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퇴진을 위한 게이 커뮤니티 공동의 요구 기자회견
▣ 오늘 12월 26일 목요일, 게이 커뮤니티 개인 519명, 단체/모임/업소 76개가 공동으로 헌법재판소에 윤석열 탄핵을 요구하는 공동요구문을 제출했습니다.
▣ 게이 커뮤니티 구성원들은 지금의 내란사태가 단순히 소수의 극우세력에 의해 초래된 사건일 뿐 아니라, 애초에 증오와 혐오로 점철된 극단세력이 집권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서 더 강조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내란사태의 배경에는 시민을 혐오로 편가르고 배제하고 탄압하던 혐오의 정치가 있고, 이 혐오 정치를 키운 것은 여성-성소수자-장애인-노동 혐오 등을 방치해온 기성 정치입니다.
▣ 게이 커뮤니티 구성원들은 그간 혐오 정치로부터 어떤 괴롭힘과 위협을 받아왔는지 밝히며, 왜 민주주의가 성소수자들에게 목숨과 같은 것인지, 왜 우리가 광장으로 가 윤석열 퇴진을 외치는지 공동 요구문에서 드러냈습니다. 윤석열 탄핵은 혐오의 정치를 사회로부터 퇴출하는 한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 친구사이는 이번 공동의 요구를 위해 종로와 이태원 게이 업소들을 100여곳을 방문하여 연서명을 요청드리기도 했습니다. 대구, 부산, 광주의 업소에서도 이번 연명에 함께 해주셨습니다. 현장에서 우리의 터전을 지키며 함께 목소리 내주신 여러분, 그리고 연서명 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 식순
일시 : 2024년 12월 26일(목) 오후 1시
장소 : 헌법재판소 앞
사회 : 이종걸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발언
1.박민영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활동가)
2.소주 (HIV/AIDS인권행동 알 활동가)
3.천정남 (bar friends 사장)
(시간 여유가 있다면 기자회견 자유발언)
게이 커뮤니티 공동의 요구문 낭독
낭독자: 코코넛(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인권팀), 배윤우(HIV/AIDS인권행동
[공동요구문 #1]
윤석열 퇴진을 위한 게이 커뮤니티 공동의 요구
- 색다른 남성성/비남성성들의 민주주의 지키기
12월 3일,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사반란을 일으켰다. 시민들은 곧바로 국회로 모여들어 국회봉쇄를 몸으로 막아냈고, 국회는 2시간 30분 만에 계엄 해제를 의결했다. 실패한 윤석열 내란은 14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이어졌다. 이제는 헌법재판소의 판단만이 남은 상황이다. 한순간에 일상과 평화가 무너지고, 기본권이 짓밟힐 뻔했다. 우리는 한시라도 빠르게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선언하길 요구한다.
윤석열 정권은 그동안 거부권을 남발하면서 정적을 기소하여 제거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차별과 혐오를 선동하며 시민을 갈라내고 지지층을 결집시켰다. 서로 다른 차이를 말살시키려는 혐오 정치는 결국 폭주했고, 그 말로는 내란이었다. 윤석열 정권이 쏟아내던 성소수자 혐오가 얼마나 추악한 흐름 속에 있었는지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탄핵을 요구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혐오 정치를 퇴출하라는 요구이기도 하다. 거리와 광장에는 이미 성소수자를 비롯한 소수자 차별 및 혐오를 중단하자는 염원이 강조되고 있다.
우리는 게이 커뮤니티를 향한 혐오와 낙인과 지난하게 싸워왔다. 정부가 불법 약물 사용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이태원 게이 업소를 표적으로 삼아 단속하고, 이태원 코로나19 집단감염 사건 이후 원색적인 성소수자 혐오가 사회적으로 확산하고, 군형법상 추행죄로 성소수자 군인들을 색출하고 기소할 때, 대형교회가 HIV 감염인 및 질병 혐오와 동성애 혐오를 합쳐 온갖 거짓뉴스를 선전할 때, 그 차별과 괴롭힘은 항상 우리의 안녕을 위협해왔다. 그런데 이 모든 혐오를 흡수한 극우 유튜버들에게 정무적 판단을 맡겨온 윤석열의 군사반란이 성공했다고 상상한다면, 정말 끔찍하다. 단 하루도 평등을 미룰 수 없다. 우리에게 민주주의는 삶이다.
