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title_Free
행인 2004-07-24 08:03:48
+6 1449
게이로 살고 있는 나에게 다양한 사람들이 눈에 띈다.
바야흐로 ‘gay pride’를 지닌 채 친구들뿐만 아니라
부모님에게까지 커밍아웃을 하고 당당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그리고 극소수의 게이들과만 제한된 관계를 맺으면서
일상에서는 철저히 이성애자로 지내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사람들.
나는 후자에서 전자로 조금씩 이동한다고 말하는 게 적당한 지점에 서 있다.
아직 두려움 그리고 버리지 못한 편견도 적잖게 남아 있지만,
차츰 서서히 용기를 내서 나의 모습을 드러내려고 하는 시기이다.

한 친구를 조그마한 학교 동성애자 모임에서 알게 되었다.
어차피 서로 이른바 ‘식’도 아니어서 처음부터 딴 생각은 아예 품지 않은 채
편안한 친구로 지냈다. 친구는 청소년 시절 ‘여자 같은 남자’라는 별명을 숱하게
들은 과거가 있을 정도로 대충 봐도 행동이나 말하는 억양 등이 지극히 여성적이다.
나는 인간이 인간다운 장점을 갖추면 된다고 충분히 괜찮다고 생각하고
누군가에게 강요된 남성상을 바란다는 것 자체가 나쁜 것 같아서
그런 태도를 지니기 싫다.
내게 친구는 그냥 착하고 인정 많고 솔직한 다정다감한 친구이다.

이반모임 등에 가끔 나가면 이반 모임 내에서도
그런 게이들에 대해 희화화해서 이야기하거나
반감을 지닌 사람들을 볼 때가 꽤 많다.
반면, 사회에서 흔히 말하는 남성답다고 가정되는 행동을 잘 하거나
그런 관심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는 호감을 갖는 경우를 볼 때가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에 대해 얘기할 때,
“정말 일반 같아”, “야구 선수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야구를 좋아한대!”,
“겉모습만 보면 정말 남성적이야!” 등의 말을 듣는다.

물론 게이의 모습을 특정한 상으로 규정하는 것은 위험하고 부질없는 짓이다.
다양한 게이가 있을 수 있고
취향이 다양한 것 또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얼마나 많은 게이가 존재하는가?

하지만 이성애자 남성처럼 보이는 게이들을 최고의 이상형으로 생각하거나,
반면 여성스러운 특성을 많이 갖춘 게이들을 함부로 얘기하는 태도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친구는 말했다.
대부분의 게이들은 사회가 규정한 남성성에 대해
열등감을 갖는 경향이 있기에
남성다운 남자를 좋아할 수 있다고.

쓰다보니 횡설수설 중구난방이 되었지만.
다양한 게이들을 골고루 수용하고 인정하는
분위기를 원하는 바람에서 부족한 글솜씨로 띄워본다.  

물바람 2004-07-24 오전 08:21

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많은 공감이 가네요
왜 그렇게들 남성성(뭐가 남성성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굳이 일반 게이들의
생각을 빌자면 행동거지가 거침없어 보이는 것, 과묵하게 행동하는 것,게이 단란주점에
가서 신나는 댄스음악 춤추며 부르지 않ㄴ는것, 아 잘 생각이 안드네 평소에 워낙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일이라서)을 찾아 해메는건지
그냥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하게 살아가는 구나 생각하면서 지내면 될텐데
우리들 사이에서 또 다른 차별이 만들어 진다면 정말 안 될 일이죠

모던보이 2004-07-24 오전 09:34

차별이 없어야겠죠. 욕망과 취향의 민주주의.

친구사이 언니들 나빠요.
아무리 제가 이쁜 척한다고서니 저를 '차별'해요?
미워요.
호홍,.

picasso 2004-07-24 오후 19:15

잘 읽었어요. 저도 님의 친구만큼은 아니어도, 어릴 때 계집애 같다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제게는 실체도 불명확한 ‘남성다움’이 일종의 강박관념처럼 늘 달라붙어 있어요. 아무래도 이반모임에 이런 사람들은 드물기 때문에 희소성만큼 인기가 많아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제 경험상 보면 겉으로 이렇게 보이는 사람 중에 막상 데이트를 해보면 의외로 겉모습과는 다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왕왕 봅니다.

