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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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식 2012-06-29 20:14:22
+3 969



난 블로그를 가지고 있다. 매일은 아니지만 몇일에 한번씩 글을 쓴다. 일기 형식으로 쓰여지는 이 글 속에는 나의 진심과 내가 겪었던 일련의 일들이 적혀있다.

새로운 글이 쓰여졌다라는 표시의 블로그의 상단부 [N] 은 늘 붙어있지만 새로운 글의 조회수는 항상 "0"이다.

숨겨진 폴더... 그리고 내 자신이 표현되어 있는 글.

때로는 너무 솔직한 표현에 나 스스로도 다시 읽기가 두려워 지는 부분들도 있다. 다분히 이반으로서 경험한 일이나 느낀 감성만을 적은 것이 아닌 내가 시간이라는

하루들을 보내며 적은 일기이기에 더욱 꼭꼭 숨겨 두었는지도 모를일이다.



두결한장 영화 속 인물은 위장결혼이라는 것을 통해 자신의 보호막을 치려했다. 사회적 범주안에 자신의 방어막.

그 방어막을 통한 사회로부터의 시선 차단.


나 역시 어느정도의 방어막을 두르고 나 자신을 보호하려 다른 식으로의 위장을 하곤 한다.

"왜 연애 안하세요?" 라고 날아오는 질문에

"지난 주에 소개팅했었어~."

"뭐하는 사람인데요?"

"카드 회사 다닌데~"

"몇살인데요?"

"나보다 한 살 많아."

"연상을 만나셨구나?"

"어."

"누가 소개시켜준거예요?"

"음.. 있어.. 이름이 '디' 고 성이 '잭' 이야"

(물론 JACK'D 까지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난 상대방이 여자라고 말한 적도 없고, 소개팅이라는 단어외에 적당히 떠오르는 단어가 없어 선택한 단어에,

난 지난 주말 카드회사 다니는 연상의 여자를 만난것이 되고 만다.


물론 친절하게 틀린 부분을 고쳐잡아 준다던지의 하는 행동은 없다. 단지 그렇게 지나갈 뿐이다.


영화 속에서 효진(류현경)의 성향을 의심하며 조여오는 주변의 의혹들로 영화 분위기는 급 물살을 타고 절정으로 치닫게 되는데,

민수는 그 파장이 자신에게 까지 영향을 미칠 것에 두려워 하며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한다.

자신이 만들어놓은 방어막이 무너지려 할때, 그 때의 초조함과 불안함. 그리고 그 후의 삶.

티나와 민수가 겪은 택시기사로 부터의 모멸감은 방어막이 무너졌을 때 자신이 겪어야 할 따갑고 매서운 시선을 압축적으로 느꼈을지도 모른다.



"야. 여기서 적당히 마시고, 3차는 노래방가자."

"아... 예..."

내 옆으로 바싹붙어 선심을 쓰듯 자신이 좋은데로 인도하겠다는 회사 상사 앞에서 "돈 아깝게 그런데 왜 가요?" 라는 말은 더 이상 통하지도 않는다.

얼마나 친절하신지 돈도 다 지불해 주시겠단다. 와우!

만일 내가 일반이었다면 난 정말이지 이 상사를 너무너무너무너무나도 존경했을지 모를일이다.

난 기분이 째질듯한 표정을 지으며 한껏 웃어보이고, 너무 기분이 좋아졌다라는 액션을 취하며, 그때부터 난 술을 미친 듯이 들이붓는다.

그렇다. 아예 정신줄 놓을 때까지 마시고선 내가 얼마나 많은 양의 술을 마셨는지, 그 앞에서 토악물로 확인을 시켜주면

그날의 난 너무너무 3차를 가고 싶었지만 술이 나를 놓아주지 않아 가지 못한 아이가 된다.

"너도 어제 같이 갔으면 좋았을텐데... 어제 애들 정말 괜찮았거든~"

"전 아직도 속이 너무 아파요."

술로 속이 아픈건지. 이 상황이 나를 아프게 하는건지...



후반부...

압축적으로 표현된 삐딱한 시선(택시기사)과 그 앞에서 무기력해져 버린 티나. 그리고 죽음.

그 죽음 앞에서 민수는 삐딱한 시선앞에 어렵게 자신의 방어막을 걷어낸다. 울부짖으며...

민수는 도망가려했었고, 외면하려했지만 자신의 방어막을 스스로 걷어내면서, 자신의 연인 그리고 이제는 친구가 된 효진, 그리고 가족과 하나가 된다.

영화의 마지막은 해피엔딩이다. 민수는 자신의 연인과 당당히 결혼식을 치뤘고, 자신이 누구를 사랑하는지 모든 이들에게 고백을 했다.

모든 것이 솔직해지던 그 순간 민수는 축하를 받으며 웃는다.



난, 어젯밤 두명에게 나의 방어막 일부를 조심스럽게 열었다.

들어와서 나를 보라며...

이해한다는말... 그리고 자신이 알던 나의 모습은 변함이 없을 거라는 말.

난, 술을 마셨고 잠을 잤다. 푹 잤다.

오히려 내 친구들이 밤에 잠을 못자진 않았을까? 정작 당사자인 난 너무 잘잤는데...

꿈을 꿨다. 내가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들이 한데 모인 술자리였고, 갑자기 한 녀석이 나에게 커밍아웃을 한다. 그리고 여기저기서도 나에게

커밍아웃을 하더니, 나에게 조심스레 묻는다.

"이해해 줄꺼지?"

그러곤 깼다. 나 역시 뭐라고 이야기 한 것 같긴한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두결한장. 이 영화 참 닮았다. 나란 사람과...

닮고 싶어 하고 있는 건가? 나 역시 마지막은 해피엔딩이고 싶어서...


여러가지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영화이자, 남남 커플의 달달한 로맨스가 담긴 영화.

흥해라! 두.결.한.장. ^^










* Designer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2-07-22 22:08)

김조광수 2012-07-03 오전 05:29

현식아 우리 행복할 수 있어. 우리들의 가장 큰 적은 우리 내부에 있을지도 몰라. 지레 포기하는 것 말야. 우린 안 될 거야, 우린 아직 멀었을 거야 하면서 포기하면 우린 결국 가질 수 없을 거야. 그러니까 우리 미리 포기하지는 말자구. 해피 엔딩은 남들이 나에게 주는 게 아니야, 우리가 스스로 만드는 거지.^^*

데이 2012-07-03 오전 10:40

리뷰 고마워~~ 위에 광수형이 좋은 말은 다 했으니깐~~ Jack,d 로 한 대답 참 센스있다ㅋㅋㅋ

현식 2012-07-03 오후 23:34


위트있지???ㅎㅎ
감사합니다^^.. 행복찾기..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위에 글이 좀 우울했죠 ^0^; 그럴 의도는 아니였는데... 다시 읽어보니
좀... 그렇네요 ㅎㅎㅎ)
오늘보다 .. 내일이 더 행복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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