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72%, "자녀의 동성연애 수용할 수 있다"
'패왕별희', '브로크백 마운틴' 등의 영화가 동성애를 소재로 다뤘다는 이유로 상영 금지 조치를 내리는 등 민감한 중국 정부의 반응과는 달리 자녀를 둔 중국 부모들의 동성애에 대한 사고가 매우 개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에서 발행되는 유력 일간지 광저우르바오(廣州日報)가 중국 내 3977명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인터넷을 통해 동성연애와 관련,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
동성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1.1% 가 '이해한다'고 답했으며 '보통이다'고 답한 사람도 26.1%에 달하는 등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불쾌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6.94%에 불과했다.
또 이들은 8년 전 중국에서 처음으로 자신이 동성애자 임을 고백해 화제가 됐던 쩡위안터우(鄭遠濤)에 대해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면서 매우 관대한 입장을 보였다. 당시 중국은 동성애자를 정신병으로 간주하는 등 차별이 심각했는데 심지어 가족들에게 조차 버림을 받았다. 하지만 쩡 씨의 어머니는 이런 아들의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이해한다며 감싸 줬다.
이런 쩡 씨의 어머니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부모라고 생각한다'고 답한 사람이 80.19%로 나타난 반면 '이해할 수 없는 행동' 혹은 '비정상 적인 일'이라고 답한 사람은 4.7%에 불과했다.
특히 자녀가 동성 연애자 라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의견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72.01%가 '충분히 이해하며 받아들이겠다'고 답해 흥미를 끌었다. 그밖에 '말리고 싶다(16.07%)', '절대 안된다(9.93%)'로 나타나는 등 자신의 자녀가 동성연애를 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부모들도 26%를 차지했지만 이해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월등히 높은 것으로 드러나 달라지고 있는 중국의 사회 풍토를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중국사회문제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동성애 문제는 사회 문제로 대두 되고 있을 만큼 민감한데 동성애에 대한 금기 및 곱지 못한 시선이 더 큰 문제다"며 "동성애자들은 자신이 이성 보다는 동성에 더 끌린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편견 때문에 부모에게 조차 이런 사실을 숨긴 채 끙끙 앓다가 이에대한 불만족을 가출 등 사회의 안정을 위협하는 다른 모습으로 표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시민들의 동성애자에 대한 시선은 점점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지만 정부 및 사회 단체들은 동성애자에 대한 구직 활동에 차별을 두고 금기시 하는 등 사회적인 냉대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에는 중국에 동성애자 들을 위한 카페 등이 생겨나는 등 과거 보다는 동성 연애가 많이 용인되고 있지만 대부분은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주변에 밝히기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에이즈예방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에는 2007년 6월 현재 약 4000만 명의 동성애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01년 까지는 동성애를 하나의 '정신병'으로 간주, 치료해야 할 대상으로 여겨 왔으나 국제단체 및 예술가 등의 홍보로 2002년 정신병 목록에서 삭제됐다. 최근에는 동성애자들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세미나 및 대학 강의 등도 잇따라 개설되면서 동성애는 죄악이 아닌 일종의 사랑의 형태일 뿐이라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다. 메디컬투데이 제휴사 민영통신 뉴시스 류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