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한데 네이트온을 쓰라고 했습니다.
저도 쓸일이 있어서 들어갔는데 보낸 문자 메시지가 여러 개 있어서 열어봤습니다.
그때부터 충격이었습니다. (듣기에 거북하실 수도 있지만...)
내용을 보니.
남동생이 어떤 형한테 보낸 문자였습니다.
"형 앤 놔두고 혼자 휴가 가니까 좋아?"
"형, 나두 사랑해."
이런 문자가 여러 개 있는 것입니다.
잘못 본 거겠지. 이름이 형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계속 볼수록 남자한테 보낸 것이 확실했습니다.
동생이 가끔 친구집에서 자고 온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다음날 같이 헬스를 하면 목이나 배에 붉은 자국이 남아있습니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모기 물렸다. 아무것도 아니다고 합니다.
모기 물린 자국은 부풀어 오르는데 그건 아니었습니다.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더군요.
그리고 컴터에 깔린 동영상.. 남자끼리 동성애 하는 동영상을 깔아놨더라구요
호기심에 그런가보다 했는데.....
저희 집은 누나 셋에 이 남동생 하나입니다.
어려서부터 아버지가 계셨지만 아버지 역할을 제대로 못하신 분이셨습니다.
아마 아버지 사랑을 못 받고 자라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가정사로.. 저희 어머니는 이 남동생을 위해 안 해본 일이 없습니다. 누나들은 대학 못 보내도 이 동생만은 보냈고 남동생 하나 보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동생이 선생님 돼서 아이들 가르치는 모습만을 바라면서 오늘도 힘든 노동을 하고 계십니다.)
상담하는데 보충을 좀 하면
남동생이 약간 좀 특이하게 생각되었던 적은 동생이 6학년 때 낙서장에 이런 걸 적어놓았습니다
'우리반 남자 거시가 만진 사람 명단' 열 몇 명 쭈욱 적어놨습니다.
그때도 그냥 호기심이겠지 생각하면서 넘겼습니다.
남동생이 고3때 아는 형이 집에 놀러 와서 자고 갔는데
그형이 다음날 말하는 겁니다. '자는데 동생이 성기를 계속 만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에 본 문자메시지와 친구집에 다녀온 다음 날 붉은 자국, 동영상 등등
그저 충격이고 믿고 싶지 않은 일입니다.
지금 고민하는 것은
동생의 성적정체성이 어떻게 되는지 아는 것이 시급합니다. 내년에는 군대도 간다고 하는데...
동성애에 대한 포괄적 지식은 없지만 열린 마음은 조금이라도 있습니다.
성적 기호다..라고 생각하는데 솔직히 그 대상이 내 동생, 내 오빠라면.....
먼저 이 녀석하고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지가 고민입니다.
커밍아웃을 할 녀석도 아닙니다.
여자친구 안 사귀는 것 보면 동성애 같기도 하고 과 여자애들하고 어깨동무하고 사진 찍고 잘 지내는 거 보면 양성애자 같기도 하고....
동생이 속 시원하게 말하면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대해야 할지 준비하겠는데...
그리고 남동생은 선생님이 꿈이었습니다. 동생이 임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차별적 발언 같지만 현실적으로 말하면)
선생님이 동성애자라고 하면.... 아직 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데 아무리 잘 가르친다고해도
자신의 성적기호 때문에 (거칠게 말하면)자격박탈까지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데....
난감하고 충격적이고 어지럽습니다.
그래도 여기가 동성애에 대해 인권적으로 진지하게 접근하는 곳이기에 용기내서 써봤습니다.
성의있는 답변 지혜로운 답변 부탁드립니다.
친구사이 회원관리팀장 차돌바우입니다.
여러가지 정황을 봤을때, 동생분은 동성애자인듯 보입니다.
제가 아는 한에서 말씀드리자면, 동성애자라고 해서 군복무와 관련된 문제는 없습니다.
동성애자 이던 이성애자이던 군생활적응을 하는 것과는 별개이니까요.
이성애자들도 군생활에 적응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이부분은 특별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듯합니다.
동생분이 임용고시를 준비하신다고 하셨는데, 말씀하신대로 대외적으로 아웃팅이 된다면,
좀 어려운 상황이 있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실질적으로 동성애자라는 정체성이 교사라는 직무를 수행하는데 있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주위의 시선이 문제가 되겠지요.
그러니 그 부분은 최대한 주의를 하는 것이 개인적인 불이익을 받지 않을 듯 합니다.
동생분이 동성애자라서 상당히 놀라셨겠지만,
그렇다고 비정상은 아닙니다.
이성애자에서 동성과 사랑하라고 강요한다고 해서 동성애자가 되는 것이 아니듯이,
동성애자도 마찬가지 입니다.
또한 이 사회는 이성애자가 되도록 강요하는 교육시스템과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성애의 정체성을 드러낸다는 것은,
교육이나 주변 환경 때문에 동성애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동생분이 커밍아웃을 할 것 같지 않다면, 조금씩 유도해 보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동생과 이야기 하면서, 슬쩍 동성애자 관련 이야기를 꺼내면서 우호적으로 표현을 하셔도 되구요.
동성애 관련 영화이야기도 해보시면, 동생분이 누나는 이해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될겁니다.
동생 입장에서도 누나가 자신을 이해해 준다면 천군만마를 얻은 듯이 기뻐할 것입니다.
님과 같이 열린 마음을 가진 누님을 가진 동생분이 부럽군요 ^^
전 정식으로 상담을 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저 말고, 좀더 자세한 상담을 다른 분이 해주실 겁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궁금한 사항이 생기시면 언제든지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아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쌀쌀한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