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엠티 사진 한 장. 잔인한 사진입니다.
요리경연대회.
이상한 포즈(하지만 익숙한 포즈)로 엎드려 있는 핑크로봇이 심사위원의 자격으로 막 음식맛을 체크하는 순간, 저기 가운데 분, 밀레의 만종입니까? 두 손을 부여잡은 채 제발, 제발 점수가 높게 나오게 해달라고 애절하게 기도를 올리는 갈라 언니. 갈라 언니 뒷편으로 석양이 지고 있습니다. 흡사 렘브란트 조명처럼 은은히 퍼져 나오는 붉은 석양빛이 갈라의 기도를 더욱 성스럽게 하고 있습미다.
왼쪽에 역시 두 손을 마주잡은 채 애타는 눈으로 핑크로봇을 바라보는 개말라 역시 애잔합니다. 웃고 있기는 하지만 그 웃음이 차돌이 좋아하는 숯껌댕이 눈썹처럼 새까맣게 속이 타는 웃음이지요. 아, 아... 제발 우리 조 점수가 높게 나오기를.
하지만 안타깝게도 작년 엠티 때 개말라네 조는 꼴찌를 하고 말았습니다. 형편없는 맛, 품위 없는 데커레이션, 성기 모양의 당근 등의 게이 심사위원을 현혹하는 얄팍한 로비 의식. 정말 꼴찌 그 자체였습미다. 오호, 통재라. 잔인한 운명의 신이시여.
꼴찌가 선언되기 전에 애절하게 기도를 올리는 두 사람 땀시, 또 이상한 포즈로 땀을 흘리며 심사에 열중하는 핑크로봇 땀시 이 사진을 보고 있자니 두 눈탱이에서 뜨거운 눈물이 닭똥처럼 주룩주룩 흘러나립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