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들의 성별 정정 문제와 관련해 일관된 법적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대법원 심리가 18일 한국 사법사상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비공개 심리로 진행되었고, 다음달 중, 전원합의체 회의를 한차례 더 열어 심리를 진행한 뒤 1, 2심에서 호적 정정신청이 불허된 이들 3명에 대한 호적상 성별 전환을 법적으로 허가할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라네요.
성별 전환에 대한 법적인 허가는 중요한 일입니다. 생물학적 성이 아니라 사회적 성에 대한 법적 인정은, 성적 자기 결정권에 손을 들어주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는 향후 동성애자 시민권에 대한 한국 법원의 중단기적 가늠좌로 기능할 공산이 크지요.
경향/성전환자 성별 정정 어떻게…대법 첫 심리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605181809281&code=940100
박영률 목사에게
헌데 오늘 비공개 심리에 성전환자 성별 정정에 반대측 인사로 나온 국가발전기독연구원 원장 박영률 목사의 말들이 유독 눈에 띕니다. 이 분은 요즘 여러 신문들에 성전환자, 동성애자들에 대한 '치유 의지'를 열심히 표명하고 다니시더군요. 정신병이니 고쳐야 된다는 겁니다. 또 창조주의 질서에 전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니 고쳐야 된다는 겁니다.
이 분의 주옥 같은 말씀들 몇 개를 옮겨 적자면 이렇습니다.
"물리적 성전환은 동성애를 부추길 우려가 있는 데다 청소년들의 성정체성 형성에도 혼란을 끼칠 수 있다."
"동성끼리의 성애는 종족 보존과 출산 양육의 기쁨을 인위적으로 막는 문제도 발생시킨다."
“사회적 관념에 위반되는 성전환을 법으로 허용할 게 아니라 정부, 의료계, 종교계 등이 모두 나서 성적 소수자들에 대한 정신적·심리적 치료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구구절절 틀린 말씀만 읊어대는 이 분은 과연 창조주의 말씀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다소 의심스럽습니다.
박영률 목사님 몇 가지만 묻지요. 님은 또 이렇게 말했지요. "성의 결정은 창조주의 절대 권리로 의학과 과학이 침범해서 바꿀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헌데 궁금한 게 있는데, 창조주의 절대 권리란 과연 누가 보증할 수 있는 문제일까요? 그 진리값을 보증하는 건 누구입니까? 창조주야 워낙 말씀이 적고 과묵하신 분이니, 우리 귀에다 그 말씀을 해줄 리는 없을 테고. 과연 누가 성전환자의 성별 정정이 창조주의 절대 권리를 훼손하는 일이라는 걸 보증할 수 있을까요? 님입니까? 근데 님은 어떻게 창조주의 절대 권리를 안다고 말하는 걸까요? 성경에 그리 나와 있던가요? 성경에 성전환자가 '출연'하던가요?
서구 기독교보다 더 오래된 인디언들의 애니미즘은 우리에게 이런 말을 하고 있습니다. '창조주는 결코 이 세상에 불-필요한 존재를 낳지 않는다'. 즉, 그 말은 어떤 불리한 조건을 갖고 태어나도 모두가 소중한 개체라는 것을 뜻합니다. 인디언들은 제3의 성인 버다치를 문화적으로 용인했지요. 살상용 사냥개를 풀어 아메리카에서 그들 버다치를 도륙했던 건 스페인 선교사들이었답니다.
자, 다시 묻지요. 님의 창조주가 과연 성전환자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한 겁니까? 아니면 숫제 님의 머릿속에서 나온 환타지인가요? 만일 님의 창조주가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면, 참 편협한 존재네요. 그렇지 않은가요?
계속해서 님의 말도 안 되는 환타지를 지적하는 나의 주옥 같은 말씀들을 들려주고 싶지만, 시간 관계상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묻지요. 님은 성전환자나 동성애자들이 "절대 다수의 인권과 행복추구권"을 훼손할 수 없다며, 이들 모두를 치유해야 한다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대체 궁금한 게 성전환자와 동성애자들이 왜 다수의 인권과 행복추구권을 훼손한다고 생각하시는 걸까요? 성전환자와 동성애자들이 절대 다수(?)를 막 때리나요? 아니면 이성애적 연애질을 못하게 구박을 하나요? 아니면 군대 형법에다가 '이성애는 불법'이다라고 적시하나요? 아니면 이성애자들의 사랑을 못하게 막 훼방을 놓나요? 애를 못 낳게 감금을 하나요?
참 이상한 분이시네요. 말을 한다고 해서 다 말이 되지는 않습니다. 인권이란 말은 인간 개체로서 자기 자신의 삶을 지속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를 의미합니다. 이 사회에서 자신의 젠더와 섹슈얼리티 때문에 누가 과연 그 인권을 침해당하고 있나요? 이성애자들인가요? 님은 자꾸 성전환자의 성별 정정과 동성애자들의 존재가 절대 다수(?)의 인권과 행복추구권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어디 한 번 증거를 가져와 보세요. 증거를 가져오지 않으면 괴상한 환타지밖에 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나요?
이런 걸 전문 용어로는 '잠자다 봉창 두드리는 소리'라고 부르고, 속된 말로는 '호모포비아'라고 부르지요. 호모포비아란 낯선 것에 대한 공포, 예를 들어 저것들이 혹시 날 해치는 거 아냐? 라는 근거 없는 염려가 만들어낸, 일종의 정신질환입니다.
박영률 목사 님, 자신의 삶의 권능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에게 정신 병원에 가라고 윽박지르는 당신에게 필요한 건 '교회'보다 '병원'이랍니다. 물론 병원은 돈이 드니, 언제든 제게 오시면 무료로 친절하게 상담해드릴 용의는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