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하게도 많은 이들이 친구사이에게 상담요청을 해옵니다. 성정체성관련 고민부터 아웃팅 관련 범죄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초장기에는 성정체성 관련 고민이 주였다면 지금은 (물론 아직도) 성정체성 고민부터 아웃팅 관련 협박과 더불어 성소수자들의 가족분들이 상담을 요청합니다. 때론 너무 불쾌한 추행성 상담도 들어오고 목소리에서 장난기가 가득한 어린 친구들의 장난 전화도 왕왕 옵니다.(때론 집요하게 전화를 해대서.. 간혹은 쌍욕을 하기도 합니다.) 친구사이가 성장함에 따라 상담의 질도 무척 높아지고 있고, 더 많은 이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내일도 대면 상담을 요청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문득, 세상이 변화를 빨리 오게 할 수는 없을까? 라는 약간은 우문(愚問)같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답답한 한국을 그냥 떠나는 것이 장땡이 아닐까?(어제 밤을 세워 산티아고 기행문을 읽은 탓도 있겠지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별로 좋은 해답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보지 않는 다고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아니니까요. 성소수자로 살면서 느껴지는 압박감은 내가 어디에 있든 변하지 않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법이나 제도가 물론 우리 삶의 질을 매우 높여줄 수 있지만 역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가장 큰 무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실생활에서도 왕왕 목격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Q : 남녀 동성애자․양성애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A : 연구 결과에 의하면 남녀 동성애자․양성애자에 대한 태도가 가장 긍정적인 사람들은 자신이 한 명 이상의 남녀 동성애자․양성애자를―많은 경우에 친구나 동료로서―알고 지낸다고 말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심리학자들은 집단으로서의 동성애자․양성애자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가 실제 경험이 아니라 정형화된 이미지와 편견에 바탕을 둔다고 생각한다.(가람이 오늘 보내준 미국 심리학회 홈페이지에 실려있는 Q&A 중 일부분입니다.)
물론 개인에게는 너무 가혹합니다. 그러니 우린 친구사이같은 단체와 함께 해야 합니다. 그러니 우린 친구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기쁨은 나누면 두배, 슬픔을 나누면 반이라는 속담도 있으니깐요..
그래서 오늘 기분 좋게 퇴근 인사를 남겨 봅니다.
친구사이 여러분 행복한 하루 되세요^^.
PS : 성소수자들의 드러냄이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켰는지. 궁금하신분들은 이번주 토요모임에 꼭 참여해보시기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