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다.
밤 11시나 12시쯤 시작하는데
이 동네에는 내 나이 또래 남자들이 많기 때문에
달리는 동안 눈요깃거리들로 가득 차다.
적당히 근육 붙은 젊은애들.
괜찮은 남정네 둘이서 쌍으로 달리는데 계속 뒤에서 따라다녔다.
이럴 때는 쳐다보기만 해도 힘이 솟는다.
씨름 터에서 마초쇼를 보여주며 헐떡거리는
술취한 남정네들.
K-1보다 더 흥미진진하다.
고딩 커플들은 정글 짐 위에서 몰래 숨바꼭질 장난을 한다.
달리다 보면 다 보인다. 걔네들이 모하는지
대판 싸우는 부부들..
대략 이들은 아마도 운동해보겠다고 나왔다가 수다 떠는 중
싸움이 시작된다. 현실인가보다..
다 큰 제자를 바로잡겠다고 1시간 내내 잔소리를 하는 선생님..
제자는 1시간 내내 서있더라. 불쌍하다.
이런 곳에도 사이코 한명이 있다.
사실 싸이콘지 불확실하지만
백팩을 메고 학교 건물 주위를 돌면서 빠른 속도로 걷는다.
사이콘처럼 보이는 이유는 항상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패턴으로 걷고
기계처럼 움직인다. 사람 같지 않다.
마지막은 100m 달리기 속도로 마무리를 한다.
나도 사이코를 짓을 한 번 했다.
너무 급한 나머지 건물 한 구석에서 일을 봤다.
근데 그 사이코가 뒤에서 지나갔다.
아무 말 안하더라. 착한 사이코..^^
어제 일주일 만에 본 친구가
살빠졌냐며 첫인사를 했다.
반가운 소리긴 한데.. 아직 멀었다.
이 여름은 달리면서 지낼 수 있을까?
아침에서 시간을 밤으로 옮기니 훨씬 편하다.
지금 분위기 봐서는 예전보다는 성공할 가능성이 많다.
같이 뛰고 싶은 남자 있으면 좋겠다.
그게 없어 지금은 아쉬울 따름..^^
그래, 달려라 기즈베. 포레스트 검프처럼 멈추지 말고 달려라. 저 살 빠지는 아름다운 소리.
호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