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나와 어떤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그 사람을 본 건 지난 봄..
그 사람은 이미 누군가와 만남을 하고 있었더랬습니다..
우연히 그 사람과 통화를 하게 되었고 가끔 만나 밥 먹고 차 마시고 그리고 걸으며 이야기 하다 집에 오는 것이 다였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내 가슴은 왜 그리 허전했는 지..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내 주머니는 왜 그리 짜증을 부렸었는 지..
싫었더랬습니다.
마치 일반 친구와 만나서 수박 겉핥듯 헤매다 돌아섰을 때처럼..
돈이 아깝게 느껴졌고 만남이 싫어졌더랬습니다.
언젠가 일을 하고 있다 그 사람을 떠올려 보는 데..
그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내 안에서 들렸습니다.
내 안으로 걸어 들어오는 그 사람의 발자국 소리...
아~
나 ... 이렇게 .. 이렇게.. 만나고 싶었구나, 사귀고 싶었구나...
알았습니다.
내가 찾고 있던 사람이 어쩜 그 사람일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에겐 난.. 그 사람이 원하는 난...
그저 '좋은 동생', 잼나게 놀아주는 '누군가' ..
결혼을 한다 했었습니다..
친구보다 가깝고 연인과는 먼 어떤 남자도 있다고 했었습니다..
그러니.. 내게 주어진 자리는 '좋은 동생', 잼있는 '누군가'....
그래서 일부로 되지 않은 짜증을 부리고 연락을 끊었는 데....
그 사람은 모르고 다시 전화를 걸어 옵니다.
당신을 보기 위해 열심히 밥을 먹어 줄 수 있습니다.
당신을 불쌍히 여겨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에게 난 어디에 있어야 하는 지 보아 주십시오.
난 그 자리.. 당신이 원하는 '오직' 그 자리만을 허락받은 나, 제발 봐 주십시오......
차라리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해 버리십시오..
게이도 일반도 아닌 그 중간의 어설픔이 당신이라고 웃지 마십시오...
보고 있는 나 조차 편치 못할 웃음은 치워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