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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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천익 2009-07-31 10:49:27
+7 662

화요일 갑작스런 전화가 왔습니다.

외조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오늘 발인하고 납골당까지 잘 마치고 돌아왔네요.

 

화로의 문이 닫힐때의 기분이란..

이모들의 오열속에 말로 형용할 수 없네요..

앙상한 뼈...순식간에 가루가 되버리고..

작은 유골함을 납골당에 모시고 나니..

 

어느새 모든게 끝나있었어요

너무나 간단하고 깨끗하게...

죽음이란게 너무 간단하게 마무리가 되었어요.

사람의 인생이 참 허무하게 느껴졌어요 ...

 

할머니가 "응~ 왔어?" 하던 말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그래도 날이 좋아서 나쁘진 않았어요...

분명 좋은 곳으로 가셨을꺼라 믿습니다.

 

어쩌다보니 부의금 관리를 맡았어요

연로하셔서 대부분의 지인분들은 세상을 떠나셨으니

고인의 친구나 동료가 아니라

자식들의 지인이나 동료들에게 도움을 받게 되더군요

 

고인을 기억하는건 남겨진 가족들뿐..

 

먼 훗날에 내가 죽으면..

자식은 아마 힘들것 같고.

법적 지위도 없는 반쪽은 나보다 먼저 갔거나 멀리서 지켜보고.

늙고 힘없는 여동생뿐..

그리고 누가 있을까요... 친구들 먼저가고...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네요.

 

비싼 땅에 내 시체를 묻고 매년 젯밥을 먹는 것은 바라지도 않습니다만...

게이로써의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죽음은 참...

불꽃에서 홀연히 나와 휙하고 사그라드는 티끌처럼..

초라하게 느껴지네요.

 

그래두 우리 외할머니는 자식들이 있어서 외롭지는 않을거 같습니다.

사람 맘속에 짧게나마 기억되고 싶은 건... 욕심일까요.

 

생각이 많은 밤입니다.

평안하세요.

 

 

가람 2009-07-31 오후 12:20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힘내요 천익~

삼군 2009-07-31 오후 17:23

가까운 분이 돌아가시면 불현듯 산다는 것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갑작스러웠던 만큼 더 힘드실텐데 기운 내세요.

2009-07-31 오후 17:24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나도 울 아버지 돌아가셨을때가 생각나는군요. 저는 한동안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다녀왔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오늘은 뭘 하고 놀았는지에 대해서 항상 밖에 아버지와 이야기를 했던 추억과 습관이 남아 있어서 힘들었었어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져요. 힘내세요~
커밍아웃하고 난 다음에는 아버지께서 저에 대해서 많이 알고 싶어 하셨거든요.
아버지에게 정이 거의 없다고 생각했는데 돌아가실때 전 무지 많이 울었답니다. 왜 그렇게 서러웠는지... 이 글보니까 아버지가 보고 싶군요... 아버지의 자리라는게 참 큰가봅니다.ㅜㅜ

성훈 2009-07-31 오후 17:52

용이 형은 좋겠다. 난 아빠라는 분이 "그런건 잘못된 거다. 고쳐라" 이카구 끝이던데. 오늘두 엄청까였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런데 죽음이란걸 이렇게 바라보니깐........ 무섭네요?..........

차돌바우 2009-07-31 오후 18:45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도 작년 말에 외할머님께서 돌아가셨는데..
죽음이란것이 산 사람들의 삶을 돌아보게 하네요.

미르 2009-07-31 오후 20:10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damaged..? 2009-08-03 오후 20:16

저런... 식구분들 포함해 모두 상심이 너무 크지 않으시길...
그래도 외할머님께서 늘 지켜보고 계실 거예요 ㅠ_ㅠ

비록 우리는 부모가 될 가능성이 낮지만,
자식이든 형제든 친구든 애인이든,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사람답게 살았다는 뜻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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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46 ㅋㅋ 들어가보시면 다들 좋아하실듯!!!!!!! +2 성훈 2009-07-29 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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