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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ernews 2004-12-21 19:5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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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연합뉴스) 정규득 특파원 =
힌두교의 나라인 인도는 세계에서 성적으로 가장 보수적인 나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인도 영화산업을 일컫는 볼리우드가 연간 1천여편의 영화를 제작해 이미 양적으로는 할리우드(740편)를 능가한 지 오래됐지만 인도 영화에서 아직도 그 흔한  키스장면조차 보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인도는 성에 관한 한 지독히 보수적이다.

이런 인도 사회가 동성애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영국 일간지인 스코틀랜드 온 선데이는 20일 인터넷판에서 동성애 사실이  밝혀진 뒤 교도소에 갖히거나 가문에서 `파문'당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도에서 동성애자들이 얼마나 모진 고초를 겪고 있는 지를 폭로했다.

아들 하나를 두고 있는 미망인인 푸자 싱은 19세의 처녀인 사리타를 납치해  불법으로 결혼한 혐의로 현재 북인도 비하르주(州)의 감옥에 갇혀 있다.

그녀의 유일한 죄목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우연히' 여자로 태어난  사리타와 결혼했다는 것.

동성애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잘 아는 푸자는 사리타 부모 모르게 그녀와 야반도주한 뒤 사원에서 백년가약을 맺고 한참을 `아내와 남편'로 행복하게 살았는데 사리타의 부모들이 경찰에 딸의 실종신고를 하면서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이와 관련, 사리타의 절친한 친구는 "사리타가 부모의 강요 때문에  두  사람의 관계를 부인하면서 납치됐다고 거짓 진술을 해야만 했다"고 털어놨다.

최근의 사례로는 펀자브주에서 이달 초 레즈비언인 라주 싱(25)와 말라 카우르(18) 등이 자신들의 결혼 사실을 발표하면서 지역사회가 발칵 뒤집힌 적이 있다.  두 사람이 즉각 가문에서 버림받고 마을에서도 쫓겨났음은 물론이다.

특히 라주의 부친인 타르셈 싱이 두 사람을 처벌해 달라고 경찰에 신고함에  따라 이들은 지금도 도피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라주의 모친인 란지트 카우르는 "너무 수치스럽고 인간적으로도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둘이 결혼하겠다고 말했을 때 웃으면서 농담으로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동안 딸이 왜 시집을 안가겠다고 했는 지 알겠다"고 말했다.

이들 사례는 인도 사회의 보수성과 인도에서 전통의 굴레를 벗어나려는  여성들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최근 중매결혼의 비중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이긴 하지만 인도인들의 80%는 여전히 부모가 정한 상대를 배우자로 맞이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또 대부분의 신부들은 엄청난 액수의 결혼 지참금을 감당해야 하고 남편에게 절대 순종해야 하는 전통을 군소리없이 따라야 한다.

이와 관련, 여성단체인 산기니 트러스트의 베투 싱은 세계적으로 동성간의 결혼을 합법화하는 법률이 만들어지고 동성애 전문 채널까지 등장하는 21세기에도  인도에서는 너무나 끔찍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녀는 "인도에서는 동성애자 중에서도 남자보다 여자가 더욱 힘들다"면서  "통상적으로 여성들은 밤에 집밖에 나가지도 못하는데다 심지어 친구한테도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털어놓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인도에서 처음으로 언론의 조명을 받았던 레즈비언 커플은 자야 베르마와  타누자 차우한이란 이름의 여성들이다. 이들은 지난 2001년 차티스가르주에서 힌두교 전통에 따라 결혼식을 올리자마자 집주인에게 쫓겨났다.

델리의 에이즈 후원단체인 NAZ 재단의 안잘리 고팔렌은 "동성애 문제로  자살하거나 자살을 기도한 젊은 여성들을 수시로 보고 있다"면서 "인도 여성들은 인간이기에 앞서 아내와 어머니, 자매로 간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도에서 여자가 특히 자신의 성(性)에 관해 독립적인 입장을 갖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시골보다는 도시가 편견이 덜한 편이지만 그렇더라도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관용은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8월 레즈비언을 소재로 한 볼리우드 영화  `여자친구(Girlfriend)'가 뭄바이에서 개봉되자 힌두교도들이 격력할 시위를 벌이면서 거칠게 항의했고  급기야 경찰이 영화관을 24시간 경호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이 영화를 제작한 카란 라즈단 감독은 "극장 바깥에서 포스터를 찢고  화형식을 갖는 시위대의 반응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한편 인도에서 여성들이 당하는 고통은 지참금 분쟁으로 사망하는 여성이  연간 7천여명에 달한다는 사례에서도 충분히 드러난다. 게다가 이는 공식 집계일 뿐 실제 사망자는 배가 넘는다는 게 여성단체의 주장이다.

사망 유형은 다양하고도 끔찍해 남편이 시누이에게 아내를 꼼짝 못하게  붙잡도록 시킨 뒤 기름을 끼얹어 불을 지르거나 창고에 가둬 굶어죽게 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때려 죽이기도 한다. 최근에는  아파트에서  바깥으로 던져 숨지게 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인도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는 이 지참금 문제는 극단적인 남아선호 사상으로 이어져 하르야나와 비하르주 등 농촌에서는 남자 10명당 여자의 비율이   7∼8명에도 못미치는 지역이 허다하다.

    wolf8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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