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흐렸다.
오후엔 비까지 왔다.
새 옷을 사려던 계획은 무거운 몸과 힘겨운 그리움에 멍든 가슴으로 뒤로 밀려나 버렸다.
문자를 보내도 답신을 주지 않던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약속을 하고 나니 그리움이 앞서 달려가고 있었다.
그냥 아는 얼굴이고 아무 것도 없이 그저 시간이나 보내다 돌아 올 건데 그리움이 옥쇄처럼 조여왔다.
그립다, 인간의 따뜻한 체온이 그리워 자꾸 걸음마저 비틀려댔다.
점심을 먹고 잠시 가슴을 달래고 머리를 비우고 그리고 집을 나섰다.
그런 날이 있다.
무조건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나가 빈둥 거리더라도 서성거리게 만드는 햇살 좋아 어쩌지 못하게 만드는 날이있다.
그리고 또 그런 날도 있다.
무조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하소연 하게 만들고 또 만나게 만들고 그렇게 인간의 체온 속에 인간을 느끼고 싶은 날이 있다.
그냥 수다를 떨고 가슴 한 곁에 쌓아 있던 신문을 펼쳐 들듯 하염없이 이야기를 털어 내놓고 그리고 손을 흔들며 집으로 돌아왔다.
사람이 그리운 날엔.... 남 모르는 낯선 등조차 반가운 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