-06-08 579
7787 친구사이 퍼레이드 특별 미션 - "오천원의 행복" +9 퍼레이드퀸 2010-06-08 1434
7786 성질 드러운 개말라 +1 안티개말라 2010-06-08 715
7785 8일 찬란한 유언장 쓰기가 있습니다. 차돌바우 2010-06-08 794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