담담한.. 2004-07-24 오후 23:27

선천적으로 여성적인 인상과 체형을 타고나서
그사람의 움직임과 음성이 보통남자와 다른것은, 그다지 보기좋은것은 아닐지라도
한개인의 특성으로는 인정 되어야 합니다.
게다가 이 커뮤니티에서는 그런면이 오히려 강조되어 표현하는 문화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원래 생긴 그대로가 아닌
고의적으로 여성적이 말투나 몸짓뿐 아니라
사고방식과 메너까지 여성화 시키는게 문제 가 되어야할것 같습니다.
그들이 보이는 끼스런 메너는 현대의 진짜 여성들도 매우 불쾌해 하는
저속한 여성층의 태도들 이기 때문이죠.

사람은 자신이 표출하는 언어와 행동에 구속되기 마련입니다.
의식적으로나마 올곧게 말하고 움직이면 그사람도 거기에 따라가게 되고
비속하게 말과행동을 하면 자신도 모르게 진짝 그렇게 되버리는 현상이 있죠
따라서
누구에게나 천박하게 뵈는 밑바닥 여성들의 말투와 행위를
그저 재밌다는 이유로 답습하면서 체질화 시켜가는것은 그다지 보기좋은 모습은 못되죠

한예를 들어서
이정석인가...누군가 하는 중년의 남자 탈랜트가 있습니다.
그사람의 말투는 누가 봐도 여성말투입니다.
그런데 그사람은 그게 꾸미는게 아니라 원래 발성이 그렇게 된 사람이라는것을
주변에서 알기 때문에 생긴 그대로 주위에 받아들여지면서 연예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경우에 그것은 그사람의 개성이죠.
그러나 일부러 여성적인 끼를 강조해서 체득화 일상화 시키는 이 커뮤니티 의 분위기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리 끼를 부리는것이 이 커뮤니티 내에서의 행동일뿐 이라고 주장 해도
말과 행동은 은연중에 그사람의 의식에 영향을 주게 되고
그에 따라서 사람을 대하는 태도나 세상을 읽는 눈도 따라가게 되는겁니다.

아무리 세상앞에서 자신만만한 인간이라도
근원적 인간 그자체는 부족한 존재라서 늘 자신을 돌아보고 경계하며
세상과 사람에 겸손한 태도를 내재 해야한다고 볼때
일부러 끼를 부리는 태도는 그렇게 바람직한 것이 될수 없다고 여겨집니다.
물론 그것은
어쩌다가 이벤트 처럼 서로의 재미로 하는 정도의 끼를 말하는것이 아닙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것은 끼부리는것이니깐
좀 저속해도 좀 예의에 어긋나도 괜찮다는 의식이 은연중에 잠재된
그런 끼 발산행위는 자제 해야할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은근히 끼부리는 행위를 부추기는 분위기도 있는것을 볼때
차별까지는 아니더라도 끼를 거북하게 느끼는 사람들을 나무랄수만도 없는것 아닙니까.

언젠가 테레비젼 다큐프로그램에서 인형을 수집하는 젊은 남성이 등장한것을 보았습니다
그사람은 얼굴윤곽은 굵었지만 체형이 가느다랗고 긴 머리카락도 뒤로 묶은데다
그의 목소리는 완전히 여자였습니다.
말투와 손을 움직이는 행동거지 까지 마찬가지 였습니다.
그러나 그사람에게서는 거부감이 느껴지지가 않았습니다.
얼굴은 남자였지만 그가 하는말투는 보통 교양있는 여자의 언어였지
술집여자들의 코맹맹이투의 천박한 언행을 바탕으로 하는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눈에 그가 게이라는것을 느낄수 있었지만
그는 여성적인 특성을 가진 독특한 남성으로서 생활인의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위의경우에 남성성과 여성성의 차별이란 표현은 걸맞지 않습니다.
오히려 외모나 나이 경제력으로 사람을 구별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이 커뮤니티 의 분위기가
정말 차별이란 표현에 어울릴 부분이 아니겠습니까......





@.@ 2004-07-25 오전 05:31

저속 천박한 여성층? ㅡ.ㅡ
혹시 유영철?

찔찔이 2005-02-24 오전 07:52

전아무나 만나고 십어요,,^^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