우리는 일상적으로도 혐오가 만연한 것을 잘 알고 있다. 계집애 같다고 놀림받고, 남자끼리 좋아한다며 역겨워하고, 가짜 남자/여자 취급받고, 에이즈 공포를 조장하고, 우리의 섹스를 비난하는 숱한 이야기를 겪어왔다. 하지만 우리는 지지 않고 우리의 터전을 만들어왔다. 계집애 같은 남자들과 트랜스젠더를 위해서, 동성애를 위해서, 즐거운 항문섹스를 위해서, HIV 감염에 휘말린 우리를 위해서. 이 터전에도 혐오가 있지만, 꾸준한 성찰이 이어지며 나아왔다. 이 선언은 그 터전을 만들어왔던 우리 모두의 요구다.
혐오정치에 시달리고 있는 모든 사회적 소수자들과 연대하여, 윤석열 탄핵을 요구한다. 색다른 남성성/비남성성은 게이 커뮤니티를 향한 혐오의 근거가 되기도 했지만, 우리의 즐거움과 자긍심의 소중한 자산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화는 다른 사회적 소수자들과 연결되는 자산이기도 했다. 우리의 색다름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강력한 무기가 된다. 우리 커뮤니티의 활력 속에선 Kpop이 흐르는 집회, 춤추는 행진이 익숙하다. 우리 중엔 ‘일틱’한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필요하다면 기꺼이 나라를 구하는 끼순이가 되어주겠다.
평소처럼 신나게, 그리고 간절한 바람을 담아 외친다.
윤석열은 당장 퇴진하라
윤석열 즉각 탄핵하라
내란공범 모조리 처벌하라
내란공범 자처하는 국민의힘 해체하라
2024년 12월 26일
게이 개인, 단체-모임-업소, 게이 커뮤니티 구성원으로 함께 해온 트랜스젠더들, 그리고 지지자
개인 519명 / 단체, 모임, 업소 77개
<개인>
강건 / 강곤 / 강선호 / 강우 / 강우솔 / 강은진 / 강조새 / 강철마녀 / 강태광 / 개여울 / 경 / 고래 / 고영준 / 고호수 / 공태환 / 곽요한 / 구스토 / 구혁 / 구형래 / 국동현 / 군이 / 권경진 / 권구윤 / 권나영 / 권병수 / 권시우 / 권욱 / 권정우 / 권혁 / 권희재 / 귤귤 / 그림 / 금상옥 / 기진 / 김건하 / 김권억 / 김권호 / 김귀남 / 김근우 / 김기민 / 김기민 / 김기창 / 김기현 / 김기환 / 김김 / 김김정현 / 김나림다 / 김담한 / 김대욱 / 김대현 / 김도진 / 김도현 / 김동주 / 김두향 / 김래균 / 김련경 / 김리환 / 김명흠 / 김민석 / 김민재 / 김민준 / 김민진 / 김민훈 / 김범수 / 김보성 / 김산휘 / 김상우 / 김상은 / 김상훈 / 김생원 / 김석환 / 김선아 / 김성준 / 김성진 / 김성혁 / 김성현 / 김소유 / 김수혁 / 김순남 / 김승우 / 김승환 / 김시우 / 김연우 / 김영재 / 김예지 / 김용식 / 김유진 / 김율찬 / 김은정 / 김자유 / 김재승 / 김재원 / 김재일 / 김조광수 / 김종수 / 김지호 / 김진수 / 김찬서 / 김찬영 / 김철민 / 김철이 / 김태윤 / 김태현 / 김택중 / 김하랑 / 김한선 / 김헌 / 김현구 / 김현상 / 김현성 / 김현수 / 김현식 / 김형진 / 김혜정 / 김홍범 / 김환호 /김휘륜 / 김희용 / 꼬부기 / 꿀벌 / 끌끌이 / 나일구 / 나자영 / 나종규 / 남웅 / 냥냥펀치 / 네오 / 노이한 / 노혜성 / 니대 / 니르제르다 / 다니 / 다니엘 / 데이빗 / 도니 / 도니 /도윤 / 도토리주스 / 동석 / 동완 / 동준 / 동환 / 두수 / 듀킴 / 득 / 든든 / 디 / 디션 / 라마 / 라이언 / 람 / 래미 / 레마 / 레몬소주 / 루뽀 / 루치또 / 루카 / 루카스 / 류애 / 리간 / 리스 / 마르스 / 마요 / 말뮹이 / 맥도날드케찹닌자 / 목성돼지 / 무쌍 / 무지개다방 / 문아영 / 문우 / 문제인 / 문종찬 / 미류 / 미스터케로로 / 민 / 민 (2) / 민기 / 민민우 / 민트치즈 / 밍기늉 / 박건우 / 박경호 / 박기택 / 박마루 / 박민영 / 박상현 / 박성연 / 박성호 / 박세준 / 박세준 / 박용진 / 박원근 / 박인국 / 박재완 / 박재현 / 박정민 / 박종익 / 박준표 / 박준하 / 박준혁 / 박찬영 / 박태일 / 박훈규 / 반다비 / 배석환 / 배현우 / 백 / 백성욱 / 백수단 / 백순재(백록) / 백지윤 / 번지길드 / 범석 / 별 / 보노 / 보석 / 복치 / 브이테크 / 비지 / 빙구 / 사공성수 / 상근 / 상현 / 상훈 / 새훈 / 생강 / 서민석 / 서상필 / 석우 / 석우(2) / 선율 / 선호 / 섭이 / 성지훈 / 소나기 / 소성욱 / 소현 / 손규열 / 송명규 / 수지 / 스누 / 스벤 / 스서 / 스스스 / 승현절 / 시간의바다 / 신내리 / 신동준 / 신민규 / 신승주 / 신영재(멧비) / 신현수 / 신회색 / 심 / 심기용 / 쌩 / 써니 / 썬-데이조씨 / 씅 / 아나킨프로젝트 / 아라레 / 아삭 / 안경 낀 샌님 / 안찬혁 / 안희준 / 알군 / 알렉스 / 앱센 / 앵두 / 양현준 / 어진 / 어흥 / 에루샤이 / 에프로 / 영재 / 오동도 / 오세명 / 와보 / 요호경 / 욤뇸 / 용 / 용(2) / 용사마 / 우유 / 우잇 / 우지양 / 우태 / 워니 / 윈터 / 유경완 / 유로 / 유선민 / 유성 / 유성두 / 유성원 / 유성진 / 유종호 //유호경 / 윤가브리엘 / 윤길훈 / 윤길훈 / 윤아랑 / 윤우 / 윤종원 / 윤하 / 융 / 은채영 / 은후 / 이경민 / 이광표 / 이권수 / 이기찬 / 이나영 / 이빗 / 이상현 / 이새온 / 이선우 / 이성원(미묘) / 이성준 / 이승주 / 이안 / 이암우 / 이영훈 / 이원진 / 이유나 / 이유호 / 이은경 / 이인섭 / 이재선 / 이재원 / 이정수 / 이종걸 / 이종길 / 이준호 / 이찬규 / 이찬웅 / 이창현 / 이춘식 / 이태구 / 이혜련 / 이호경 / 이후영 / 인해 / 인해소 / 일지 / 임수 / 임슬범 / 임신규 / 임예찬 / 임완수 / 임완수(2) / 임재민 / 임진훈 / 임창곤 / 임창진 / 임현성 / 자니 / 자두맛 / 잘로 / 장선광 / 장성규 / 장수종 / 장승환 / 장유진 / 장재영 / 장주성 / 장지훈 / 장하라 / 장현진 / 재나 / 재민 / 재윤 / 재진 / 재혁 / 전재만 / 전재민 / 정 / 정규환 / 정글 / 정다운 / 정라온 / 정민규 / 정보라 / 정부영 / 정상 / 정승권 / 정연우 / 정우 / 정주영 / 정태영 / 정한솔 / 정훈 / 제시 / 제이크 / 제인 / 제제 / 조경미 / 조규만 / 조기호 / 조삼식 / 조상식 / 조선준 / 조승렬 / 조원석 / 조율 / 조이솝 / 조준희 / 조지현 / 조진영 / 조현기 / 조현웅 / 주동혁 / 주승섭 / 준 / 준돌 / 지석 / 지석(2) / 진돌 / 진상 / 진은영 / 짱성 / 쭈님 / 차상우 / 차세빈 / 채연 / 천랑성 / 천정남 / 초코치노 / 최건 / 최동환 / 최보영 / 최슬린 / 최장원 / 최재훈 / 최형준 / 취중연가 / 치즈 / 친구사이 책읽당 빅터 / 카세트테이프 / 카잠 / 카키 / 케빈 / 케빈83 / 케잇 / 코모도 / 코지 / 쿤 / 큐큐 / 키연 / 키위 / 태성 / 태형 / 태훈 / 토마스 / 토실이 / 표영찬 / 피리 / 피터추 / 필립 / 핑크퀴어 / 하늘 / 하늘기차 / 하로하피주의자 미사키 / 하상민 / 하상현 / 하태호 / 한비 / 한월 / 한유 / 한톨 / 한혜원 / 해인 / 해준 / 핼마 / 허재성 / 헉 / 현세 / 호이 / 호진 / 호킵 / 홍명 / 홍민욱 / 홍민키 / 홍준택 / 황민익 / 황인택 / 황종하 / 황주현 / 횐인 / 흑곰회장 / 흑장미 / 희동 / BK / didi / Dong / DU / Heezy Yang / Hirokuma Hoon / hwan-dong / JIN / Jino / Jun / LEO / mak / Marce / mook / Pierre / QF / rstrauss / Scott cho / Tim / Tom / TY / Urban / zz
<단체, 모임, 업소>
97남정네모임 / 가족구성권연구소 / 광장DVD(서울 종로) / 고래(서울 종로) / 게이자전거모임 / 기묘한연구소 / 놈5(서울 종로) / 다이브(서울 종로) / 대판(서울 종로) /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 딩굴(서울 종로) / 등촌야학 / 루아(서울 종로) / 마굿간(서울 이태원)/ 망원댁TV / 문학상상 / 미라클(서울 이태원) / 민망통계 / 밍글(서울 종로) / 바나나(서울 종로) / 사랑투(서울 종로) / (사)신나는센터 / 삼층(서울 종로) / 서울드랙퍼레이드 / 성소수자 자살예방프로젝트 ‘마음연결’ / 스터드(서울 종로) / 시이작 요가원 / 시바(서울 이태원) / 언니네트워크 / 오월(서울 종로) / 온스(서울 종로) / 월페이퍼(서울 종로) / 인하대 & 인하공전 연합 성소수자 모임 AIQU / 지보이스 / 장애여성공감 / 정글(서울 종로) / 젠틀맨(서울 종로) / 종로호스트바상생협의회(지투,테라,제이제이,악당,식,픽,뮤,훈,런,월페이퍼,오퍼스,텐션,블루) / 콕(COCK)(서울 종로) / 퀴어들의 산책모임 / 퀴어크레딧 / 타이트홀(부산) / 태양이네(서울 종로) /토마토(서울 종로) / 파크 (서울 종로) / 팟캐스트 게이PC방 / 프라이드 플래그 오브 코리아 (PFOK) / 플로우(서울 종로) / 피오레(서울 연남) / 피터앤제이슨(유튜브) /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 한양(서울 종로) /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인권팀 / 時bar(서울 신림) / arq (아크)(서울 종로) / bar friends(서울 종로) / Bar VIVA(서울 종로) / DZBZ(서울 종로) / GLOVE(서울 종로) / Gorae(서울 신림)/ HE'S(서울 이태원)/ Hi(서울 종로) / HIV/AIDS인권행동 알 / HIV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임 '가진사람들'/ HOLE(서울 종로) / IMONE(서울 종로) / IVANCITY / Kockiri(서울 이태원) / M bar(광주) / M bar(서울 종로) / mino(서울 종로) / Posh(서울 종로) / RM (서울 종로) / UNDERBAR (서울 신림) / VOLT(서울 신림) / VOLTMIC(서울 신림) / Zeus(대구)
[발언 – 박민영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상근활동가 #2]
안녕하세요.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박민영입니다.
