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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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름 2005-11-01 09:43:36
+0 558
1.
실습을 나갔다.  
내가 배정된 초등학교 육학년 반의 학생이 나보고 '로보캅 선생'이라고 불렀다.  
음.  맥락이 어쨌건, 섹시해.  좋아.


2.
그러니깐, 요즘 나에게 가장 확실한 것 중 하나는 내가 바보가 되어가고 있다는 거다.  어떤 말들도 생각도 내 안에 머물 줄을 모르고 금방 저 멀리로 스쳐가 버리고, 누구의 질문에도 대답을 할 수가 없다.  자잘한 생각과 유쾌한 상상과 낭만적 깨달음 따위, 요즘엔 찾아오지도 않고 있다.  나는 또다시 점점 더 내 내부 속으로만 들어가고 있어서, 그 끝에 발견하는 것은 내가 바보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  

누군가의 말을 살짝 비슷하게 빌려온다면, 주위의 사람들과 사물들에게 적당히 포섭될 정도의 거리, 그게 필요하다.  지금은 너무 멀다.  나는 너무 걸음이 빨라졌다.

싸늘한 공기야.  내 피부에 살짝 살얼음을 씌워 줘.  그래서 내 살갗의 돌기들이 일제히 오소소 솟아나서 그것들 각각이 스쳐가는 기운 정도는 느끼게 해 줘.  바스락 깨졌다 다시 얼었다, 나에게 어슬렁거리는 짱짱한 추위든 느긋한 햇볕이건, 나를 붙잡게 해 줘.  그때 나는 너한테 말할게.

음, 너도 섹시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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