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대선 2004 > 게이 공화당원 '부시 포기' 새변수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 공화당내 동성애자 당원들이 8일 동성 결혼
을 반대하는 당 지도 노선에 반발, 올 대선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보
류키로 결정함으로써 올 대선에서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2000년 대선에서는 전체 4백20만 게이 유권자들중 1/4인 1백만명이 부시
대통령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 공화당원 모임인 '로그 캐빈 리퍼블리컨' 총무인 패트릭 게레로는 이날 부
시 대통령 지지 보류 입장을 밝히면서 그렇다고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지지
하는 것은 아니며 단지 게이 유권자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투표를 권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동성애자 권리를 지지해온 알렌 스펙터 상원의원 (펜실베이니아), 데
이비드 드라이어 하원의원(켈리포니아)은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 재선운동본부가 게이 유권자들을 결국 버리게 된 것은 동성 결혼에
반대하는 입장을 갖고 있으면서도 정작 지난 2000년 대선에서 투표를 하지 않은 보
수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의 4백만 표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1만2천명의 게이 공화당원들의 주장은 다르다.
이들은 지난 2000년 대선에서 불과 537표로 당락이 갈라졌던 플로리다주를 비롯,
18~20개주에서 살고 있는 게이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의 승자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당시 플로리다에서는 5만명의 동성애자들이 부시 후보를 찍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은 이와 함께 오하이오, 네바다, 애리조나, 오리건, 워싱턴, 뉴 햄프셔 등
접전주들에서 게이 유권자들의 표심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4년전 게이 공화당원들은 '온정적 보수주의'를 내세운 부시 후보를 지지했으나
지난달 말 당 지도부가 동성 결혼을 헌법 개정을 통해 금지시키는 내용의 정강 정책
을 채택한 데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해왔다.
이후 이들중 활발한 부시 후보 지원 모금 활동으로 주목을 끌었던 워싱턴 지부
의 데이비드 카나티아가 부시 지지를 철회하고 케리 후보에게 돌아서는 등 게이 당
원들과 당지도부간의 '문화적 갈등'이 계속돼 왔다.
특히 동성애자인 딕 체니 부통령의 딸 마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가족들과 무
대에 함께 서지도 못했었다.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