12월 3일 밤, 저는 늦은 저녁밥을 먹으려던 찰나. 윤석열의 비상계엄 소식을 들었습니다. 누군가는 윤씨의 어처구니 없는 주장에 바로 조롱의 웃음을 표했지만, 저는 조금도 웃음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국가폭력이라는 것이 얼마나 자주 ‘어처구니 없이도 잔인한 일’을 해왔는지 알기 때문에! 권력의 시스템이 얼마나 자의적이고 악의적인지 보고 겪었기 때문에! 윤씨의 말들은 황당한 동시에 끔찍한 만행임을 바로 알았습니다.
저와 또다른 친구사이 상근활동가 기용은, 바로 사무실로 달려와. 패닉상태에 빠진 게이커뮤니티 구성원과 친구사이 회원분들께 문자를 보냈습니다. 문자의 말미에는, 오늘 마음이 어려우신 분들은 가급적 많은 지인들과 연락을 주고 받고,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적혀있었습니다. 이 마지막 문장은 국가 앞에/ 정치 앞에/ 제도 앞에서 자꾸만 주눅들게 되는. 게이 커뮤니티의 구성원들에게 꼭 필요한 말이었습니다.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요.
많은 사람들은 24년 윤석열 퇴진 집회와 2016년 박근혜 퇴진 집회를 비교하지만. 저는 국회 앞 광장에 나가자마자 바로 떠오르는 가까운 과거가 있었습니다. 단절을 국가차원의 미덕으로 삼았던 코로나19 펜데믹 시기가 떠올랐습니다. 공중보건을 명분삼아 과도하게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감염병 의심자’라는 이름으로 게이커뮤니티를 조여오는 악의가 기억났습니다. 감염병이 도는 사회에서 우리 커뮤니티가 목격한 것은 - 국가가 자신의 역할이랍시고 ‘아웃팅을 걱정한 개인’을 색출해내 단죄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제 게이 친구들은 자신의 삶에 LGBT가 섞이지 않게끔 노력하는 일상을 보냈지만, 결국 자신 스스로가 게이였기 때문에 모든 노력은 실패로 돌아갔고. 고립감을 느끼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 끔찍한 시기에 한술 더 떠 윤석열은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말을 뱉으며, 혐오와 배제에 자아를 의탁한 한심한 극우 유튜버들에게 정치를 배우고 결국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선 이유는 국민에게 총을 겨누고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을 몰아내고. 또 함께 누군가를 혐오해야 효능감을 느끼는 한심한 정치를 몰아내자고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탄핵 소추안 가결을 위해 국회앞 광장에 모인 시민들. 그리고 그곳에 다양한 깃발, 함께하기 위한 규칙들을 보고 들으며 저는 알았습니다. 이제는 단절이 미덕이 아니구나. 길고 긴 단절의 시간이 이제야 끝났구나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한 번 더 떠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모이기 위한 규칙이 생기고, 아이를 등에 업고 온 부부가 무지개 깃발을 들고있는 제 입에 토종꿀을 한입 먹여주고, 제 등에 붙여진 ’성소수자 차별 반대‘ 종이피켓을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단단하게 다시 붙여주시고, 백발의 할아버지가 오셔서 한국에서의 성소수자 삶을 응원한다고 말을 거셨습니다. 더 이상 단절은, 고립은, 혐오는, 배제는 어느 곳에서도 미덕이 아닙니다. 정치적으로도 폭망한 전략입니다.
우리 게이 커뮤니티는 더 이상 속지 않습니다. 우리의 편은 없고, 도움을 구할 수 없고, 모두의 적이 된 듯한 혐오의 각본이 하찮습니다. 우리는 연결되어 있고, 우리는 간식을 나눠먹고, 우리는 낯선 사람에게 응원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서로 사랑하고, 서로 부끄러워할 줄도 알고, 서로 안쓰러워할 줄도 아는 사이가 됩시다. 그렇게 서로의 힘이 되어, 지금 당장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과 함께 길고 긴 혐오의 정치를 몰아냅시다. 투쟁!
[발언 – 소주 ’HIV/AIDS인권행동 알‘ 상근활동가 #3]
안녕하세요. HIV/AIDS인권행동 알의 소주입니다.
HIV감염인도 함께 구성하는 게이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 색다른 남성성으로 윤석열 퇴진을 말하기 위해 이 기자회견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윤석열과 내란공범 세력의 퇴진을 강력히 말합니다. 그리고 윤석열과 국민의힘을 몰아낼 때 혐오와 차별까지 몰아내 치워버릴 것을 다짐하고 결의합니다.
