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해 지보이스 단원으로 활동했었던 킴입니다.
친구사이, 특히 가족모임을 통해서 소원해졌던 엄마와의 관계가 회복되어져 가고
이곳의 형 누나들로부터 큰 위로와 힘을 얻게 되어서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사실 사무실로 찾아뵙고 인사드려야지 하면서도 뭔가 바쁜 일상에 시간을 잘
내지 못하네요..ㅠ)
2008년에 엄마에게 커밍아웃한 이후로 엄마와 저의 관계는 점점 나빠졌습니다.
저 스스로 엄마는 게이아들을 싫어할 거야 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그러면서 점점 더 엄마와 이야기 나누는 것을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작년부터 친구사이 활동을 하게되면서 성소수자 가족모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작은누나에게 '가족모임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작은누나는 게이인 남동생(저를)을 지지해주고 있었기 때문에 흔쾌히 참여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올해 2월에 가족모임을 앞두고 작은누나는 엄마도 함께 왔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엄마에게 2008년에 커밍아웃한 이후로 저의 성정체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면 항상 울며 화를 냈었습니다. (아마.. 3~4년이라는 기간동안 이에대한 이야기는 거의 2~3번 밖에 없었지만 말입니다. 서로 이에 대해 얘기조차 하지 않았었습니다..)
저는 엄마가 계속해서 나를 환자로 생각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고 그 때문에 화를 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가족모임을 통해서 엄마와의 오해가 조금씩 풀리게되었습니다.
엄마는 '게이들은 이상할 것이다'라는 오해를 풀었고
저는 '엄마는 게이인 나를 싫어하실 거야'라는 오해를 풀게 된 것 같습니다.
사실 엄마는 그저 '우리아들이 힘들게 삶을 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셨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엄마와 대화하려하지 않고 계속해서 입을 다무는 저에게 화가나셔서
섭섭함에 화를 내셨던 것입니다.
엄마는 가족모임에 다녀오고 나서 너무 좋은 분들은 만났고 말씀하셨습니다.
가족모임의 리더라고 할 수 있는 갈라형 그리고 재경형 지나누나
그리고 엄마가 수염난 사람있었다고 하셨는데 아마 기즈베형인가요?ㅎㅎ
아무튼 엄마는 함께 참여하신 다른 가족분들 얘기도 하시면서
오랜만에 정말 좋은 사람들과 새로운 만남을 가진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뭔가 조금씩 엄마와 저의 관계가 회복되는 것 같았습니다.
아직 게이라는 말이 엄마 앞에서는 어렵지만 그래도 뭔가 서로에 대한 오해가 사라지고
조금 더 서롤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엄마가 가족모임에 다녀오신날 새벽까지 엄마와 수다를 떨고
매일 안부전화도 하고 다시 커밍아웃하기 이전처럼 수다스러운 아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친구사이 가족모임 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삶의 여러가지 문제들에 함께 고민해주시고 도와주시는 친구사이 형 누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올해들어서 뭔가 멘탈이 붕괴되는 느낌이었는데
문제들이 하나씩 해결되면서 감사모드로 변화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노래를 듣다가 문득 '우리'라는 노래를 들었는데
친구사이가 참 이노래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들은 할 수 있어요. 쓰러져도 일어나세요. 혼자라고 생각 말아요. 우리 서로 같이해요"
앞으로 더더욱 친구사이와 함께 삶을 나누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비록 지금 당장은 주말아르바이트와 학교일들과 갖가지 일상때문에 물리적으로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제가 속한 삶속에서, 일상에서 친구사이의 가치와 함께하고
제가 받고있는 위로와 힘. 나누면서 살아가겠습니다.
친구사이 정말 고맙습니다.
어떤 성과물이 가족모임을 통해서 나오는 걸까? 하고 늘 걱정했는데
게이인 자녀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조금씩 믿어가는 그런 일 부터
결국 이 모든 것들을 사랑으로 회복하고 사랑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그래야 지구 평화가 이루어 진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 같아
첫 가족모임할 때 트랜스젠더 자녀를 둔 한 어머님이 " 레즈비언, 게이, 트랜스젠더, 양성애자 와 같은
성소수자 자녀들이 이제는 다 나의 딸/아들 같다." 라는 말이 가장 인상 깊었던 것 같아
지속적으로 서로 만나서 마음으로 이야기하다보면 이런 것들이 만들어 질 수 있을 거란 작은 희망을
가져봐
킴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