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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자 의료보호제 2006-07-10 20: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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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성전환자의 호적상 성별 정정을 인정하는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성전환증자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여전히 흥미위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대전의 한 '개인병원'에서 가슴 절제수술을 받은 김모(27)씨.

오랜 망설임 끝에 오른 수술대는 그러나 악몽 그 자체였다. 마취가 제대로 되지 않아 수술 내내 죽음에 이르는 고통에 시달렸다.

김씨는 "수술도중에도 마취를 몇 번 하고, 수술 중에 '여길 자를까 저길 자를까' 하는 말들이 다 들렸다"며 "내가 무슨 '마루타'도 아니고 의사들이 환자를 더욱 불안하게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병원의 권유로 당일 퇴원했다가 다음날 새벽 의식을 잃어 종합병원 응급실에 실려갔다. 진단 결과 한쪽 가슴이 제대로 봉합되지 않아 감염이 됐다. 김씨는 다음날 재수술을 받았으며 처음 병원과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2년 서울 강남의 한 '개인병원'에서 성기 제거 수술을 받은 황모(27)씨는 수술이 잘못돼 이후 세 차례나 재수술을 받았다.

황씨는 "처음 수술을 잘 했어야 했는데, 이렇게 되버리니 자멸감이 들었다"다 면서 "내가 왜 이렇게 힘들게 수술을 할까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정말 죽지못해 견뎠다"고 말했다.

올해 환갑을 맞은 이 모씨는 20여년 전 경기도 부천의 한 아파트 지하에서 무면허 의사에게 수술을 받은 후 부작용으로 본 수술비의 두 배가 넘는 돈을 재수술에 썼다.

지난 92년에는 한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다 과다출혈로 사망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성전환수술 경험자는 "가슴수술하다 폐혈증으로 사망한 사람도 있고, 남성으로 성전환수술을 하다가 과다출혈로 사망한 사례도 있다. 아는 사람만 아는 얘기"라고 말했다.

때론 찬사를, 때론 손가락질을 받아 온 성전환 수술, 그 이면은 목숨을 담보로 한 수술대위의 '외줄타기'였다.

음성적 수술 때문에 의료사고 반복

국내 성전환수술이 이렇게 의료 사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아마추어 의사들이 칼을 잡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에서 비롯되고 있다.

성전환 수술, 특히 여성으로의 성전환 수술은 기술적으로 크게 어렵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의료사고가 빈번한 것은 수술 자체가 음성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우선 수술을 원하는 성전환증자들이 신분 노출을 우려해 종합병원보다는 개인병원을 더 선호한다.

부산 동아대학병원 김석권 교수는 "개인병원에서는 환자에 대한 데이터를 남기지 않는 경우가 많아 환자가 부작용이 나서 병원에 다시 가도 환자에 대한 수술 정보를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짧게는 십여년, 길게는 30여년 동안 자신의 성정체성을 숨기며 살아온 이들은 가능한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기록체계가 허술한 개인병원을 찾고 있다.

비용도 개인병원이 종합병원보다 상대적으로 50% 가량 싸다. 그러나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성기제거수술의 경우 개인병원 수술비용의 경우 1000여만원에 이른다.

이러다 보니 검증되지 않은 개인병원 의사들이 무분별하게 칼을 들고 있다.

연대 세브란스 병원 비뇨기과 이무상 교수는 "아무나 다 한다고 보면 된다"며 "외과적인 호기심, 경제적인 매력, 이런 것 때문에 이 수술이 남용이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물론 문제의 밑바탕에는 성전환자들을 터부시하고 이상시하는 우리 사회의 전통과 규율이 도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성전환자들은 의료사고가 났을 경우 시민단체 등을 통한 적극적인 '구제'보다는 변호사를 통한 개인적인 '변제'에 머물고 있다.

또 성전환자들이 '성기'를 뗐다는 사실에만 급급할 뿐 수술 부작용이나 사후 관리에 대해 신경을 잘 쓰지 않고 자포자기하는 경향이 있다. 자연히 똑같은 의료 사고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최현숙 위원장은 "일반인들의 모멸감, 불신, 혐오, 편견 그런 것들에 더 부딪히게 되니 아예 싸움 자체를 포기하는 게 다반사"라며 "이병원 저병원 찾아다니면서 재수술 정도나 받는다"고 말했다.

성전환 수술을 했거나 할 예정인 사람은 대략 2천 여 명. 그러나 성전환증자들에 대한 건강한 시선이 뒤따르지 않는 한 성전환 수술이 부르는 '파멸'은 반복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CBS사회부 심나리 기자 aslily@cbs.co.kr

Moscardelli7021 2011-11-13 오후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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