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29일 일요일 오후 게이 가드너들은 종로에 두 번째 게이 가든을 만들었다.
위치는 종로3가역 8번 출구 쪽 사거리 횡단보도 옆의 화단 한 개소로 유동인구가 많아 눈에 띄는 곳이지만
식재되어 있는 쥐똥나무Ligustrum obtusifolium의 생육이 불량하여 도시미관을 저해하고 있었다.
기존의 수목을 파괴하지 않고도 아름다운 화단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게이 가드너가 출동하게 되었다.
종로5가에서 구매한 해바라기Helianthus annuus 씨앗과 개양귀비Papaver rhoeas 씨앗을 싹틔워 심기도 했고
일부 게이 가드너는 집에서 정성스럽게 가꾸어온 꿩의비름품종Hylotelephium cv.을 가져와 심기도 하였다.
그리고 게이 가드너의 존재를 알리는 푯말을 하나 설치했다.
2012년 5월2일 수요일에 그곳을 다시 방문했을 때는 게이 가든은 파괴되어 있었다.
게이가드너가 심은 식물과 푯말은 사라졌고, 기존 수목인 쥐똥나무Ligustrum obtusifolium가 새로이 심어져 있었다.
나무와 땅의 상태를 보아 5월 2일 당일에 이루어진 일임을 알 수 있었다.
정확한 관리주체는 아직 파악하지 못하였지만 서울시청 내지는 종로구청에서 수목 갱신을 이유로
게이 가든을 파괴하고 쥐똥나무를 새로 심었지 않았을까 싶다.
어찌하여 몇 년째 관리되지 않던 화단이 게이가드너의 손길을 거친 후 단 삼일 만에 수목갱신이 이루어진 것일까?
화단 앞의 보석상이 민원신고를 하였을까?
그들 입장에선 우리의 푯말이 그들을 거북하게 만들었을까?
아니면 환경미화원이 신고를? 그냥 지나가는 이가 신고?
이유가 어찌 되었든 두 번째 게이 가든의 파괴로 게이 가드너는 종로지역에서의 성소수자차별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게릴라 가드닝에서 영감을 얻은 발 빠른 게릴라성이 필요함도 깨닫게 되었다.
* 5월10일 게릴라가드닝모임에서 우린 다시 그곳에 해바라기와 개양귀비를 심었다.
푯말은 꽃이 피면 그때 다시 설치하기로 했다. 이건 몰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