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에 천둥번개와 함께 비가 왔습니다. 창문 옆 후박나무 잎사귀가 커서였는지 몰라도 비 오는 소리가 장난 아니게 크게 들리더군요. 그러다 담주 이 시간이면 나 무얼하고 있을까? 고민도 되었습니다.
공연 준비를 잘해서 만족스럽게 취침을 하고 있을까? 아니면 이런 저런 후회스런 맘으로 공연 정리를 하고 있을까? 라는 생각들...
여기저기, 내가 아는 지인들에게 공연 소식을 알리면서.. 나는 왜 지_보이스 공연을 꼭 보라고 할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다 지-보이스 단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이렇게 적어봅니다.
많은 사람들은 세상이 순식간에 변할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정말로 느리게 변해갑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무지와 오해는 여간해서는 깨지지 않기도 하구요.
그렇지만 의외로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쉽게 깨지는 경우도 목격합니다.
친구사이가 벌이는 여러가지 활동등에 감명을 받기도 하고 처음만나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하다보면 성소수자에 대한 오해들이 아주 쉽게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기도 합니다.
또, 지_보이스 공연같은 문화 행사를 통해서도 쉽게 허물어지기도 합니다.
물론 지_보이스가 친구사이 소모임이라 아끼는 마음이 더 클지도 모르지만 한국 사회에서, 성소수자 커뮤니티에서 지_보이스는 매우 큰 자리를 차지합니다.
지금 현재 한국 사회에서 그 누구에게나 열린체로 자신으로 오롯이 드러내는 성소수자 문화 공연은 지_보이스가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성정체성에 상관없이, 연령에 상관없이,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볼수 있는 공연은 지_보이스가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가 만들고 우리가 준비하고 우리가 보여주기 때문에 오늘 한국에서 살아가는 성소수자인 저에게는 정말로 소중한 공연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공연 형태이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지_보이스 공연에 참여하는 단원들도 저에게는 매우 소중합니다.
누구는 거창하게 세상을 바꾼다고 하지만 그것이 실천으로 이루어 지기까지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지_보이스는 세상을 바꾸고 편견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너무 거창하게 들릴지는 모르지만 지_보이스 단원 여러분은 바로 혁명가 입니다.
대부분 사람사는 세상의 혁명은 작게 시작됩니다.그것이 혁명이었나 싶을 정도로 작게 시작되어 많은 이들에게 감명을 주기고 하는것 입니다. 또한 누군가는 춤이 빠진 혁명은 혁명이 아니라고도 했습니다.
노래와 춤으로, 편견과 무지와 오해를 변화시키고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지_보이스 단원들이야말로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성소수자들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감명을 주고 있기에 지_보이스 단원여러분이야 말로 진정한 혁명가들 입니다.
물론 그것이 세상을 한순간에 바꾸는 큰 사건은 아닐지라도, 모든 이들에게 기억되는 큰 공연이 아닐지라도 저를 포함한 많은 이들에게 마음속 깊은 곳에 작은 파장으로 다가와 큰 울림을 주는 공연이라는 것은 사실입니다.
작은 몸짓들이 큰 변화를 만들듯이 오늘 지_보이스의 작은 몸짓들이 세상을 변화시킬 큰 물결의 시작이닌까요.
제4회 정기공연을 준비하면서 서로 어쩔수 없이 생채기들을 남겼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멋진 공연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걸음 하나를 내디뎠으면 합니다.
우리, 바람불고 스산한 가을이지만.. 멋진 일주일을 함께 만들어 보아요^^