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씨, 장마철에 다들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시나요?
친구사이 20주년을 앞두고 다들 바쁘신것 같습니다.
제가 친구사이에 들어온 지 어느덧 4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벌써 이렇게 됬다니 시간은 정말 빠른것 같습니다.
친구사이에 처음 들어왔을 때 여러분들은 어떤 마음을 품고 오셨나요?
여러 이유들이 있겠지만 저같은 경우에는 '따뜻함'을 느끼고 싶어서였습니다.
어려서부터 성 정체성을 깨닫고, 남들과는 많이 달랐던 저는
부끄러움도 많았고, 솔직히 말하면 사람들을 무서워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 사이에서 적응을 못하고 잘 어울리지 못하였죠.
더구나 특출나게 잘하는것도 없었기에 주변사람들에게 천덕꾸러기 미운아기오리새끼같은 존재였습니다.
이렇게 어느곳에도 속하지 못하고 소수자로서의 괴로움과 무시에 지친 저는 25살때 친구사이에 찾아갔습니다.
인권단체인 이곳은 저를 품어줄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그때부터 4년을 되돌아보면 우여곡절도 많았고, 눈물도 많이 흘렸고 실망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아직까지 저는 친구사이에 단단히 발을 붙이고 있습니다.
어쨌든 친구사이는 저의 처음 기대에 부응했던 모양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친구사이에 매우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4년차 회원으로서 많은 것들을 받았던 저는
이러한 것들을 남들에게 잘 베푸는지 체크해보았습니다.
더불어 친구사이 내의 분위기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습니다.
하지만 그 후 약간은 마음이 우울해졌습니다.
생각보다 친구사이 내에는 '이너서클'과 '아웃사이더'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사회(혹은 술번개 등지)에서 주목받는 자들, 즉 '외모','돈','직업','남성성','매력'등의 권력요소가 많은 사람들이
친구사이 내에서도 환영, 대우받는 이너서클이 되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가 부족한 사람들, 이너서클과는 다른 분위기를 가진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게 소외되고 배제되어 아웃사이더가 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이러한 아웃사이더들에 대해서 쉽게 편견을 가지고, 함부로 대하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사회에서 은연 중에 소수자나 약자들을 억압하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권단체인 친구사이는 밖에서의 인권운동에도 신경을 써야하지만, 안에서의 그것에도 신경을 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곳은 단순히 남자를 만나러 오는 번개장소나 만남의 광장이 아니기 떄문입니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소수자의 인권을 위해 있는 곳인만큼 더욱 더 이러한 것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람 사는 곳에서 이러한 끼리끼리 혹은 배제가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자신에게 어필되는 사람을 좋아하고, 그들과 어울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자신과는 다른 혹은 불편한 사람들과 알게 모르게 거리를 두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놔두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각자가 이에 대한 최소한의 의식은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점들을 체크하면서 우선 지금까지 알게모르고 사람들을 가려서 상대했던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고, 이에 대해 부끄러움과 미안함의 감정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가 지적한 이러한 점들에 대해 어떤 분들은 공감을 안하실 수도 있습니다.
최근의 제 개인적인 경험과 제 주변에서의 일들 때문에 제가 유난히 민감한 것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20주년을 맞이했으며, 최근들어 양적으로 급성장한 친구사이를 위해
이러한 부분에 대해 앞으로 천천히 같이 생각하고, 고민을 가지며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 친구사이에 감사와 애정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한 회원이.
어떤 모임/사회든 이런 문제점들이 존재한다고 가정하더라도, 고쳐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단 얘기도 너무 와 닿았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수있을진 모르겠지만, 지금부터라도 같이 생각해보고, 고쳐나가보자~ 따뜻한 말 한마디부터 시작해볼까?? ^^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