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_보이스

title_Chorus
박재경 2013-10-15 00:59:57
+13 130

무대에 선다는 것은

나를 잃어 버리는 일이기도 합니다.

나를 비워내는 일이기도 합니다.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지_보이스 팔 년차가 되었습니다.

가야 할 길은 늘 멀기만 합니다

추억이라고 말하는 것들을 일일히 꺼내기에는 말입니다.


끝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면서 나는 걷고만 있습니다.

아침이면 퉁퉁 부어오른 발을 보면서 발에게 미안합니다.


무대에 왜 나는 자꾸 오르는 것 일까요

한 때는 타인들을 위해서라고 생각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 판단은 착오였습니다.

마음을 어루만질 대상은 타인이 아니라 나였으니까요


무대에서 현실의 나를 잊지만

결국엔 내 속의 무언가를 발견해 나가는 또 다른 과정이기도 합니다.


어제 공연 후에 성소수자 가족모임을 진행을 했습니다.

뒤풀이 때문에 긴 시간을 함께하지 못했지만

트랜스젠더를 자녀로 둔 어머님의 고민과 걱정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러면서 지_보이스가 노래로서 누군가와 더 넓게 소통하고 위로하기 위해서

무언가를 한다면 어떨까?

우리가 주인공이 아니라 타인들을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기 위해서

무언가를 한다면 어떨까?


이런 생각들이 떠 올랐습니다.


무대에 있는 나 자신에게 가장 큰 힘은 관객들의 박수였던 것 처럼

내가 받았던 박수를 

타인들도 받을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이런 생각이 떠 올랐습니다.



이런 생각들도 사실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 노래하고 있어서

내게 좋은 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기 때문에 드는 생각이겠죠


고맙습니다.


지_보이스 단원 여러분


미로 2013-10-15 오전 01:37

나를 볼 수 있을 때 남도 볼 수 있는 눈이 생기는 생기는 것 같아요.
그러네요, 무대에 선다는 건 나를 발견하고 동시에 타인과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여유를 만들어주는 듯요. 꺄악~~!! 오글오글 ㅋㅋ

lilstar 2013-10-15 오전 02:02

형.. 깊이 공감이 되는 글인것 같아요. 수고하셨습니다. ^^ 너무 애쓰셨어요..

회색곰 2013-10-15 오전 03:34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형 글을 읽으니까 정기공연때 단원들이 아닌 성소수자 가족이나 친구들 섞여 한곡정도 부를 기회나 고민 같은 사연 소개? 같은 시간이 있어도 좋을거 같긴 하네요.

기로로 2013-10-15 오전 03:45

고맙습니다

미로 2013-10-15 오전 06:40

이번엔 자작곡 위주로 우리얘기를 했다면 앞으로는 선곡에서도 우리뿐만 아니라 모두가 공감할만한 곡들을 선곡하는 방법이나 곡 외의 여러가지 구성에서도 좀 더 일반대중과 소통할 수 잇는 꺼리들을 더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이번에 나름 유로공연을 햇음에도 여전히 지인들 또는 게이들 위주의 관객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이 좀 아쉽더라구요. 물론 홍보가 덜 된 탓도 있겠지만... 어쩌면 여전히 뭔가 일반인들에게 지보이스 공연이 조금 불편한 지점도 있을 거고 그런 지점을 좁혀가는 노력이 이젠 필요할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에겐 유머고 농담일 수 잇는 것도 같은 공간에서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면 어쩌면 공연을 보러오는 일반관객을 우리가 차별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노래를 잘 하고 공연의 완성도를 높여야 하는 중요한 이유겠지요. 공연이 유료이거나 무료인 차이가 중요하지는 않겠지만, 특히 이번에 유료로 하다보니 그런 지점이 더 걸렸던 건 사실이었어요. 일반관객이 공연을 보면서 소외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단 생각.

그런 점에서 사실 어제 신분을 망각하고 음향 콘솔에서 '라이카 잘한다!'라고 소리쳤던 게 살짝 부끄러워지네요. --;; 뭐 나름 앵콜이었으니까... 라이카 형이 진짜 잘했으니까.. 나도 많이 고생했으니까(?)...라고 핑계를 대보려고 해도... 무대감독으로서 할 행동은 아니었단 생각을 해봅니다.

10년이 지난 지점에서 이제 지보이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 뭐 이런 게 아닐까 싶어요.

케빈(Kevin) 2013-10-15 오전 07:44

공감 ^^
ㅎㅎ 무대감독 연출자 ㅎㅎ 정말 수고 많앗옹 ㅎㅎ

어려운 일이겟지만 조금더 일반 이반을 떠나 우리의 이야기가 어느 누구와도 소통 할 수 있는 그런 노래들을 한다면 더 좋을꺼 같아요. 미로가 말한 것 처럼 보는 시선과 각자의 생각이 차이가 있으래도 지보이스만의 소통법으로 조금씩 조금씩 즐겁게 편하게 접점을 찾아가는 것이 앞으로 노력해야 할 부분 이라고 생각해요 ㅎㅎ 같이 더욱 즐겁게 노래하며 고민했음 해요 ㅎㅎ

Norma 2013-10-15 오후 12:13

감사합니다. 역시 안일하지 않도록 늘 새로운 화두를 던져주시네요~ㅎ
수고 많으셨습니다.

크리스:D 2013-10-15 오후 17:48

언니와 함께 해서 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언니 말씀대로 좋은 순간을 함께 나눌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언니

김종국(카이) 2013-10-15 오후 18:18

고맙다 수고했어^

다산명분 2013-10-16 오전 01:15

언니!너무 환상적인 무대!
비욘경ㅎㅎ비욘걸...비욘우...세분중에서 누가 제일 이뻤을까 설문조사 해얄듯!
항상 따뜻하게 맏이해주시는 재경언니!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현v 2013-10-16 오전 03:32

형 완전 고생하셨습니다~!! !!!!!

유로_230743 2013-10-16 오전 08:56

지금까기 함께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함께해요~~~^^

만루 2013-10-16 오후 18:44

맞는 말씀이고 더 노력할 부분인거 같아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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