여성혐오로 시작한 윤석열 정부의 성평등 정책 후퇴는 여성만 힘들게 하는게 아닙니다. 성평등은 모두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성평등 정책의 후퇴는 우리 모두를 힘들게 합니다. 혐오와 배제, 불평등을 심화시킨 끝에 시민에게 총까지 겨눈 윤석열과 그에 동조하는 국민의힘의 행보는 특히 HIV감염인들의 삶을 어렵게 했습니다. 안그래도 심각한 낙인의 문제가 해결은 커녕 더 심각하게 방조되었기 때문입니다.
윤석열과 국민의힘이 외면하고, 오히려 혐오를 부추긴 사회에서 HIV감염인들은 병원에서 치료를 거부당하고, 일터에서 HIV만을 이유로 해고당하고, 학교에서 혐오섞인 교육에 노출되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외면당하기 일쑤였습니다. HIV감염인들이 언제까지 이것을 참고 감내해야 합니까? 혐오정치에 앞장서는 윤석열과 국민의힘을 끝장내고, 이제 우리는 평등정치를 실현해야 합니다. 우리는 달라진 세상에서, 달라진 사회를 살 수 있어야 합니다.
시민들이 열어낸 광장과 거리에 평등이 채워지고 있습니다.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하고 국민의힘이 윤석열을 비호하며 도태의 길을 걷는 동안, 시민들은 윤석열 퇴진과 국민의힘 해체 너머 평등세상을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여성, 성소수자, 청소년, 장애인, 이주민, 농민, 노동자 등 힘을 가진 자들이 외면해 고통을 겪어야만 했던 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거리와 광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HIV감염인들도 차별과 낙인에 대한 두려움을 접고 거리와 광장으로 나올 수 있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겐 더 색다른 남성성/비남성성이 더더욱 필요합니다. 포용과 존중으로 서로를 끌어안고, 서로의 세계에 기꺼이 발을 내딛을 수 있는 색다른 남성성/비남성성이 절실합니다. 우리에게 혐오와 낙인에 낭비할 시간은 없습니다.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랍니다. 그러니까 그동안 혐오를 부추기고 차별에 동조한 윤석열과 국민의힘이 얼마나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시켰고, 낭비시키고 있는 것입니까?
내일 이곳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에 대한 첫번째 변론이 있을 예정으로 알고 있습니다. 헌법 제11조 제1항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 종교, 사회적 신분에 의해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헌법재판소는 불평등과 배제의 정치를 펼친 윤석열에 대해서 시급히, 그리고 올바르게 논의하고 빠르게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윤석열이 파면될 이유 중 불평등 정책의 무게도 상당할 것입니다.
HIV/AIDS인권행동 알, 색다른 남성성과 색다른 비남성성으로, 그리고 여성 HIV감염인, 트랜스젠더 HIV감염인, 게이 HIV감염인 모두가 함께 하는, 알이 구성한 HIV감염인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모아 말하고 간절히 바랍니다. 윤석열과 국민의힘, 내란세력을 하루 빨리 몰아내고, 혐오와 차별 치워버리고, 그 자리에 평등과 존엄, 인권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우리에게 윤석열과 국민의힘은 필요없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평등입니다.
[발언 – 천정남 ’bar friends‘ 사장 #4]
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 최대의 퀴어 메카인 서울 종로에서 바 프렌즈를 운영하고 있는 천정남입니다.
저는 이번에 윤석열의 비상계엄령 선포를 TV로 보면서 처음에 든 생각은 이게 2024년도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였고 두번째는로는 터질게 터졌구나였습니다. 7년전 국정농단 박근혜를 촛불의 힘으로 탄핵시켰을때 앞으로의 세상은 달라질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달라지는건 없었습니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의 입에서는 여전히 소수자를 향한 혐오발언들이 쏟아져 나왔고 그들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사회적 합의를 이유로 무시되고 폐기되었습니다.
