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날 의자가 네 개 뿐인 허름한 돼지국밥집에 갔습니다.
뜨거운 국물에 부추를 넣고 음식을 먹는 일병계급장을 단 군인과 그의 아버지인듯한 아저씨가 들어왔습니다
그 아저씨는 우리 동네 골목을 다니시며 종이를 줍는 분이었습니다. 저는 인사를 드렸습니다.
빗물이 줄줋\흐르는 유리창 너머로 그분이 끌고 오신 리어카가 보였습니다.
"어여 먹어라, 배고팠지?" 아버지는 자꾸 사양하는 아들에게 자신의 국그릇에 담긴 고기를 건네주었습니다.
그의 사정은 동네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직장에 다니다 풍이 와서 3년간 병원에서 지냈고 그 사이 그의 아내는 집을 나갔습니다.
부자를 묵묵히 보던 국밥집 할머니는 천장에서 양푼을 꺼내 그 안의 고기를 부자의 국그릇에 수북히 넣었습니다.
"그냥 들어요, 내 돈은 안받을 테니"
부자보다 내 눈시울이 더 뜨거워졌습니다. 눈물방울이 맺히기는 아들과 아버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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