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게시판에는 처음 글을 쓰네요. 가끔 들어와서 게시물들을 보기는 했습니다만.
저는 친구사이를 후원하고 있는 후원회원입니다. 뭐, 후원이라고 하기에도 미안할 정도로 적은 액수입니다만, 그게 제가 동성애 인권운동을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보탬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다름이 아니라, 며칠 전에 그러니까 정확히는 지난달 말일에 메일 두 통을 받았어요. 메일 주소는 같은데 하나는 친구사이 명의로, 하나는 박재완이라는 이름으로 왔더라고요. 두 통 모두 열어보고서야 소식지가 나오지 않는다는 얘기라는 걸 알았는데, 궁금한 점이 생기더군요. 그러나 일이 너무 바빠서 오늘에야 문의를 드리게 되었어요.
친구사이 명의로 온 메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elelelelel'이 내용의 전부더라고요. 처음엔 친구사이 계정이 해킹을 당한 건가, 혹시 바이러스(스파이웨어) 메일은 아닌가 좀 놀랐습니다. 급히 바이러스 검사도 돌렸지요.
그리고 박재완님 명의로 온 메일을 열어봤습니다. 아, 소식지 발행이 안 된다는 얘기구나. 앞의 건 그럼 실수인가 보다, 라고 생각했지요. 그리고 스크롤을 내리고 또 잠시 황당했습니다. 행간 -10 상태의 사무국장님 글을 보고, 음... 친구사이 대표님은 인터넷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가보다, 라고 생각을 했어요.
신년인사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내용은 긁어다가 한글 문서창에 붙여 읽었어요. 친구사이가 해온 노력에 관해 쓴, 꽤 긴 글이더라고요. 한글 창에 붙이기 전에는 몰랐지만.
제 궁금증은 이렇습니다. 친구사이가 일개 친목단체가 아니라 '인권단체'이고 그 인권단체 명의로 회원들에게 발행하는 공식 메일이라면, 실수가 발생했을 때 즉각 '놀랐겠지만 스파이웨어나 바이러스 아니다, 실수였다'는 내용을 알리고, 기왕 보내는 메일 조금 더 신경 써서 부러 한글창을 열어 복사해 붙이기를 하게 만들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요.
몇 푼 안 되는 돈 좀 낸다고 유세냐,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일 때문에 메일링과 관련한 분야를 조금 알고 있다 보니 그쪽 분야에서 이런 건 큰 사고로 취급하는데(난리가 나죠. 메일링 한 번 잘못하면), 친구사이에선 별 것 아니게 넘어가나 싶어서, 어쨌거나 단체의 대표가 이런 실수를 했다면 회원들에게 양해 정도는 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누가 보면 일견 '빡빡할 수도 있는' 궁금증이 들어서요.
왜 사과 안 하냐, 이런 얘기는 아닙니다. 아쉬움에 대해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거고, 인터넷 환경 익숙하지 않으면 단체메일 한 통 쏘는 것도 당연히 어려울 수 있죠. 하지만 공적인 내용으로, 개인이 아닌 단체 대 회원의 입장에서 주고 받게 되는 메일이라면 실수가 있었을 때 양해를 구하는 정도의 액션이 있으면 좋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 이리도 지루한 글을 쓰고 갑니다.
이 인간은 뭐 이렇게 빡빡해? 라고 생각하셔도 어쩔 수 없지만, 같은 실수는 다시 안 하는 게 좋은 거고, 혹시 모를 앞으로의 사정이 벌어졌을 때 같은 아쉬움을 느끼지 않으려고, 이렇게 한 말씀 드려요. 구구하게 긴 글 읽어 주셔서 고맙고요, 빡빡한 인간이 한 소리라 넘기지 마시고 이런 부분도 있을 수 있으니 생각해 달라는 건의 정도로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올해도 물론 친구사이 열심히 응원할 겁니다. 그리고 3월에 나오는 소식지도 기대할게요. 저는 샌더님이 그리는 만화 좋아하거든요. 소소한 즐거움이랄까. 그럼 이만 물러갈게요.
올해도 기운차게 전신하는 친구사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