겉으로는 성숙한 민주사회를 이룬듯 했지만 극우세력의 눈치를 보느라, 자신과 자당의 기득권을 지키느라 차별금지법 하나 만들지 않았던 대한민국은 박근혜 탄핵 불과 5년만에 윤석열이라는 괴물을 대통령으로 당선시켰고 결국 그 괴물에 의해서 비상계엄령 선포라는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비상계엄은 민주주의를 훼손시키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우리 국민들의 인권도 심각하게 침해합니다. 여기에는 소수자와 다수자의 구분이 없습니다. 인권에는 타협이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민주주의에도 타협이 있어서는 절대 안됩니다. 헌법재판소는 조속히 헌법에 따라 내란수괴 윤석열을 탄핵시키고 민주주의가 바로 설 수 있게 하기 바랍니다.
여담 하나 하겠습니다.
이번 윤석열 탄핵집회의 상징이 된것이 응원봉과 아이돌 그룹의 댄스곡입니다 박근혜 탄핵집회때의 촛불이 알록달록한 응원봉으로 진화했는데요 집회에서 촛불을 처음 사용한 그룹이 누구인지 아십니까? 바로 우리 성소수자들입니다. 우리 성소수자들은 촛불집회라는 말이 있기도전인 1997년에 이미 촛불을 들고 종로 거리를 행진했습니다. 당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적인 내용이 서술되어 있었던 중고등학교 교과서 내용을 수정하라는 집회였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가 다만세를 비롯한 아이돌 그룹의 댄스곡인데요 우리 성소수자들은 이미 2000년부터 세일러문 요술봉을 들고, 엄정화의 배반의장미를 부르며, 차별반대와 인권을 외치며 거리행진을 했습니다. 바로 퀴어 퍼레이드입니다.
이렇듯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인권과 민주주의는 따로 갈 수 없습니다. 물론 그 길에는 어느 누구도 예외이거나 배제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구호 하나 외치고 끝내겠습니다.
촛불의 시초 성소수자들이 요구한다.
헌법재판소는 윤석열을 즉각 탄핵하라
응원봉의 시초 성소수자들이 요구한다.
국회는 차별금지법을 즉각 제정하라.
[기자회견 현장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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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회견] 윤석열 퇴진을 위한 게이 커뮤니티 공동의 요구 기자회견 | 2024-12-26 | 30 |
1696 | 연말 마지막 후원은 친구사이로 힘을 보태주세요! | 2024-12-24 | 23 |
1695 | [연명참여] 윤석열 탄핵을 위한 게이 커뮤니티 공동의 요구 | 2024-12-19 | 47 |
1694 | [알림] 2024년 귀속 친구사이 기부금영수증 발급 안내 (전자기부금영수증 제도 도입) | 2024-12-17 | 31 |
1693 | 2024년 게이/퀴어의 광장 송년회 | 2024-12-13 | 71 |
1692 | [성명] 윤석열 내란, 반드시 책임을 물읍시다. | 2024-12-04 | 236 |
1691 | 2024년 개정 친구사이 회칙 공유 | 2024-12-02 | 69 |
1690 | 2024 친구사이 정기총회 결과 보고 | 2024-12-02 | 81 |
1689 | 12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기억하며 | 2024-11-28 | 72 |
1688 | 2024 친구사이 교육팀 하반기 프로그램 <퀴어의 돌봄은 남다르지> | 2024-11-27 | 149 |
1687 | 친구사이 오픈테이블 <몸> 2024년 12월 모임 | 2024-11-25 | 93 |
1686 | 트랜스젠더퀴어 자살 사별자 애도집단상담 - 대화의 만찬 | 2024-11-22 | 65 |
1685 | 제5회 친구사이 에이즈영화제 'RED+' | 2024-11-21 | 105 |
1684 |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2024년 11월 20일)을 기억하며 | 2024-11-18 | 65 |
1683 | 2024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집회 & 행진 <TRANS FRIDE> 와 공동성명 | 2024-11-17 | 55 |
1682 | 2025년 친구사이 대표 후보자 출마의 변과 공약 | 2024-11-15 | 188 |
1681 | 2024 친구사이 정기총회 공고 | 2024-11-14 | 147 |
1680 | 친구사이 2024년 11월 운영위원회 공고 | 2024-11-01 | 91 |
1679 | [선관위 공고] 2025년 친구사이 대표 및 감사단 선거 공고 | 2024-10-31 | 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