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렇게 태어날 거라고 생각 못 했다
내가 이런 사랑을 할 거라고 생각 못 했다
내가 이런 병에 걸릴 거라고 생각 못 했다
내 모든 것에 진저리를 느끼고 다 놓아 버리려 했다
예수
날 붙잡으셨고 다시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꿈을 다시 꾸려 했다
이루려 했다 그 꿈은 HIV 에이즈 감염인이라는 가시 면류관에 묶여 피를 흘리고 있다 아프다
나 같은 이들이 없기를 바라서 열심히 언제부턴가 HIV 에이즈를 나름 알리기 시작했다
오래된 친구가 내게 말한다 네가 왜 그런일을 해야 하냐고 그냥 넌 네 일만 생각하면 안되냐고 그러게 말이다 나도 나만 생각하고 살아 갔으면 좋겠다
주님이 노아에게 말씀하신 것처럼 난 태어날 때 부터 악한 생각을 하고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인간이니까
예수
그의 심장이 내 심장에 뛰고 있는 한 모른체 하고 살아 갈 수 는 없을 거 같다
언제가 되야 끝이 보일까 내 주위 인간들은 내 감염 사실에 처음에만 놀라고 지금까지 나를 위로하면서 내 옆에 있어 주고 있다 내가 지금까지 알았던 감염인들이 겪는 차별은 아직까진 난 겪지 못 했다
아! 겪은 거 같다 근데 그걸 겪었다고 말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워낙 내가 부족한 인간이라
예수
그의 옷자락을 붙들고 조용히 지금은 있을 거다 그러면서도 조용히 있지 않을 거다
예수
그의 피가 내 몸에 흐르기를 바란다 내안에 피가 그의 피로 바뀌길 기도한다
날이 네 쪽으로 날카로운 시퍼런 십자가를 들고 HIV 에이즈 감염인들을 욕하는 것들을 비하하는 것들을 찔러 죽이고 싶다 하지만 상상에서만 그럴 뿐 아니 상상도 해서는 안되는
예수
이 땅에 살아 있으면서 가장 보잘 것 없는 이들과 함께 하신 좋은 분
그를 닮아 조금 더 조금 더 선하게 살려고 노력하겠다
나같은 이들을 더 안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려 노력하겠다
어린 감염인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그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간음한 여인을 사람들의 돌팔매로 부터 지켜 주셨던 예수처럼 살려고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