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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 2017-04-02 00:26:00
+1 242

안녕하세요 26살 외모에 대한 컴플렉스가 심한 남자입니다..

 

저의 외모는 머리가 큰 편이라 비율이 7등신도 안 되고, 이목구비가 굉장히 뭉툭한 편입니다. 그런데 제가 좋아하는 사람의 타입을 보면 대부분 스포티브하고 몸도 괜찮고 잘생긴,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호감가는 외모만을 좋아하는데, 이런 높은 눈을 가진 것을 버리려고 해도 생각대로 안되는 것 같습니다...

 

 잭디와 그라인더 같은 걸로 그런 분들에게 수도없이 인사를 건네봐도 돌아오는 건 무응답 혹은 차단이더라고요.

번개도 몇 번 나가봤는데 이곳은 워낙 식 이런걸 많이 보니까 식이 안되는 사람에 대해서 굉장히 베타적이었고,  어떤 노골적인 게임에서는 식이 안될수록 밖으로 밀쳐내기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제 경우에는 술번개 하다가 게임 중에 가장 집에 보내고싶은 사람에 꼽힌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또 모임에 가면 잘생긴 사람한테만 붙으려고 하는 내 자신을 볼 때마다 한심스럽습니다.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다보니 그러려니 하는것 보다는 이러다가 평생 연애한번 제대로 못해보겠다는 생각과 내 외모는 왜 이렇게 못났지 하는 생각이 너무 심하게 듭니다. 사진을 볼때마다 이런 곳을 고치고 싶다 그런 생각밖에 안들고, 돈만 좀 여유 있었어도 성형으로 다 뜯어고쳤을 탠데.. 이런 생각이 집에 있다보면 참 많이 듭니다.

 

 이런 마음이 상대방의 외모에 대한 과한 욕심인가 생각해봐도, 마치 내가 호감을 느끼는 상대가 남자인 것처럼 외모도 그런 사람들인 건데 그것이 욕심이라고 볼 수 있는지도 참 애매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머니에게 고민을 털어놓아봐도 넌 내눈에 잘생겼어 이렇게 말하고 그냥 외면하시더라구요. 하긴 어머니 눈에는 자식이 제일 잘생겨 보이니...

 

밤만 되면 위안이라도 받을려고 네이버 지식인에 너무 못생겼어요 이런 걸 몇 번이고 검색하고, 나무위키에 대두 이런 키워드로 굉장히 많이 검색합니다. 스스로 얼굴셀카를 찍어 어디를 어떻게 고쳐야 할까 하는 생각도 요새 굉장히 자주 합니다. 돈만 있다면 성형하면 되니 문제가 없을 거 같은데, 하필 꿈과 지금까지 해온 공부의 괴리가 너무 커서 다시 공부하려는 마음에 시간적 금전적 여유도 잘 생기지 않습니다. 세네 군대만 고치면 내 외모에 뭐라하지 않고 살겠다고 다짐하고 있으나, 그렇게 되긴 참 요원한 것 같습니다.

 

내가 잘생기지 못한 주제에 또 내가 볼 때 못생겼다 싶은 사람의 문자를 받으면 저조차 무시하는, 결국 그들과 다를바 없는 그런 제 자신도 싫고, 그렇다고 답장해주고 잘 마음도 나지 않는 상태에서 적극적이 되면 오히려 나중에 더 상처주는 거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요새 문득 한국 사회 내 게이 커뮤니티 안에서 외모는 계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계급이 높은 호감형 잘생긴 계층은 타고난 외모로 선망받고 누군가를 선택할 기회도 많은데 그렇지 않은 외모의 사람들은 기회도 적고 오히려 그룹 내에서도 도태되는 그런 계급 말이지요. 외모에 대한 이런 노골적 선호는 남자와 남자의 관계라는 특수성 때문인지, 가끔은 게이가 아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결국 연애를 포기하고 사는게 정답일까요? 20대에 연애를 해봐야 한다는 마음이 욕심일까요

 

낙타 2017-04-05 오후 12:49

안녕하세요 정한님
친구사이 상담원 낙타라고 합니다. 개인적 업무로 인해 답변이 늦어진 점 넓은 마음으로 양해바랍니다.

정한님께선 외모에 대한 컴플렉스로 인해 많이 힘든 상황이시군요. 그런 상황에서도 외모가 준수한 상대를 원하는 자신이 한심하기도 하면서 게이 커뮤니티 안에서의 외모차별에 대한 불만과 또 자신의 연애에 대한 기대까지 다양한 감정들이 뒤섞여 역시 고민이 더욱 깊은 것 같아요. 글을 읽으며 저의 마음도 무거워졌습니다.

특히 상담글에서 남겨주신 술번개에서의 경험들은 충분히 정한님께 상처가 됐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누구에게도 이야기하기 어려웠을 자신의 경험과 고민들을 털어놓고 상담을 신청하신 걸 보면 정한님에게는 분명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삶 속에서 배제의 경험이나 충분히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는 감정을 느낄 때 자존감도 떨어지고 때때로 자괴감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럴 때 일수록 내면의 자신에게 지금 정한님이 느끼고 있는 감정들의 근원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건 어떨까요?

“왜 이렇게 외모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까?”

가끔 이렇게 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나도 몰랐던 감정과 생각들을 알게 될 때가 있더라구요. 이렇게 질문을 던지며 주의깊게 나를 돌아보는 시간들을 가질 때 타인의 시선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지고 나의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들이 생기더라구요.

연애도 역시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의 한 방식이라 생각합니다. 충분히 개인의 취향을 담은 외모를 선호할 수 있고 또 마음에 드는 상대앞에서 자신의 외모를 보며 열등감이나 불안과 같은 감정들을 느끼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해요. 하지만 연애는 단지 그 외모뿐만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다양한 삶을 마주하는 태도 그리고 삶의 경험을 서로 나누며 상호간에 이해와 사랑을 쌓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간이 되신다면 친구사이 정기모임이나 소모임에 참석을 해보는 것도 추천해드려요. 혼자만의 고민들을 또래의 사람들과 나누면서 각자가 가진 다양한 생각들을 나누다보면 지금의 답답한 마음이 조금이나마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저의 답변이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기를 간절히 바라며, 정한님의 삶 속에서도 좋은 변화가 있기를 바랍니다. 추후에 또 다른 고민들이 있다면 언제든 이 상담게시판을 이용해주세요!
환절기와 연일 이어지는 미세먼지에 건강 조심하시고 남은 한 주도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친구사이 활동가 낙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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